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타이저가 달린 태블릿들을 정리하던 와중에 디스플레이(크기/화면비)와 무게에 관해 아주 소소한 깨달음이 있어 끄적여봅니다.
물건을 사용하다보면 묘하게 정이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왠지 딱 내것인 것 같은 녀석들. 필기가 가능한 녀석들 중에는 TPT2가 딱 그렇습니다. 성능은 참 안좋은데 이상하게 손이 갑니다. 그러다가 ‘서피스3는 왜 이렇게 무겁지?’ 라는 생각이 번뜩 지나갑니다.
TPT2 : 서피스3 = 590 : 622(g)로 32g 차이가 이렇게나 컸던 것인지 조금 의아해지네요. 그리고 이번에는 갤럭시 노트 8.0을 들어봅니다. 갤럭시 노트 8.0는 338g으로 TPT2와 250g 가량 차이가 나는데도 30g 정도의 체감밖에 나지를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제 손목이 맛탱이가 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목을 재활센터로 보내기 전에 갤럭시 탭 프로를 한번 들어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갤럭시 탭 프로는 331g인데 갤럭시 노트 8.0보다 어마어마하게 가볍네요.
그렇습니다. 제 손목이 맛탱이가 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목을 재활센터로 보내기 전에 노트 8.0의 두꺼운 케이스를 훌훌 벗겨봅니다. “오오오오~!! 스고이!” 손오공의 강철 도복을 벗어버린 것 마냥 가벼워진 노트 8.0을 들고 쟁반돌리기를 합니다. 바로 이거얏!
케이스가 태블릿의 배터리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무거워진 것도 아닐테고 왜 이런 미스테리한 일이 제게 일어나는지 원망스러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PD를 불러보지만 말하는 동물을 데려오라며 제게 면박을 줍니다.
갓 냉온수기에서 나온 따뜻한 온수를 벌컥 벌컥 마시며 잠시 생각해봅니다.
아마 그립감과 무게 중심에서 오는 차이려니하고 생각합니다. TPT2와 서피스3는 각각 16:9, 4:3의 화면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거치할 곳이 없을 시 한손으로 파지하고 필기를 해야하는 기기의 특성상 좌우로 훨씬 넓은 서피스는 작고 고운 제 한손으로 잡기에는 무리가 있던 것이죠.
갤럭시 노트의 경우에는 두꺼운 젤리케이스로 인해 파지점이 변하고, 미끄럽기까지해서 힘이 더 들어갔던 것이라고 여겨지네요.
결론은 기기를 살 때는 무게만 보지말고 직접 만져보는게 가장 확실하다. 그러니 뻘글을 쓰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