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을 다녀왔다. 스무살 넘어서 북한산이나 아차산은 몇 차례 다녀왔지만 도봉산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 언제 갔었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새초롬하게 투명한 것이 혹여 처음일런지도 모른다.
실은 지리산에 가려던 것이 혼자가면 심심할 것 같아서 같이 갈 친구를 찾다가 도봉산을 가게 됐다. 지리산은 힘들 것 같다고 북한산으로 바꿨는데 그 중에서도 또 쉬운 코스를 찾은 것이 ‘우이암 코스’.
그런데 이 우이암 가는 코스가 엄밀하게 따지면 도봉산이다.
아무튼 오랫만에 찾은 산은 좋았다.
운동도 되고 적당히 다리와 숨을 조여오는 것이 나를 깨워주는 것만 같다.
우이암 코스를 잘 따라가기 위해 미리 사진을 찍어뒀건만, 두 갈래 길에서 확인하기 귀찮아 어디선가 만나겠지하고 등산로를 훠이 훠이 따라가다가 원래 코스보다 크게 원 모양으로 우이암을 돌고 말았다.
덕분에 내려와서 먹은 부대찌개는 맛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