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와 격언의 무의미함

안다. 이미 잘 안다.
국내에 나온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쓰레기다.
나무야 미안하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럼에도 나름 선별했다고 자부하며 읽었던 책들이 있다. 주로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심리학, 행동심리에 관한 책들이다. 그외에 철학책들도 아낌없이 보았다. 나의 판단력과 지혜의 격을 높여줄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에 의심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스스로의 경험과 여러 작품에서 찰나의 영감을 얻은 뒤 흩어질까 두려워 적어놓은 노트 수백장도 갑자기 쓰레기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 타인들의 경험과 거기에서의 얻은 깨달음을 토할 때까지 꾸역 꾸역 삼키다보니 내게 남은 것은 뒤룩 뒤룩 살찐 추한 몸뚱이뿐이라는 사실을 거울속에 나를 돌아본 뒤에야 알았다.
쓸데없는 정보. 모자른 시간.

물론 노력을 통해서 외모/몸매를 가꾸거나, 외국어를 배우거나 혹은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은 가능하다.

그런데 인품이나 직관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유의미할 정도의 성과가 있을까? 골똘히 생각해보니 이것들은 글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글은 그저 잠시동안 감정의 촉매/마취 역할 그 이상을 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수많은 연사들이 뱉어낸 격언들은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그 말들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옳은 것이다.
“Okay, 이 상황에는 이렇게 판단해야지. 음… 이럴 때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이럴바에는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훨씬 더 나은 방책일 것이다.

자잘한 요령에 삶을 투자하지 말자.
순간 순간에 집중을 하고 있으면, 내가 알고있는 것과 스스로의 과거를 통해 판단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디지털기기의 무게에 관한 고찰

디지타이저가 달린 태블릿들을 정리하던 와중에 디스플레이(크기/화면비)와 무게에 관해 아주 소소한 깨달음이 있어 끄적여봅니다.

물건을 사용하다보면 묘하게 정이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왠지 딱 내것인 것 같은 녀석들. 필기가 가능한 녀석들 중에는 TPT2가 딱 그렇습니다. 성능은 참 안좋은데 이상하게 손이 갑니다. 그러다가 ‘서피스3는 왜 이렇게 무겁지?’ 라는 생각이 번뜩 지나갑니다.
TPT2 : 서피스3 = 590 : 622(g)로 32g 차이가 이렇게나 컸던 것인지 조금 의아해지네요. 그리고 이번에는 갤럭시 노트 8.0을 들어봅니다. 갤럭시 노트 8.0는 338g으로 TPT2와 250g 가량 차이가 나는데도 30g 정도의 체감밖에 나지를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제 손목이 맛탱이가 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목을 재활센터로 보내기 전에 갤럭시 탭 프로를 한번 들어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갤럭시 탭 프로는 331g인데 갤럭시 노트 8.0보다 어마어마하게 가볍네요.

그렇습니다. 제 손목이 맛탱이가 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목을 재활센터로 보내기 전에 노트 8.0의 두꺼운 케이스를 훌훌 벗겨봅니다. “오오오오~!! 스고이!” 손오공의 강철 도복을 벗어버린 것 마냥 가벼워진 노트 8.0을 들고 쟁반돌리기를 합니다. 바로 이거얏!

케이스가 태블릿의 배터리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무거워진 것도 아닐테고 왜 이런 미스테리한 일이 제게 일어나는지 원망스러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PD를 불러보지만 말하는 동물을 데려오라며 제게 면박을 줍니다.

갓 냉온수기에서 나온 따뜻한 온수를 벌컥 벌컥 마시며 잠시 생각해봅니다.
아마 그립감과 무게 중심에서 오는 차이려니하고 생각합니다. TPT2와 서피스3는 각각 16:9, 4:3의 화면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거치할 곳이 없을 시 한손으로 파지하고 필기를 해야하는 기기의 특성상 좌우로 훨씬 넓은 서피스는 작고 고운 제 한손으로 잡기에는 무리가 있던 것이죠.
갤럭시 노트의 경우에는 두꺼운 젤리케이스로 인해 파지점이 변하고, 미끄럽기까지해서 힘이 더 들어갔던 것이라고 여겨지네요.
결론은 기기를 살 때는 무게만 보지말고 직접 만져보는게 가장 확실하다. 그러니 뻘글을 쓰지말자.

