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24

오늘은 친구 녀석이 쉬는 날이라 친구 집에서 간단히 먹고 얘기 나누며 놀다왔다.

다만 좀 뜻밖의 생각이 들어서 기억을 남겨보고자 한다.
이제 근 20년을 본 여러 친구 중 한명이고 자주 만나기도 하니 나는 그 친구를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근황토크는 수시로 하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을 잘 알고 있기도 하다.
불만이나 자기 생각을 돌려 말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랬다. 워낙 깐깐하기도 하고.

최근에 친구가 취미 생활을 새로 시작했음을 알았는데, 오늘 그것들을 직접 보고 정말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지나가는 얘기로 들었던 기억이 얼핏 스치는 것이, 실은 그 취미가 엄청 오래전부터 이미 작게나마 시작 되어있었던 오랜동안 갈망하던 일이였던 것이다.

그런생각이 들자 어떤 뭉클한 감정이 느껴졌다.
너무 익숙해서 배경이라고 느끼던 것들에서 전혀 눈치채지 못하던 사이에 새싹이 피어나와 그 푸름이 회색을 물들이고 있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다고나 할까.

‘너마저도 내가 모르던 새 꺼풀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그전까지의 내 마음이 쥘 수 없을 정도로 가볍게 느껴져 세상이 멈춘 것 같았다.

나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폐차 과정 및 알아둘 것

폐차 업체 선정
1.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를 통해 내 지역의 관허폐차장 리스트와 연락처 알아보기
2. 차종과 연식을 정보로 근처 관허 폐차장에서 폐차시 받을 수 있는 고철값 비교하기 (본인의 경우 35~65만원까지 차이가 상당했다)
3. 폐차 당일에 다시 고철값 비교해서 폐차 신청 (주말을 끼고 금-월 이렇게 두차례 연락했는데 65만원을 준다던 두 업체의 가격이 월요일이 되자 각각 55, 70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4. 기사가 와서 차량을 직접 운전해가거나 렉카차로 끌고 감.
5. 폐차 업체로부터 고철값과 자동차말소등록사실증명서를 받는다.
6. 선납한 연납 자동차세를 관할 구청에 연락에 환급 – 반대로 내지않은 경우납부 / 자동차 보험 회사에 연락 해 남은 보험료를 일할로 계산해 환급 / 선납 하이패스 카드 환급 /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추가 주차비 해지 등등 (다른 사람들의 후기에는 환급 시 말소등록증을 요구했다고들 했는데, 보험사-현대해상-와 구청 모두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면서 별도의 서류를 요구하지 않았다. 22.08)

준비물 : 자동차 등록원부, 신분증 사본, 보험 해지시 필요할 수 있으니 차량 번호판과 계기판 사진으로 찍어두기.

주의할 점
1. 자동차보험 말소해지(폐차)의 경우 자동차 보험회사로부터 보험료를 일할 계산하여 환급 받는데, 해당 보험 기간에 보험 처리 비용이 있는 경우 보험료는 환급비용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2. 주행 거리를 통해 환급받는 마일리지에 가입된 경우 환급 시 조건에 해당하면 해당 마일리지도 환급된다. 차량 계기판과 번호판을 사진을 폐차 전에 찍어둘 것.

기타
– 차량은 하루라도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되니 보험 갱신 일자가 시급한 경우라면 갱신 후 빠른 시일내에 폐차 처리하면 된다. 이 경우 오히려 즉시 페이백 혜택(보험료 조회/가입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익월 적립 형식의 혜택은 계약 해지 시 못 받게 될 것 같으나 따로 확인해보지 않았다.
-> ‘보험을 며칠간 유지해서 납부하게 될 일할 보험료’보다 ‘보험 조회/가입 혜택‘이 크다면 갱신 후 해지가 낫다.

220817

사람들은 가끔 세상을 많이 보거나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 혹은 지식을 통해 그렇지 못한 다른 이들과의 우열을 가르려고 시도한다.
일면 이해가 되지만 유한한 인간에게 앎이란 일생에 채우지 못할 못이고, 어렵사리 도달한 깨달음이란 실은 뒷걸음질에 닿기도 하는 티끌같은 관점의 차이다.

우리가 바보같은 건 어쩌면 어른이 되기에는 너무 짧은 생에 어른이 되기를 강요받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남과 자신을 구분하려고 하는 강박은 우리들이 생각이라는 개개인의 맞춤 감옥에 갇혀있기 때문에 생긴 신경증이라는 상상을 한다.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는 이 흥미로운 언어 퍼즐은 실은 진실의 근사값에 불과하기에 늘 모호한 경계를 자유로이 타고 넘는다. 그렇기에 논리를 쌓는 것은 구름을 벽돌로 빗어 집을 짓는 것만큼이나 꿈 같은 일이라 곧잘 질펀하게 뭉게지고는 한다.

감정에 제 이름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도 그것에 대해 눈치채지 못하고 살 것이다.
그것에 이름을 붙여주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그에 관해 이야기를 쌓고 난 후에야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자기 자신조차 까마득하게 모르고, 세간의 평가를 꼬낏 꼬낏 모은 뒤에야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겨우 보이는 법이다.

모든 것이 모호하고 적당히 둘러대기만 할 뿐인 세상이라
나는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훨씬 더 많은데도 뭔가를 믿는다고 말할 수 있어서
그 무모하게 벼려진 마음이 반짝인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진 말과 생각은 무뎌서 이리저리 두드려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220808 봉은사

점심 무렵 갑자기 비오는 날 봉은사 구경이 하고 싶어서 집을 나섰다.

시원한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니 종합운동장역이 눈에 띄어 또 무작정 내렸다. 갑자기 올림픽 공원이 구경하고 싶어서였는데 내리고 보니 착각한 걸 알았다.

꿩 대신 닭이라고 올림픽 주 경기장 건너편에 있는 조그만 공원인 아시아공원을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는 코엑스 방향으로 가기위해 삼성교를 건넜다.
몇해 전 친구 녀석이 근처에서 일할 때 몇번 놀러왔던 기억이 있어서 삼성교랑 코엑스 부근의 지리는 익숙했다.

비오는 날 삼성교

바로 봉은사로 갈까 하다가 몸이 좀 축축한 듯해서 코엑스로 들어갔다.
코엑스 던전은 공사가 완료된 후에 좀 정돈된 건지 내가 익숙해진건지 그나마 길 찾기가 수월했다. 무인양품 들러서 쇼핑도 하고 별마당 도서관도 잠깐 들러서 경제 잡지 좀 읽다가 봉은사역으로 나왔다.

봉은사 연꽃축제

생각도 안했는데 연꽃 축제 중인 연꽃들이 세 줄로 서서 맞이해줬다.

나는 참 운도 좋지.

봉은사 미륵불

실은 봉은사 미륵불 한번 보고 그 뒤로 이어지는 산책로 한번 걷고 올 생각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를 맞이하듯 멋지게 차려입은 봉은사가 고맙게 느껴졌다.

비오는날 ASMR을 라이브로 들으면서 산책길을 걸으니 절간에서나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와 절묘한 화음을 이뤘다.

특별할 거 없지만 왠지 기록하고 싶은 하루라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