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야학

코딩 야학을 신청했다. (2018.07.20)

딱히 커리큘럼에 대한 계획은 없어서 만만한 ‘코딩수업(WEB1)’을 신청했다.
그동안 혼자 구글링을 통해 해왔기 때문에 차분하게 조금씩 가다듬어 볼 생각이다.

요즘 매너리즘과 우울감에 빠져있었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도를 체크하며 수업을 진행한다거나, 이쁘게 찍어 준 시작증 하나에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코딩야학 시작증
그렇게 며칠 텀을 두고 이틀동안 WEB1을 다 들었다.(2018.07.24)
누구나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결한 수업이었다.
일단 WEBn쪽 수업들은 가볍게 들을만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매일 조금씩 진도를 나가보려고 한다.

 

2018.07.24

일상을 팽팽히 살아내던 와중에 잠깐의 틈을 내어주면,
오히려 나만의 생각에 깊이 빠져들고는 한다.

억누른 욕망이 튀어오르듯 깊고, 빠르게 생각의 숲으로 들어간다.
언어가. 두뇌가 달리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스쳐갔는데, 논리가 따라 붙지 못했다고 여겨져서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듯 천천히 그 느낌의 궤적을 쫓아가야 할 때가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떻게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소리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안다는 소리다.

믿음에 속지 않고 현실에 살겠다는 얘기다.
그 덕에 결코 단호해지거나 단단해질수는 없겠지만, 그 대신에 솔직함을 선택하겠다는 말이다.

나는 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 솔직한 미숙함을 사랑한다.

지혜롭게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자신을 잠시 밀어내고 다른 사람에게 내미는 손길을 사랑한다.

나는 단지 솔직하지도 않으면서 미숙하고, 남을 존중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변호할 줄 모르며.
조금 세상에 빗겨서서 그렇게 부끄럽게 세상을 관음하고 있다.

요즘은 이대로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고삐없는 말을 타는 인생도 한번쯤은 괜찮지 않나싶다.

 

 

씨몽키 키우기 두번째

다이소에 갔다가 우연히 씨몽키를 보았다.
그리고 한 상자를 사 집으로 가져왔다.
왠지 익숙한 전개.

실은 2년전에 씨몽키를 길렀던 적이 있었다.
두달여를 기르다가 모두 죽어버렸는데, 왠지 맘이 편치 않아 앞으로는 기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이런 걸 두고 선택적 망각이라는 건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번에는 잘 기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난번에는 가장 작은 2,000원짜리 씨몽키 세트였는데, 이번에는 3,000원짜리를 샀다.
‘조금이라도 큰 곳에서 기르면 좀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는 두 달(2018.05.01~2018.07.10)을 조금 더 살았다.
하지만 역시나 몹쓸 짓을 한 것 같다.

이번에 알게 된 문제점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일단 같이 동봉된 공기 펌프의 내구도가 조악해서 일 이주만에 찢어졌다. 덕분에 나는 매일 빨대로 공기를 불어넣으며 인간 여과기 역할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물이끼가 끼었고 한 눈에 보기에도 물이 탁해졌다. 물갈이도 고려해봤는데 기존 생존 환경과 염도를 맞추지 못하면 치명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했다.
즉, 애초에 다이소 세트는 씨몽키들이 장기간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닌 것 같다. 그 정도 기간을 예상하고 먹이도 딱 그정도만 넣어놨겠지…

나는 녀석들을 부화시켜놓고 또 시한부 삶을 살게 한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든다. 애초에 제대로 기르려면 물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구비해야 하는데 그것들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시 생각이 닿으면 다음에는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작은 물생활을 시도해볼 수는 있겠지만, 최소한 다이소에서 씨몽키 세트를 다시 구입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한달 정도 지나 많은 수의 씨몽키가 죽자 가족들도 몹쓸 짓을 하는 것이라며 나를 비난했는데, 특히 어머니는 알테미아(씨몽키)가 다른 물고기들의 먹이로 많이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모로 너무 안됐다고 하셨다.

아무튼 살아있는 녀석들을 직접 죽일 수는 없어서 탁한 수조에서 오랜 시간을 살게했다. 그리고 오늘 죽은 녀석들을 건져 화분에 묻어주었다. 녀석들에게 직접 이름을 지어주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2018.07.06

요즘은 삶의 모든 것에 대한 의욕이 없어서, 이것 저것 그저 만지작 거리고 있던 차에, 예전에 깔아두었던 구글어스 프로와 스페이스 엔진에 손이 갔다.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는 세상의 광대함은 온 몸을 쭈뼛하게 만들었다.

“There are only two ways to live your life. One is as though nothing is a miracle.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