정보의 과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정보가 잔을 흘러 넘친다.
속이 부대껴 순간에 집중할 수가 없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무시하고 넘어가는 일들이 많아야 한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바로 내가 그렇다. 나름의 인내력을 발휘해 밀려오는 정보들을 막아보지만 종국에는 제 크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버린 통처럼 정보들이 흘러내린다.
물론 두고 보면 언젠가 티끌만한 효용이 있을법한. 그럴듯한 변명으로 위장한 정보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필요할 순간에 가서는 이미 낡은 것이거나, 혹여 바로 그 정보가 필요하다고 해도 금새 다시 찾을 수 있다.

스스로의 진료일지와 같이 개인적이고 추후에 반드시 쓰일 정보가 아니라면 모으지 말고, 소비하지도 마라.

스스로를 위한 실천적 방법

  •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 온라인 커뮤니티는 오프라인 커뮤니티보다는 사교의 밀도도 떨어지고, 예상치 못했던 정보들이 난립한다. 이 정보들은 객관성도 보장 할 수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해당 정보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에 일시적으로 이용하도록 한다.
    현실세계와 SNS의 교류는 많이 다르다. 다양한 서비스의 SNS를 살펴본 결과 매니저가 아닌 일반인이 SNS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유희외에 없다.
    즉, 무작정 인터넷을 항해하는 것을 제한한다.
  • 내가 그것을 소비하는 목적을 명확하게 해라 ; 어떤 콘텐츠를 접한다면 유희가 목적인지 혹은 무언가를 배우거나 알아내려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는 없다. 적당한 재미와 적당한 정보를 동시에 섭취하는 것보다, 일처리는 빠르게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온전히 즐기는 편이 경험상 유용하다.
    목적을 명확하게하면 일이 잘못되거나, 내가 흥미를 잃었을 때를 빠르게 캐치하고 벗어나는 것이 가능해진다.
  • 한번에 진행하는 서브 프로젝트의 숫자를 2~3개로 제한하라.
    생각의 흐름은 바이러스와 같아서 신경쓰지 않으면 자꾸만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명상을 하듯 주된 목표에서 삶이 틀어져나가는 것을 인식하고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기를 반복한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몸에 익혀야 하는 습관이다.

필기, 디지털 필기의 필요와 활용방식

펜과 노트.
글을 적을수도 있고, 그림을 그릴수도 있습니다.
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고전적인 기록 방식 중 하나입니다.

필기는 아주 개인화된 정보입니다. 순간적인 생각의 포착, 무언가를 하고 얻은 감상, 체계화된 지식의 개인적인 외적 구성, 일정등이 노트에 포함됩니다.
사실 이런 개인적인 정보들을 온전히 자신의 두뇌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남에게 내 생각을 들킬 염려도 없고, 따로 필기구를 소유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의 두뇌는 쉽게 망각하며, 여러 생각을 한꺼번에 잘 처리하지 못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장거리가 무엇인지 기억하는 일은 우리 삶에 필요하긴 하지만 반드시 머리로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필요한 순간에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에 필요하지 않은 생각과 기억들을 덜어 내 깨끗하게 정리된 생각의 공간은 우리에게 여유를 주는 것과 동시에 명쾌한 사고를 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필기”란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지도 모르는 생각 조각들을 압축해서 필요할 때 즉시에 찾아볼 수 있는 제 2의 두뇌 창고로 옮겨 운영하는 행위입니다.

