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즈 켄시 – Lemon

언젠가부터 자주 듣다보니 의미도 모른 채 가사를 외워버린 노래.

노래를 만들던 중 요네즈 켄시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데 노래의 첫 구절부터 이 사람이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다는 건 그 사람이 사용하던 물건이라도 내게 말을 걸어줬으면 좋겠고, 묘하게 남은 향이 날아가는 것이 너무 싫어서 하루가 완전히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맘이니까.

아무튼 태어나 버린 이상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 그리고 나 역시 언젠가는 떠나가야 하기에 이별은 아무래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참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애를 써서 의미가 있다고 이름표를 붙여놓은 것들은 돌이켜보면 대게 부질없고, 그저 기쁘고 슬퍼하고 화나고 즐거운 일들. 그렇게 느낄 수 있는 일들이 오직 삶 그 자체고 우리가 살았음을 밝히고 있으니.
그걸 알면서도 매일 매일 하루하루에 파묻혀 잊고 마는 것이 참 인간적이다 싶고 우습다.
그러다 가끔 다시 찾아오는 선명한 하루는 내가 누군지 여기가 어딘지 알려주는 것 같다. 어쨌든 어떻게든 하루를 살고 있구나. 이건 오늘이고 오고 있는 건 내일이고. 내가 없을 내일까지 여기 그대로 있겠구나.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트로이메라이

슈만의 Träumerei는 독일어로 공상, 몽상등을 일컽는 단어라고 한다.
찾아보니 ‘꿈을 꿈’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트라이메라이는 단순한 연주라기보다는 한 편의 인생 이야기 같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난 뒤 여든이 넘어서야 고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된 호로비츠. 자신의 천재성은 체제 선전의 도구로 사용되었고, 그 상황 속에 호로비츠는 고향 땅에서 연주하는 꿈을 꿀 수나 있었을까?

슈만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면서 만든 곡인 트라이메라이를 연주하는 호로비츠의 심정은 어땠을까.

한 노인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그의 얼굴에 내리는 듯하다.

사랑하면 할수록

이 노래 참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때로 기억하는데… 초등학생 때일지도 모르겠다. 거의 1년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당시 홈페이지 만들기 과제가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 손바닥을 판화로 찍은 뒤 포토샵으로 색반전줘서 아이콘도 만들고 ㅋㅋ 마치 독립 투사의 손바닥 같았다.
“꽤 유치한 면이 있었네.”

아무튼 그때 BGM이 이 노래였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3~4곡들이었는데 이 곡이 가장 첫번째 노래였다.

이 노래는 그저 들을 때는 모르겠는데, 따라 부르다보면 심장이 저려오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