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두가지 말 버릇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꿈이 뭐야?”
꿈이 뭐야? 원하는 게 뭐야?
“무엇을 하고 살 것 인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참 어렵다.
막연히 하고 싶은 일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맛있는 것을 먹는 것. 노는 것. 이런 것들은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이다.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남들에 비해 특별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일 것이다.
‘아니, 그래도 난 노는게 세상에서 제일로 킹왕짱 무지무지 하고 싶은걸?’
하지만 금수저를 타고나지 못한 우리는 호구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더 이상 이 글을 읽는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데 시간을 써라. 내가 당신이라도 그렇게 할 테니까. 이 글에서 삶의 이유에 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아무튼 여전히 먹는 게, 노는 게 좋다면… 어마어마하게 먹어라. 세계 최고의 푸드파이터가 되건, 너무 맛있게 먹어서 먹방계의 초신성이 되건, 밤새 게임을 해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던지 해야 할 것이다. 적당히 하는 건 누구나 좋아한다. 그 당연한 것들 속에서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설픈 자세로는 힘들 것이다.
‘그건 평범한 직업을 갖는 것보다 힘들 것 같아.. 나 그냥 적당히 일하면서 취미로 하고 싶은 거 할래.’
그래. 잘 생각했다. 그런데 아주 사소한 몇가지 문제가 있다. 헬조선이니, 지옥불반도니하는 별칭을 지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청년들은 5포세대라고 하고, 노인들의 빈곤/자살율은 OECD국가 중 1위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딱히 스스로의 처지에 연민을 가지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남녀노소 힘들게 살고 있는 대한민국조차 전 세계에서는 살만한 국가에 속하니까 말이다. 객관적으로 보아 전 세계에는 불행한 환경에 놓인 사람이 다수이고, 행복을 꾸려나갈 수 있는 환경에 놓인 사람이 극소수이다.
그래서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 수 있는 환경은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게 아니다. 적당한 환경속에서 올바른 지침을 따라서 살아왔다고 해도 그건 어느 정도 운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최선의 안정성을 추구해 옳다고 여겨지는 지침을 따르되 나머지는 운에 맡겨야 할까?’
내 의견은 다르다. 이 짧은 글에 자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난 ‘안정성’을 일종의 허구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 세대는 대부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대한민국에 마지막 전쟁이 일어난지는 고작 60년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도 전 세계의 곳곳에서 사람들이 총탄에 희생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지 10년도 되지 않았지만 세상은 물이 흐르듯 당연하게, 동시에 빠르게 변해간다. 지금으로부터 20년 뒤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하물며 당신 인생의 안정성을 어떻게 따져볼 수 있을까?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과 다르게 평생을 발전하고 변화하는데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만약 당신의 내 의견에 동의한다면, 이제 우리는 과거의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의 미래를 인질삼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그것들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테니까.
게다가 내가 느끼는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서 성공할 자신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괴로워하는 일을 하면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고작 버텨내는 것이 전부일 뿐이며, 보통의 사람에게 주어지는 황금 낙원은 없다. 심지어 객관적인 모든 것들이 보수적인 직업을 선택하도록 종용한다고 해도 인생의 막바지에가서 반드시 후회할 하나의 선택을 하고 있다는 건 변함이 없다. 나는 당신이 심장을 뛰게 만드는, 하루를 더 살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백번 옳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른다는 데 있다. 나 역시 대부분의 대한민국 학생들이 지내온 학창시절을 보내왔기에 스스로에 대해서 너무도 무지했다. 그 후 20대의 대부분을 스스로에 대해 탐색하며 보냈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앞으로의 삶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조건들이 몇 가지 생겼다. 내게 가장 걸맞다고 믿었던 일들에서 환멸을 느꼈고, 스스로가 혐오하던 것들 중 일부는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납득할 수 있는 것들도 생겼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이 이럴 때는 밉지 않다.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