 

현대로 오면서 필기 역시 단순하게 종이에 잉크로 옮겨적던 손 필기(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필기”로 진화해갑니다.

사람들은 거대한 정보를 작은 칩 안에 구겨 넣는데 성공했고, 통신의 발달로 저장된 정보에도 언제 어디서나 접근가능해졌습니다. e -book을 통해 거대한 도서관 전체를 손바닥만한 태블릿에 담아 가지고 다닐수도 있고,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평생동안 찍은 영상과 사진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디지털 정보의 특성과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 필기는 아날로그 필기에 비해 다음의 강점을 가집니다.

  1. 저장공간의 제약이 없다.
  2. 정보의 접근성이 높다 (어디서나, 쉽게 검색해서).
  3. 수정이 쉽다.

위에서 제가 언급한 내용은 별로 어려운 내용은 아닙니다. 단순히 전자문서화의 특징을  다시 한번 언급한 것에 불과하니까요.

그러면 현 시점에서 각 개인이 디지털 필기(개인화된 메모)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까요?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 것입니다.

컴퓨터 시대로 오면서 우리는 메모의 종류를 몇 가지 방식으로 분화시켜 살펴볼 필요를 느끼게 되는데, 이는 타이핑이라는 새로운 입력방식과 영상/음성의 기록덕분입니다.
타이핑은 손으로 적는 것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글의 입력이 가능합니다. 대신 이미지를 그려낼 수는 없죠. 여기에서 1차적인 분화가 일어납니다. 전에는 자유롭게 사용하던 그림과 도식등의 이미지를 극히 제한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음성 녹음과 동영상 녹화 역시 새로운 정보 저장의 형태입니다. 단언컨데 보고 듣는 것은 글을 읽는 것보다 체감도가 높습니다. 기록할 때는 더 빠르고 받아들일 때는 더 실감이 나죠.
영상이건 글이건 가공하는데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고, 각기 장단점이 있으니 무엇이 더 좋다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디지털 메모를 단순히 타이핑 방식(전자 문서화)으로만 이용하는 것보다는 각 쓰임에 맞게 사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1차적으로 메모를 할 때는 Keep(구글 킵)에 하고 때에 따라서 플로팅 메모가 필요하면 1초 메모(갤럭시 노트를 사용한 이후로는 삼성노트)를 이용합니다.
이것들을 다시 가공한 사진 + 음성 + 간단 도식 + 타이핑 정보는 검색이 용이한 Evernote(에버노트)에 저장하고, 큰 캠퍼스에 시각화가 필요한 아이디어 스케치나 압축 정리된 마인드 맵은 Onenote(원노트)에 저장합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가공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Notion(노션)을 사용합니다. 동영상의 경우 아직 저의 쓰임이 한정적이라 Youtube(유튜브) 저장하고 링크를 에버노트로 따오는 형식으로 운영합니다.

디지타이저 체험기 (2011년 후반~2015년 초반)

값싼 노트와 좋은 펜들이 시중에 많이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디지털 기기에 뭔가를 끄적이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AA~! 굉장히 교양있고, 또한 굉장히 스마트하다!’
그래도 요즘에는 이런 디지타이저들이 우리 삶에 꽤 익숙해진 편이지요.

과제로 고달픈 밤을 함께 샌 기계라지만 딱히 정이 가지는 않습니다 ㅋㅋ

저의 첫번째 타블렛은 라파즈 PF-8060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수업의 과제를 핑계 삼아 구입했습니다. 물론 말라 비틀어 죽어가고 있던 저의 그림 취미를 되살리고자 하는 당찬 대의명분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타블렛은 반년 후 중고나라에 헐값에 팔려나가게 됩니다..

오래된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만 펜의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종이에 그려서 스캔하는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만은 분명하네요.

