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 및 회사채 투자 (전)

오늘은 비상장 주식과 작은 회사의 회사채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본래는 앞으로도 몇 년 더 보유하고 있을 자산들의 이야기가 마침표를 찍을 때 한번에 정리하려고 했으나 오늘 생각을 곱씹으면서 몇 가지 남겨놓아야 할 것 같은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포스팅은 추후 몇 년 뒤 쓸 후편의 전편이며 재료는 투자이지만 주제는 생각의 방식에 대해 치중된다. 때문에 이 글에 어떤 기회를 찾는 사람이 살펴 볼 종류의 금융 공학적 노하우는 없으며 그저 한 개인의 잡다한 사견에 가까울 것이다.

오늘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회사 몇 개 중 가장 부실하다고 생각했던 회사의 공시를 보았다. 그리고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이미 2년 넘게 가지고 있었지만 작년부터 이 회사를 마음속에서 죽여가고 있었다. 회사는 잘 꾸려나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고 내년 어느날 정해진 기일이 되면 내게 투자금액을 일정 부분 회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그 전에 뭔 일이 일어나리라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공시를 보고 나는 잠시 입맛을 다시다가 엑셀에 투자 금액을 손실처리하여 다시 작성했다. 전체 자산의 1.25% 손실이다. 이는 트레이딩을 하던 시절에도 시나리오에 존재하던 손절자리였으면 따로 감상을 가지지 않았던 수준이기 때문에 좀 멍하게 유튜브 구경이나 하면서 생각을 좀 했다. 반성을 하고 검토를 해야할 지 감이 잘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투자에 대하여, 과거의 내 잘못을 굳이 지금의 내가 감정적인 이유로 벌 받아야 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궤변같지만 진심이다.

당시에 나는 꽤 풍부한 유동성을 손에 움켜 쥐고 있었고, 시나리오 매매-추세 추종 방식의 트레이딩으로서 씨드머니를 불렸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는 것에 꽤 높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공부를 계속하면서도 매일 오늘과 내일에 쫓기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달래고 몇 푼이나 벌어보자고 단기 회사채나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용한 것인데 귀찮은 일은 싫어하니 플랫폼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래서 조금씩 해보던 것이 전체 자산의 10%가까이 10여회 이상 투자를 하게 되었고 걔중에는 비상장 회사의 주식도 있었다. 비상장회사를 투자하면서는 내심 이것들이 모두 전손처리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잭팟을 터뜨릴만큼 충분히 투자하지도, 할 생각도 없었다. 위에서 말한대로 나는 쫓기고 있었기 때문에 교육비를 내고서라도 다음 단계로 가기위한 뭔가가 나타나기를 고대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오래되지 않아 시금석으로 삼았던 사람들의 말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비상장 회사는 시총이 작은 회사. 더불어 세력이 들어가 있는 상장 회사보다도 나의 통제력이 닿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리스크가 더 크게 존재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탈출 전략이 부재했다. 나는 그 사실을 두어 분기가 지나자 깨달았기 때문에 지금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투자를 그때는 한 것이다. 물론 그런 리스크를 못 들어봤던 것은 아니나 직접 체험하는 것은 달랐다.

그리고 사실 이 글을 적게 된 것은 그 다음에 이어진 생각 때문이다.
그러면 난 앞으로 비상장 회사를 투자하지 않는 원칙을 가질 것인가? 뭔가 미심적었기 때문에 생각을 쫓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결론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원칙은 그런식으로 세워지면 아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원칙을 유연하게 다루면 되나? 너무 모순적이고 추상적이기에 좀 더 구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 모든 것은 가능한 단순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더 단순하게 해서는 안된다.

Simple is the best!

Everything should be made as simple as possible, but not simper.

어디까지가 밀어붙여야 할 원칙이고, 어디부터가 타협해도 되는 유연함이란 말일까.
쌍방에 긍정하자면 기준없는 자의적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매번의 가치 판단에 기민함과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경험을 통해 받아들이는 것이 일어날 수 있는 수 있는 사건 파편 중 하나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삶이 준 재료를 소화해 전보다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즉, 나는 해당 회사의 경영자 및 소수인 직원들의 면면을 모르고 투자하였기 때문에 탈출 부재라는 리스크를 정면으로 맞은 것이지. 그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어날 수 있는 다른 모든 사건을 전면 부정하는 행동이 되어서는 안된다. 추가적인 변을 해보자면 산업 분석은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해당 분야의 상장회사들은 잘 나가고 있다.

그런 즉슨 나는 우습게도 원칙이라는 것을 이미지화해서 상상해보았는데 그건 어마어마하게 큰 큐브 덩어리에 무수한 퍼즐 조각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를 배우면 하나의 조각을 맞출 수 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면 그 위치가 제 자리가 아니라, 더 꼭 맞는 퍼즐 조각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 방향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려보면 또 달라지기도 한다.

