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2 흐른다

20년을 넘게 알고 지내온 녀석이 곧 결혼을 한다.

지난 주말에는 신부가 될 분과 녀석을 만나 식사를 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눴다.
마치 녀석의 옆에 원래부터 누군가의 자리가 있었던 것 처럼.

녀석은 오랜 벗인 내게 이런 저런 투정을 한다.
믿음직스럽지 못한 태도에 신부의 표정이 뾰루퉁해지는 게 보이지도 않나보다.
결국 핀잔을 주는 건 내 역할이다.
우정의 자리를 사랑에게 조금 더 내어주는 일은 서먹하게 기쁘다.

요즘에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사실 머리로는 알고 있었기에 당연하게 넘기면서도 남의 일을 보는 것 같은 일들이 태반이다.

어른 연기를 그럭저럭 해 낼 정도로 나이를 먹었구나 한다.
‘너무 늦게 달리고 있지는 않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쓸쓸해졌다.
여전히 투정 부렸으면하고서 어린 맘이 그립다.

어린 날들과 바꾼 추억들은 곱게 빚어졌을까.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돌이킬 것을 생각하니 지금 또한 참 시리다.

2019.02.04

안될 줄 알면서도, 질 줄 알면서도 피는 꽃처럼, 하루를 켜켜이 모아 가는 발걸음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슬픈 일만 허락된 줄 알면서도, 그 이야기를 덤덤하게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는 삶은 얼마나 고귀합니까.

시작과 끝이 함께 있는 것처럼 삶의 심지는 늘 죽음을 향해 있어. 깃털 한 올 같은 생, 불 태워 하늘 한가득 채우기 원하는가 봅니다.

잠시 잠깐 빛나는 모습 너무도 애달프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