그 후로 한동안 디지타이저에 대한 관심이 저 멀리 티끌처럼 희미해져갔습니다. 두어번 만져본 갤럭시 노트 1도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고, 아이패드에 필기를 하는 모습도 ‘대체 왜 저렇게까지…’라는 의구심만 남긴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인튜어스 같은 훌륭한 와콤 기기들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제가 접근하기에는 너무도 먼 자본의 당신이었죠.

꽤 괜찮은 필기감을 보여주기 시작한 갤럭시 노트 2

다시금 디지타이저에 관심이 가게 된 것은 어느정도 소프트웨어가 안정화된 갤럭시 노트2를 우연히 만져본 후였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라는 아주 희미한 마음에 ‘나는 스마트가이다’라는 바람을 잔뜩 넣어 갤럭시 노트 8.0을 구매하기에 이릅니다. 갤럭시 노트 1에서 느꼈던 것처럼 휴대폰 화면은 펜을 활용하기에 조금 작게 느껴졌거든요.

이날부터 저의 디지타이저 탐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와콤 특유의 외각오차 때문에 8인치의 크기가 불만족스럽자 더 섬세하고 거대한 서피스1을.
서피스1의 발열과 무게가 마음에 들지 않아 TPT2을.
그 사이에 친구 녀석의 갤럭시 노트 10.1과 누이의 갤럭시 노트2를 꼼꼼하게 체험해보는 치밀함도 발휘했죠.
하지만…
‘뭔가, 뭔가, 뭔가 하나씩 부족해! 데스크노트(데스크탑 형 노트북)까지 하나로 퉁처버릴 그런 변신! 합체! 로보트! 아..아닛, 기계가 필요해! 나는 심플함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서피스3를 풀옵션으로 질러버립니다.

그렇습니다. 이 포스팅은 저의 지금까지 디지타이저 체험기임과 동시에 바닥을 드러낸 제 지출 통장에 대한 추모사입니다. 동시에 곧 방출될 기계들을 정리하는 과정 중 하나입니다.

갤럭시 노트 8.0(좌측), 서피스 프로 1(중간 위), TPT2(중간 아래), 서피스 3(우측)

1초메모 – 보조해 쓰기 좋은 간단 플로팅메모

간단한 안드로이드 메모 어플 1초 메모입니다.

요즘에 Google Keep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1초 메모 역시 매력적인 메모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에버노트(Evernote)와 원노트(Onenote)를 메인 노트로 사용하고 있는데  1초메모는 두 메모와 함께 사용하기 좋은 보조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 하나 기능을 뜯어보기보다는 특징에 대해서만 집어서 간단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일단 1초메모는 다른 프로그램위로 플로팅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대로 옮겨적기 좋습니다. 복사가 안 되는 인터넷 화면이나 화면 분할이 안되는 기기의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SwipePad에 등록해놓고 쓰는데 이러면 노티바에서 호출할 필요도 없이 바로 제스쳐로 불러올 수 있어서 플로팅 메모의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제스쳐 기능이 없는 런쳐를 사용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SwipePad를 사용하시면 디스플레이의 한쪽에서 가운데로 쓸어가는 제스쳐로 어플을 바로 실행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빠른 호출은 단순 메모를 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급히 뭔가를 적어야할 때 잠시의 로딩이나 한번 더 누르는 게 매우 짜증스럽다는 사실은 메모를 즐겨하시는 분들이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계실겁니다.
위젯을 통해 이어쓰기 역시 제공하죠.

즉, 1초메모는 플로팅이 가능한 가볍게 쓰기/이어쓰기 어플로서 매력적인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아! 그리고 제가 에버노트와 원노트의 보조재라고 했는데, 1초메모에서는 Dropbox, Google Drive, OneNote, Evernote와의 연동을 지원합니다. 원버튼으로 노트를 해당 서비스에 날릴 수 있습니다.

