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에 관하여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MBTI 검사가 있어서 해봤다.
예전에도 두어번 해본 것이지만 결과가 잘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INTJ-T가 나왔는데 지난번에도 전략가형, 리더형 이런 수식어가 나왔던 것으로 대충 기억한다. 사실 저장해놨는데, 어디 해놨는지 까먹음.
어릴 때 했던 검사도 공학박사나 예술가 이런 쪽으로 가라고 했던 걸로 보아 아무튼 내향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원칙을 세우기를 좋아하고, 결과에 피드백을 받아 전략을 짜는 것을 좋아하는 면이 잘 설명된 것 같았다. 조금 더 궁금해서 INTJ에 관해 구글링해보니 참 신기하게도 내 취미를 기가 막히게 맞췄다. (독서, 뭔가 배우기, 달리기, 수영등)

그래서 좀 더 알아보았다.
결론적으로는 개인이 큰 의미를 부여할 검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수 많은 종류의 사람을 고작 16가지 유형으로 분석하는게 아니올시다. 분류 카테고리가 16가지라면 분류 기준은 더 적을 것이다.
1900년대라면 이것을 과학이라고 불러줄 수 있겠지만, 바야흐로 4차산업 혁명의 카테고리에 빅 데이터를 넣어놓는 시대가 아닌가. 내게 맞춤형 성격분석을 달라!
물론 이 데이터가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바는 아니나, 한 개인은 자신의 하루 하루로 피드백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고작 16가지 모양의 상자 안에 자신을 우겨넣고 분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경영학이나 조직에서는 개인들을 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써봄직한 것 같다. 분명히 맞는 구석이 있고, 명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얼추 끼워넣어 사용하면 그만일테니까.

자기 자신의 주관으로 점수를 메기는 것도 한계다.
한 때 SNS에서 인기가 있던 엠그램에도 접속해봤다. 친구들이 하라고 보내줄 때마다 해보아서 3번의 데이터가 몇 년에 걸쳐서 쌓여있었다. 비교해보니 대부분은 연속적으로 결과가 같았지만, 아주 상반된 결과로 나온 수치들도 있었다. 그럼 내가 몇 년동안 유의미하게 성향이 바뀌었다는걸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 유의미한 환경적 충격과 변화가 없었다. 당시 순간적인 기분과 판단이 달랐다고 생각하는게 합리적일 것 같다. 사실 질문도 모호하고 엄밀하게 잘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이런 유명하고 데이터가 많이 쌓인 자료는 쓸모가 있긴하다.
그동안 관찰해온 나에 대한 성향과 테스트 결과가 일치하는 지점. 그 지점에 대한 타인들의 유효한 충고는 분명히 가치가 있다. 아주 미시적인 부분에 관해 내가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확신을 하고 있을 경우, 도움이 될 조언을 부분적으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20190410

하늘은 물 탄 먹색이었다.
검은색으로 차려 입는 것이 예의라지만 객이란 그저 고마운 것이라 들었다.
그래서 하늘도 좀 바삐 왔나 했다.

순간, 정말 바삐왔는지 하얀 눈발이 날리는 듯 했다.
벚꽃잎이 검은 구두의 광택을 휘감아 가리어 객을 조신케 했다.
꽃이던 눈이던 생이건 무슨 상관이냐는 듯.
그저 떨어져 날렸다.

죽기는 쉽고, 살기는 어렵다던 말은 오만임을 배웠다.
죽기 또한 생각보다 어려워 죽은 자와 산 자 모두 죽도록 울었다한다.

‘산 자는 죽은 자를 마음에 묻어, 맘의 깊이가 결국 알 수 없는 바닥까지 닿겠구나’했다.
어른의 여유란 실은 깊은 슬픔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