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8

오늘은 동창을 만났다.
오래되었지만 틈틈히 시간을 내어 만나 근황을 알리는 친구다.
녀석은 20살 넘어서부터 10여년동안 주경야독해왔던지라, 녀석을 불러내 밥 한끼 살 때마다 내 마음도 씁쓸했다.

다행히 최근 원하던 바를 이뤄 요즘에는 즐거운 만남을 가지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법인데 고생한 바를 옆에서 지켜봐온 것이 있으니 나도 진심으로 기뻤다. 타인의 경사에 이토록 기쁘다니 참 끈덕지게 고생한 녀석임은 확실하다. 실은 너무 고되게 사는 것 같아 참 미련하다고 생각한 때도 많았다.

아무튼 좋은 때고, 마침 날이 연말을 향하는 지라 다른 동창도 불러 함께 식사를 했다.
이른 시간부터 보았는데 술도 안주도 거의 없이 이야기만으로도 시간을 넉넉히 잡아먹었다.

머리가 굵어지다보니 서로 만나면 한 끼를 먹어도 좀 갖춰진 식사를 하게되는데 오늘은 어린 시절에 가던 오래된 식당에서 배부른 저녁을 먹고, 동네 호프와 노래방을 다녀왔다. 참 웃긴다. 꼭 15년 전 어린 애들처럼 놀고나니 머쓱하면서도 바보같이 즐거웠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노래를 잘 안듣게 된다기에 밀려드는 세월을 짐짓 무시하려 노래방에서는 요즘 노래를 부르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 나도 꼭 부르게 되는 옛날 노래들이 몇 개 있다.

친구 녀석이 그러더라. 이 노래는 가수가 부른 게 오히려 어색하고 네가 부른게 원래 노래처럼 느껴진다고. 그 말을 듣고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며칠 전에는 길거리를 걷다가 숨겨진 기억 속 어떤 냄새를 맡았다.
시간은 그저 어딘가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흘러들었구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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