※ 원노트로 공유할 시에 기본 디폴트 노트(빠른노트)로 가지 않고 다른 특정 노트북으로 넘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딱히 수정할 방법이 없어보입니다. pc용 원노트에서 수정해도 API의 한계인지 해당 노트북으로만 가네요. 참고 내용
제작자에게 커피 한 잔을 기부하면 고급 설정을 할 수 있는데, 고급 설정에서 OneNote 섹션 설정을 할 수 있으니 1초 메모를 자주 사용한다면 소정의 금액을 지불 후 이용하면 될 것 같네요.

2016.12.23
갤럭시 노트의 경우 액션 메모가 1초 메모를 완전히 대체해줘서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결정론에 관한 아주 개인적이고 조악한 글

올 한해 내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던 화두는 ‘결정론’이다.

나는 본디 운명따위는 믿지 않는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노력의 가치를 신봉하며 자랐고, 또한 늘 과해보일 정도로 목표에 집중하며 삶의 길을 내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욕심은 많은데, 타고 난 것이 없으니 운명 따위 엿이나 먹으라며 그저 그렇게 된 것이다.
아무튼 보통 사람들이 운명론이라고 부르는 것을 과학자들은 결정론이라고 부른다.

운명이라는 단어를 내리 깔아보는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어려서부터 신은 없다고 생각해 왔다. 머리가 굵어가며 차츰 사회의 부조리함에 익숙해졌는데 이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근거가 되었다.
권선징악은 고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판타지에 불과하다. 같은 역량을 가진 선과 악이 대결을 펼친다면, 단연코 악이 승리한다. 악하다는 것은 결과에 이르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한 사람이 선하기 때문에 절대 사용할 수 없는 수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타적인 가치를 신봉하는 것이 더 고되고, 나쁜 결과를 낳는가? 그렇다면 신의 가면 뒤에는 악마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인가? 그래 그럴바에 신은 없는 편이 낫겠지.

하지만 어느날 신 존재증명을 읽고 난 뒤에 세상의 정점에 뭔가가 있어야만 할 것같은 쎄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그것이 종교에서 말하는 인격신은 아니다. 굳이 밝히자면 나는 불가지론자이다. 다만 인간은 우리 세계 바깥에 대해서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 일단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며, 우주 너머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은 짧은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만 고민하는 게 좋겠다고 나의 11살 일기장에도 적혀있다.

그러면 운명도 믿지 않고, 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지 말자는 주의인 내가 왜 결정론을 가지고 이토록 고민을 하게 된 걸까?
내가 이성적이라고 그리고 현 시대에서는 가장 진실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다고 믿는 물리학자 중 일부가 결정론을 지지한다는 사실에 큰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믿음’이 아닌 증명가능한 ‘근거’를 바탕으로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결정론을 지지한다?
물론 현대에 양자역학이 등장하면서 미시적 영역에 대한 불확실성을 근거로 결정론이 입지가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결정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아직 밝혀내지 못했을 뿐, 모든 것에는 규칙이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넘어가 하마터면 결정론자들의 의견에 삶을 저당잡히고 침몰할 뻔했다. 다행인 점은 그들의 의견 역시 믿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그 어느 누구도 모든 것에 예측가능한 규칙이 있을 것이라고 천명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런 믿음은 그저 인격신이 있다고 믿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나의 이런 글을 결정론자들이 본다면 내가 자라온 환경과 내가 타고난 기질 그리고 내 기분등 모든 것들에 의한 결과로 내가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말하겠지만 그런데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알 수 없는 사실에 대해 믿는 것이 다를 뿐이며, 믿음에 관해서는 서로 터치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으로 현명하다는 사실을 많은 종교&정치 토론에서 배웠다.

