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미니멀리즘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한참을 해보니 🤔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이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모아 가지고 싶은 욕망은 가짜가 아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어 큰 집에 맘껏 사서 모으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모아 본 경험으로 그것도 답은 아닌 것 같았다.
모든 것에는 실제 공간과 마음의 일부분을 할당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한 개인이 소속감있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의 크기도 맘을 내 줄 시간도 한정되어있다.
그 후에 알게모르게 나는 생각과 정보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게 된 것 같다. 정보는 크기의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원래도 활자 중독 증세가 있었으나 마치 면죄부를 받은 것 처럼 끊임없이 읽고 기록하고 학습하는데 빠져있었다.
독서나 공부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말을 비판없이 쫓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무슨 해골물을 달게 마시거나, 누군가 내 머리를 홍두깨로 내려친 것은 아니다. 사실은 느끼고 있었는데 생각으로 깨우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항상 생각에 너무 깊이 메여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 맘에도 크기가 있었는데 까먹고 있었나보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생각을 할 수 없고, 사색에 빠져 있을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 역시 삶에서 한정적이다.
아마도 나는 앞으로 덜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회의 경쟁자들은 대게 미친놈들이다. 삶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원할 때 우리는 인생을 포기한 워커홀릭들과 경쟁해야 한다.
답은 밀도에 있겠다. 나는 이것을 20살 초반에 배웠고 사용했었는데, 어느덧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신이 얼마나 많던간에 한번에 신을 수 있는 신은 오직 두 개라는 사실처럼, 삶에 담을 수 있는 것들도 그 크기가 정해져있음을 늘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