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좀 먹다보니까
자신을 최대한 너 답게 해주는 일을 하라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런데 이것 또한 일부만 맞는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는데 힘들어서, 막막하다고 그것을 피해야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다.
보통 우리네 기준은 쉽고 편하게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가라는 말을 더 자주 했던 것 같다.
스스로를 바꾸는 건 개인에게 너무도 힘든 일이고 나를 아끼는 만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자신을 잘 지키며 살아가기를 원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이 말에 고통을 피하라는 오해가 섞여 있는 것 같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던 참이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어떤 일이 힘들거나 막막하다고 해서 그것이 의미 없어지는 건 아니다. 결과에 따라서 의미가 결정되는 건 더 더욱 아니다.
사실 모든 일이 의미가 없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모든 의미는 우리가 부여한 개인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을 인정한다고해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스스로 부여한 가치가 퇴색되지는 않는다.
그저.. 우리는 있는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에 인정해야 될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의 인생에 그렇게 대단한 방향타를 쥐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어야 한다. 굉장히 나약한 소리로 들릴 지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면면히 구분해내는 능력이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지혜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뒤에 오는 선물은 지금 가진 것에 대한 감사와 다가 올 미래에 대한 여유다.
한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파도 위에서 어디로 갈지도 모른 채 그 오랜 시간을 이토록 큰 탈없이 살아왔다는 점에 대한 감사함이고, 앞으로의 미래 역시 내 예상을 대부분 빗나갈테지만 그 여행은 끝간 데 까지는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가질 수 있는 태도란, 비논리적인 긍정론자가 되어서 주어진 여행을 값지게 즐기는 것 뿐이다.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만나고 끝날지라도 멋있게 살다 간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 고민은 못된 술과 같아서 그 감정에 계속 취해 있으면 깰 수가 없다. 최선의 결정을 바라며 유예하기보다는 충분한 정보를 선별하면서 동시에 한발을 집어넣고 맞으면서 배우는게 좋다. 그 편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소거하면서 추진력을 잃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다.
- 상황을 판단하되 겁 먹지 말기. 상상하는 일은 대게 일어나지 않고 문제에서 우리가 실제로 통제 가능했지만 놓치는 대부분은 적절지 못한 시기 선정 및 초조함과 게으름같은 나약한 감정 때문이다.
- 사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지는 너무도 잘 안다. 매일 매일 배우게 되는 하지 말아야 좋은 것을 하지 않고, 하면 좋은 것들을 끈질기게 지켜내기만 해도 충분히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다 지켜낸다는 건 너무 비인간적이기에 건강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원칙만큼은 포기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