계속 경험하되 수정하기를 멈추면 안된다. 개인의 경험은 거대한 담론의 한 줄기 선에 불과하다. 나이가 들면서 제일 나쁜 습관은 주제 사라마구가 “그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수 많은 보수주의 가운데 어느 것 하나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었다” 라고 말한 것 처럼 자신의 생각을 그냥 되는대로 놓거나 혹은 그냥 믿어버리는 것에 있다.

나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원리를 배우되 분별 없이 적용하지 말라’로 번역해보고 싶다.

덧. 회사채도 두어개 터졌는데 하나는 사고에 가까운 것이라 아쉬움이 없고, 다른 하나는 운영진의 배임에 가까웠다. 어쨋든 리스크는 리스크다.

투자관련 글을 보다 든 생각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고 그럼에도 올바른 방향을 잡은 것은 다시 올라갈 터인데, 그 간단한 원리를 아는 사람도 적고 알아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인생살이랑 똑같다. 상황이 바뀐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생각이 감정을 따라 바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의 작은 골을 견디지 못하고 관계와 꿈을 놓아버리니 뒤돌아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마치 우량주를 팔아 불량식품을 사먹는 것 같다.

가계부 선택하기

가계부를 작성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수기나 엑셀. 그리고 최근에 PC/모바일 연동이 되는 여러 가계부들이 있지요. 제가 가계부에 원하는 것은 단 두가지입니다.
어디서나 빠르게 입력가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리뷰 또는 활용이 쉽다(여기에서 가계부를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겠습니다)

그래서 수기는 제외합니다. 수기로 적는 것은 감성적이고, 작성과 동시에 리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감성은 가계부에 별 의미가 없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가계부 어플이나 자동화가 가능한 엑셀처럼 활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엑셀은일단 장점적 판단 보류입니다. 엑셀 자격증은 있지만 하드코어하게 사용해 본적은 없는 장롱 자격증이기 때문에 가계부를 세팅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모바일과 PC 연동에 관련해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엑셀의 가계부 사용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카드 사용 내역의 자동 입력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의 TaskerIFTTT를 이용하면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과정이 복잡해지면 추후 재세팅이 필요한 상황을 언젠가 맞이하게 되므로 다른 가계부와 차별적인 엑셀 가계부만의 장점이 없다면 일단 제외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미 나와있는 가계부 중 하나를 골라야 할 것 같습니다.
잠깐동안 찾아보니 네이버 가계부, 돈버는 가계부, 똑똑가계부, 짠돌이 가계부,  체리피커, 클머니, 편한 가계부등을 추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제가 사용하고 있는 후잉도 고려대상에 넣어봅니다.
각각의 가계부들은 비교/분석이 필요하니 사용 후 포스팅 업데이트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2017.02.24
후잉 가계부 유료화되고 나서 편한 가계부로 옮겼습니다.
후잉의 가격 정책이 후잉의 가치대비 낮다기보다는 편한가계부가 주는 가치 대비 너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사용 용도에서는 편한가계부가 말 그대로 사용하기 편하고 충분하기 때문에 자산이 더 복잡해지서 불편함을 발견하기 전에는 편한가계부를 계속 이용할 것 같습니다.

후잉 : 귀찮다. 개인적으로 페이류나 상품권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것들은 가계부로 자동 입력이 불가해 관리가 번거로운데, 후잉은 여기에 자잘한 이자나 페이백 등도 일일히 수기로 입력해줘야하니 손이 더 간다.

가계부 작성이 필요할까?

처음에는 꿀꿀이 가계부를, 그 후 1~2년은 네이버 가계부를, 마지막으로 복식부기 형태의 후잉 가계부를 쭉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일 먼저 사용한 것은 초등학교 때의 용돈 기입장이겠네요. 중/고등학교 시절의 용돈은 매우 적기도 하고 꼭 필요한 지출 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아무런 기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실제적으로 수입이 생기고 통장 쪼개기를 하자마자 가계부를 사용해왔네요.

그러던 것이 근 1~2년 사이에 영혼없는 ‘입력 행위’로 전락하여 가계부를 적는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계부를 쓰는 것이 자산관리에 득이 없다면 이 일을 과감히 제거해 버릴 생각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자산에 대한 데이터없이 반성과 교정이 가능할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청망청 쓰고도 남을 정도의 수입이 없는 이상 자산관리는 꼭 필요할테니까요.

그래서 가계부를 제대로 활용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되지 않는다.     – 피터 드러커

그렇다면 그동안 무엇이 문제였나요?
1. 가계부를 적는데 필요한 노력이 크다 : 1원의 기록도 틀리지 않게 하려고 시간을 낭비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자잘한 이자, 미처 놓쳐버린 사용처가 문제였습니다.
2. 돈의 흐름을 보고 활용할 줄을 모릅니다 : 현명한 소비, 수입&지출에 대한 장기적 관점이 불분명하니 그에 따른 소비 패턴 교정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가계부를 적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은 줄이고, 리뷰를 통해 개선하는 일은 방법론적으로 해결할 문제입니다. 저의 가계부 활용이 미흡하다고 해서 그 자체를 제거해야겠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조금 시간을 내어 생각해보니 알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