선택에 관한 생각

저는 주어진 것들을 자원으로 치환하고 가치판단 문제를 다루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즉 시간, 에너지, 돈 등도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선택을 합니다.
각 자원마다 조금씩 그 특성이 다른데 시간은 신축성이 없고 한정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에너지는 클수록 좋은 편이지만 그 관리에 섬세하게 신경 써야하고, 돈은 다른 사람의 시간및 에너지와 교환할 수 있는 유용한 재화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할 수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 관리나 To Do 그리고 궁극적인 인생의 가치 판단에 이르기까지 결국은 선택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를 경제적으로 서두에 밝히자면,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우리를 결국 모든 것을 다 소유하거나 체험할 수 없고 가장 좋은 것들을 추구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더 좋지 못한 것들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배제해야 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는 우선 우리가 소유한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중요한 사실에 입각하는데,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보통의 우리들이 시간을 삶을 살아가는데에만 쓰지않고 시간을 노동에 투입해 돈과 교환함으로써 삶을 살아내는데에도 많은 비중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일에만 시간을 쓰라는 이야기는 글로 적거나 말로 하면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별로 즐겁지도 않을 게 뻔해보이는 영화를 본다거나 만남을 한다거나 하는 식이죠.

우리의 물리적 실체도 한정적입니다.
당신이 얼마나 활기차든 머리에 담을 수 있는 생각은 한정적입니다. 뉴런의 연결을 아무리 늘려도 여러 곳을 동시에 만족스럽게 활성화 시킬 수 없습니다.
시간이 한정적이고 그 시간안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생각도 행동도 크게 개선할 수 없다면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할지 신중해지는 것입니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효과적인 것이 효율적인 것보다 낫습니다.

일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옛날에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야 되는지 잘하는 일을 선택해야되는지 묻는 게 유행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예전만큼 자주 묻지 않습니다. 단지 유행이 지난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개인들의 직업. 즉, 일이 전보다 자주 바뀌고 이직이 활발해진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일을 하다가 전혀 다른 필드의 일을 하는 경우도 전보다 많아지고 있죠.

저도 어릴 때는 위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져보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았던 것 같습니다. 질문 자체가 조금 바보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일로 하면 싫어하게 된다는 얘기도 많지만 일로 하지않아도 그냥 싫증이 나고 관심이 덜해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좋아한다는 정의를 유쾌하다는 감정으로 이해할 경우에는 말이죠. 반면 좋아한다는 걸 어떤 목표와 정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 일이 조금 고되진다고 해서 그 마음이 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잘하는 일은 계속 잘할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 비슷한 일도 잘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보수와 환경이 괜찮은 일로 계속 바꾸는게 낫지 않아요?
질문의 사전적 정의가 명쾌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과거의 직업 노동 시장은 어떤 식으로 형태가 고착화되어있는 직업들이 있고 그것들 중 하나를 선택해 오랫동안 거기에 몸 담고 일해야만 했던 시대에 생각의 기반을 두고 담론이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빠르게 와해되고 있습니다. 모든 직업군이 그런건 아니지만, 또한 그걸 안정성이라는 이름 아래 지켜내려고 하는 직군들도 있지만 좋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억지로 만들어놓은 한쪽의 안정이란 다른 쪽의 불안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올려놓은 의자 같은 것이니까요.

말이 옆길로 많이 샜지만 결론을 정리하자면
저는 각 개인이 돈을 버는 일의 종류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계속 변화하면서 그때 그때 최적의 일을 찾는게 감정적이나 보상에 좋다고 생각하고 그걸 능동적으로 추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원치않아도 세상이 그렇게 되어가니 나를 먼저 그 앞에 데려다 놓으면 편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인생을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정답이나 공략법 같은 것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나은 것과 나은 것 그리고 나은 것 하나를 내 곁에 더 잡아두기 보다는 가장 나은 것들로만 내 삶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나머지 것들을 미련없이 두고 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