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토론의 무의미함

예전에 인터넷 토론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한 적이 있었다. 허나 완전히 망했다. 그 이유인즉슨 이렇다.

사람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감정적이다. 실제 오프라인 토론에서도 나은 결론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지켜내기 급급한데 온라인 토론에서 더 나은 결론이 도출되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일단 통계와 자료를 가지고 텍스트로 논리적 토론이 가능한 수준의 사람들만 모으는 것이 일차적으로 큰 과제이다. 보통의 커뮤니티는 이 부분에서 완전히 실격이다. 진행되는 주제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자기 우물의 의견이 진리인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이 한 둘만 끼어도 토론이 진행이 안되는데 보통의 온라인 게시판은 대게의 구성원이 이렇다. 그래서 늘 각 커뮤니티의 성격대로 결론이 난다.
참 바보같은 일이다. 토론이란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거나 현 실태를 엄밀하게 알아 선택하는 것이 목적일테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부터 인터넷 공간의 자유게시판을 보지 않는다. 오직 정보성 글과 엄선된 자료만 읽을 뿐이다.

그렇다고 사설이나 통계자료, 논문등이 항상 진실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삼인행필유아사라 했다. 굳이 진흙탕에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누구의 말이라도 귀 담아 듣고 그 말을 스스로 가려낼 수 있는 사려가 필요하다.


최근에 한국형 게시판이 포럼에 비해 토론에 너무도 불리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세부화가 안된다. 포럼은 논의가 되는 세부 주제에 대해 글타래가 자연스레 묶인다.
추가적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하는 대화에 비해 한번씩 적고 턴을 마치는 것과 같은 댓글 시스템에 유연한 의견 개진이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토론의 무의미함”의 2개의 생각

  1. 전적으로 동의, 공감합니다.
    제 외국어 능력이 탁월하지 않은 탓에, 해외의 웹 커뮤니티는 어떤 분위기인지 정확히 모르지만…여태까지의 제 경험을 돌이켜 보면, 똑같은 검색어를 영어로 구글에 입력하는 경우와 국내 일반 포털,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게시판 형태로 운영되는, 보통 사람들이 짐작할 만한 그런 열대여섯개의 사이트를 말합니다.), 블로고스피어 등등에 한국어로 입력한 결과의 품질이 열에 일곱번 정도는 판이하게 나타나더군요. 사실 한국어로 만든 웹에서 정보라고 할 만한 무언가를 발견하는 자체가 너무나 희귀한 경험이 되어버렸네요 저에게는. PC통신을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채로 98년부터 인터넷 사용자가 되었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그렇습니다.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PC통신 시절에는 지금과 달랐는지 어떠했는지는 전혀 아는 바가 없기에 부연 설명을 덧붙인 겁니다.)
    게다가 어느 인터넷 공간이든, 트롤이야 공기처럼 깔려있는 존재라고 하지만은 한국은 유독 그런 게 전반적으로 어딜가나 심하게 보이는 듯 합니다. 이미 보통을 넘어섰어요. 토론 자체의 진의도, 그것의 쓰임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만 가득한 것 같은.
    그리고 양대 포털에서 회원수 늘리기를 목적으로 만든 건지 뭔지 도대체가 아직까지도 그런 구식 서비스를 왜 유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그 놈의 “카페” 도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의 거대한 병폐의 한 축이라고 봅니다. 이건 뭐, 포털 내부검색으로도 안 나오는 결과가 태반이고, 외부검색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지요.
    그야말로 거대한 블랙홀. 외부의 정보는 다 빨아먹고 밖으로 토해내는 게 없어요. 무조건 가입이 필수이고, 가입을 했어도? 등업을 하지 못하면 접근 불가한 영역이 너무 많습니다. 이건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네요. 심각한 폐쇄성과 정보 생산의 부재, 압도적인 어뷰징.
    월드와이드웹이라는 바다에 쓰레기가 가득 차서, 더 이상 웹서핑이라는 용어를 쓸 수 없게 된 지경까지 오지 않았나 합니다.
    표면에는 쓰레기, 바닷 속엔 불가사리만 바글바글한 한국의 웹. ㅠㅠ

    1. 해외 웹에 대해 말씀하시니 특정 주제로 엮어주는 포럼 형식의 외국 게시판들과 단순 나열 형식의 국내 게시판의 차이점이 뭔가에 대해 토론을 할 때는 차이점을 가져올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스쳐가네요.

      국내 포털에 대한 실망은 저도 참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돈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편의성’과 ‘인터넷 공간의 질’이라는 면이 우선 순위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 점은 이해하지만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요즘 페이스북이 경쟁 신생 업체들의 주소를 서비스 내에서 차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 걸 보면 또 세계의 누구라도 인터넷에서 좋은 정보를 찾는 법&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법도 배워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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