실은 얼마전 아는 형과 여행을 갔다가 새벽까지 음주 토킹중에 결정론에 관해서 토론 할 재미있는 예시가 하나 떠올랐는데 여기 적어보고 싶다.
한 개인이 어떤 선택을 내리는 일을 가정해보자. 전 우주의 모든 시간을 거슬러 그러한 선택은 무한대에 가깝게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오늘 야식으로 라면을 먹을까? 말까? 하는 선택에 조금의 소숫점 오차도 없는 환상적인 50%:50% 의 시행이 결코 존재하지 않을까? 단연코? 물론 이런 일은 내가 우연히 빌린 책 속에 1등 당첨 로또가 들어있을 확률보다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희박하지만 모든 공간, 모든 시간을 통틀어 단 한번도 없을 것인가.. 나는 왠지 한번쯤은 있을 것 같다.
그래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한번쯤 있을 것 같다고 믿는다.

‘신은 결코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고 아인슈타인은 말했지만 내가 창조주라면 나는 랜덤함수를 만들어 넣었을 것이다.

사실 모든게 결정되어 있다고 해도 나는 상관이 없다.
나는 아직까지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영화 속의 주인공으로 순간을 살아가는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운명을 믿지 않아서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주체적인 캐릭터로 살아갈 터이니 참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바른 몸이 아름답다 – 이 사실을 더 어렸을 때 알았어야 해

이미 알고있어요. 바른 몸이 아름답다는 사실은.

다만 지금의 우리가 알고 싶은, 듣고 싶은 이야기는 어떻게 우리의 몸을 바르게 만들어, 통증을 제거하고 스스로를 아름답게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겠지요.

자, 책장을 펴 봅시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장에서는 직립보행과 관련해 우리의 몸이 중력에 대응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현대인들이 가지는 통증은 잘못된 습관과 움직임에서 오는 것임을 역설합니다.

“생명체의 진화란 명확한 설계도 없이 시작된 불법 증개축과 같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에 끼워넣는 임기응변&애드리브라는 표현이 확 와닿았습니다. 순간을 모면하며 진화해 온 우리의 신체는 그래도 제 나름대로의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그 균형의 틈이 어느 이상으로 벌어지면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하죠.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뼈와 그 위에 근육. 그리고 근육 주머니인 근막입니다. 이 근막들이 모인 근막경선이 우리 몸을 띠처럼 두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신체의 균형 문제를 부분이 아닌 전체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저자는 우리 몸을 다시 일깨우는데(신체자각) 마사지(SMR1), 스트레칭, 타기팅(AK2), 보조운동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스트레칭과 마사지의 차이점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했는데 책의 비유를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한 부분이 느슨해진 고무줄을 양 손가락에 걸고 잡아 당긴다면 고무줄의 약해진 부분만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고무줄을 근육 또는 근막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스트레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긴장된 근육과 근막은  스트레칭으로는 충분히 풀리지 않고, 이미 이완된 부위만이 더욱 이완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사지,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근막을 달래주고 타기팅과 보조운동을 통해 오랫시간 잠자고 있던 근육을 깨워 우리 몸이 가장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신체자각에 이르러야 합니다.

 

다음 장부터는 본격적인 실천적 내용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2장에서는 신체의 각 부분을 진단하고 교정하는 운동들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프런트 스쿼트, 프레스를 정확하게 소화해낼 수 있도록 위에서 언급한 기법들을 사용해 도와줍니다.

개인적으로는 3장을 저자의 다른 도서인 강한 것이 아름답다의 내용으로 추가하고 2장의 구성을 더 탄탄히 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이 됩니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전반적으로 케틀벨 운동만 다뤘다면 조금 애매하기는 하겠네요.)

아무튼 저는 저자가 제시하는 운동 철학과 바른 몸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적극 공감하는 바이며, 다음 책은 부상 후 재활이나 SMR(폼롤러)에 관련해서 내주시면 제 돈을 적극 투척할 의향이 충만하옵니다.

SHUT UP AND TAKE MY MONEY!

참고로 저자인 코치D님의 네이버 블로그아프니까, 인간이다 포스팅에서 1장의 내용을 찾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저자가 논란에 휩싸여 모든 SNS 계정이 폭파됨(2017.10.22)


  1. Self Myofascial Release(자가 근막 이완) 
  2. Applied Kinesiology(응용 근신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