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 갔다가 우연히 씨몽키를 보았다.
‘새우.. 어떻게 진공 상태에서 부화할 수 있지?’라는 호기심에 가장 작은 것을 구입해와서 집에서 부화시켰다.
설명대로 미온수에 알을 풀어주고 부화시켰다.
설명서에 적힌 것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새우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티끌처럼 작은 녀석들이 힘차게 물속을 휘젓고 다녔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주고 먹이를 주기 50여일.
어제 마지막 씨몽키가 죽었다.
한 달이 지난 후로 숫자가 급격히 줄어 7마리, 5마리, 4마리 이렇게 한둘씩 영문도 모르게 죽어가더니 결국 이렇게 되었다.
본래 수명이 2~4개월이라는 얘기도 있고(위키백과), 최대 2년이라는 말도 있는데 뭘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
워낙에 완구 어항이 작기도 하고 산소도 계속해서 넣어줄 수는 없는지라 오래 살기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본격적인 물생활을 하려면 또 규모가 너무 커질테고.
어릴 적 동네 어귀에서 가끔씩 팔던 병아리를 사서 키우다가 죽은 기분이다. 녀석들이 본래 건강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딘가 생명을 경시한 기분이 들어서 맘이 편치않다.
사실 구입할 때도 금방 죽어버리면 괜시리 맘이 불편할 것 같아서 망설였었다.
중간 중간 여행을 갈 때 가족들한테 맡기기도 미안하고, 작으나마 그 생명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것 같아서 참 뭣하다. 아직 다른 생명에 대한 의무는 무겁게만 느껴진다.
언젠가 개를 기르고 싶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반면 아버지는 생각외로 이 작은 생명체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셨다. 아버지야말로 반려 동물이 필요한 때일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