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영화를 보고 리뷰를 봤다.

‘세련된 오그라듬’이라는 글와
‘갈라지는 것들의 파괴력과 이어지는 것들의 치유력.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의 태반은 끝내 연결하려는 안간힘에서 온다.’라는 이동진 평론가의 글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두 글 모두에게 공감하고 말았다.
정확히 꼬집어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본 특유의 감성에 위화감을 느꼈다. 그런 와중에 왜 이 애니메이션이 우리의 심장을 때리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이동진 평론가와 평소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지라 자주 참고하지는 않는데 ‘끝내 연결하려는 안간힘’라는 표현만큼 정확하게 이 감동을 설명할 수 있을까 싶다.

우리의 곁에 있던 일상이 순식간에 부서지는 경험을 해본 사람. 늘 우리 곁에 있을 것 같던 것들을 빼앗겨 본 경험.
나는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는 감정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인생에서 그 굴곡을 지나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흐르는 물을 손아귀에 쥘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가장 아끼는 것들을 그저 보내줘야 할 때가 있다. 그러기가 너무 싫어서 세상에 떼를 쓰고 기도를 해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가진 것들을 다 바꿔준대도 빼앗은 것을 돌려주지 않는다.
돌려 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도무지 인정할 수가 없다.
이건 그에 대한 동화다.

내 인생에 들어있던,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떠올리게 해 준 영화였다.

그 이름을 잊지 않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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