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팽팽히 살아내던 와중에 잠깐의 틈을 내어주면,
오히려 나만의 생각에 깊이 빠져들고는 한다.
억누른 욕망이 튀어오르듯 깊고, 빠르게 생각의 숲으로 들어간다.
언어가. 두뇌가 달리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스쳐갔는데, 논리가 따라 붙지 못했다고 여겨져서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듯 천천히 그 느낌의 궤적을 쫓아가야 할 때가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어떻게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소리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안다는 소리다.
믿음에 속지 않고 현실에 살겠다는 얘기다.
그 덕에 결코 단호해지거나 단단해질수는 없겠지만, 그 대신에 솔직함을 선택하겠다는 말이다.
나는 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 솔직한 미숙함을 사랑한다.
지혜롭게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자신을 잠시 밀어내고 다른 사람에게 내미는 손길을 사랑한다.
나는 단지 솔직하지도 않으면서 미숙하고, 남을 존중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변호할 줄 모르며.
조금 세상에 빗겨서서 그렇게 부끄럽게 세상을 관음하고 있다.
요즘은 이대로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고삐없는 말을 타는 인생도 한번쯤은 괜찮지 않나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