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지 꽤 지난 책입니다.
관련해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부대에 있을 때 먼저 읽어봤어요. 읽을 만한 책이 별로 없어서 찾다가보니 영화 제목으로 봤던 책이 있더라고요. 냉큼 집어들었죠. 덕분에 굉장한 책을 읽었다는 느낌입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나중에 영화를 구해서 보고 나서 함께 포스팅 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엥??!? 패러디물인가…?’
그런데 JOSE’ SARAMAGO가 당당히 찍혀 있는게 아닙니까? 아… 속편이구나.
눈먼 자들의 도시에 있던 사람들이 눈을 떴습니다. 말 그대로 눈뜬 자들의 도시입니다.
저는 눈이 멀었던 사람들이 그 사건에서 잃게 된 것들과 얻은 교훈들. 거기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한 얘기라고 혼자 상상했습니다.
예. 아닙니다. (-.ㅡ )
이번에는 이 도시 사람들이 무효표를 마구 마구 던집니다. 차라리 투표를 안하면 좋으련만 사상초유의 무효표 때문에 사단이 벌어집니다. 정치 권력의 힘과 그에 따라 개인이 얼마나 무력하게 언론과 정치사회에의한 실명을 하게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작의 주인공도 등장합니다.
주제사라마구의 책을 읽고나면 가슴이 탁 하고 막히는 기분이 드네요. 아…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 맹목적으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 시대에,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 꿈꾸던 것과는 달리 돈도 많이 벌며 편안하게 살아가는 남자와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들도 열여덟 살 때는 단지 유행의 빛나는 횃불이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부모가 지탱하는 체제를 타도하고 그것을 끝내 우애에 기초한 낙원으로 바꾸어놓겠다고 결심한 대담한 혁명가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온건한 보수주의 가운데 어느 것 하나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었다. 따라서 그들이 과거 혁명에 애착을 갖던 것처럼 지금 애착을 갖고 있는 그 신념과 관행들은 시간이 흐르면 가장 외설적이고 반동적인 종류의 순수한 자기중심주의로 변해갈 것이다. 예의를 약간 걷어내고 말을 하자면, 이런 남자와 이런 여자들은 자신의 인생이라는 거울 앞에 서서 매일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라는 가래로 과거의 자기 모습이라는 얼굴에 침을 뱉고 있다.
유일하게 계속 기억에 남는 문구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온건한 보수주의 가운데 어느 것 하나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었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어서 세상의 부조리에 익숙해 지는 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