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행거 – 210630 생활출력

3D 프린터로 만든 넥타이 헹거

원래 넥타이를 벽장 속 봉에 쭉 늘어서 걸어놓았는데 타이 행거(Tie Hanger)가 있기에 출력해보았다.
더 많이 걸 수 있도록 양쪽으로 걸이가 있는 모델도 있는데 내 프린터인 킹룬의 18×18 배드 사이즈 보다 커서 눕힌 뒤 출력할 수 없었다. 잘라서 출력한 뒤 결합 할수도 있지만 완성도가 떨어질 것 같고, 각도를 좀 돌려서 출력하면 가이드를 붙이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아 그냥 작은 모델로 출력했다. 프린터를 사파이어로 구입할 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킹룬을 충분히 활용하게 되면 더 큰 프린터를 구입하게 될 것 같다.
위의 행거에 벨트 머리도 걸 수 있는데 벨트 허리 부분을 봉에 오래 걸어놓으면 변형이 오는 단점을 없앨 수 있어 벨트 걸이로도 유용해 보인다.

배터리 케이스, 건전지 보관함

3D 프린터로 만든 배터리 케이스 (=건전지 보관함)

오늘은 씽기버스에 올라온 배터리 케이스를 3D 프린터로 인쇄했다.
평소에 20개가 든 다이소 건전지를 구입 해 사용하는데, 사진에는 배터리가 18개 들어있고 20개까지 쌓아 넣어도 옆으로 세거나 빠지지는 않는다.

배터리를 꺼내면 뒤에 있던 배터리가 나오도록 경사면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별다른 기계적 메커니즘이 있는게 아니라 들어있는 배터리가 많으면 앞에서 세번째 배터리가 부드럽게 내려오지않는 점이 좀 아쉽다. (미끄러져 나오려는 힘과 입구 바로 위의 배터리 무게가 내려 누르는 힘이 엇비슷해서 낀 체로 멈춰버린다)
배터리를 8개만 넣었을 때는 잘 작동하지만 그 이상 넣으면 밀려 내려오지 않아서 위를 손으로 직접 눌러주거나 흔들어서 내려줘야 한다.

글을 적으면서 찾아보니 이런 문제를 해결한 디자인도 다른 사람에 의해 이미 설계되어 있었다.

추후 위의 개선 커버로 다시 출력할 때 까지는 배터리를 조금만 넣어서 사용해야 될 것 같다. 이쁜데 조금 아쉬운 맘이 든다.

AAA건전지용은 맥주 박스 형태로 만들었다.

나의 첫 디지털 카메라 DSLR sony a57

sony a57
나의 첫 카메라. 소니 a57

5년쯤 되었나싶다. 처음으로 카메라를 구입한 때가.

당시에 기타도 사고 디카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함께 샀는데, 사진에 관심이 생겼다기보다는 내 삶의 반경을 넓히고 싶은 맘이 컸다.

아무튼 이 녀석과 내 인생 첫 해외여행을 함께 했다.
참 무거웠다.
그 후로도 몇 번 비행기를 함께 탔지만 여전히 무거웠다.
그래도 집에 돌아와 여행 갔던 곳이 기억에서 흐려질 때쯤이면 사진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녀석이었다.
매번 자동 모드로 맞춰놓고 사진을 찍었지만 그럼에도 단순한 쨍함이 맘에 들었다. ㅋㅋ

하지만 언젠가부터는 액션캠이나 휴대폰으로 여행을 다니는 편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여행의 즐거움 > 기록의 중요함’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이 녀석은 제 자리를 뺐기고 2년이 넘도록 먼지만 가지런히 덮고 있었다.

그런데 몇 개월 전 갑작스레 부탁을 받아 사진을 찍어줄 일이 생겼다.
나는 사진에 대해 잘 모른다며 한사코 거절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서로간의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한 순간의 책임을 지게 되니 신경이 쓰이더라.
항상 자동으로 찍어왔지만, 기본적인 개념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완전 처음부터 다시 공부했다. 예전에 사뒀던 사진학 강의를 꺼내 읽고 유튜브 강의 동영상들도 많이 봤다.

당장 번들렌즈로는 원하는 사진을 찍어내기 힘들 것 같아서 친구에게 카메라를 빌려 여차저차 셀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재미있게도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사진에 진짜 관심을 가지게 됐다.

평소에 ‘높은 화소의 카메라로 사진을 넓게 찍고 원하는 방식대로 크롭하면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알고나니 질문 자체가 잘못되어있었다.
당연히 보정에 대해 가지고 있던 어설픈 오해도 풀렸다.

빛과 프레임을 다룸으로서 자기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놀이에 흥미가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행에 편승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스스로 우러나온 관심이었다.

slamdunk
이번에는 진짜다!

새로 산 바디는 하루에도 참 많이 찍고는 하는데, 호오가 명확히 생기지 않은 수준이라 좀 더 다양하게 시도해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이 카메라는 순전히 기록의 용도로 약 4,500컷. 정말 얌전히 사용했다. 그럼에도 고맙고 정이 가는 녀석이다. 처음이란 건 모두 그렇다.
그리고 미러리스보다 파지에서 오는 안정감이나 셔터음 또한 매우 매력적이라 그냥 꺼내들고서 줌을 만지작거리고 셔터를 눌러보기도 한다.

참, 좋다.

내 인생의 책

<가장 사랑하는 책>

아직도 가야할 길 :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때마다 다시 답을 찾기 위해 읽는다. 여유를 가지고 책을 읽다보면 삶을 바라보던 내 오해가 풀리고는 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동물로 남지 않고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읽는다. 그리고 매번 다시 새겨보는 체로키 인디언의 두 마리 늑대 이야기
(요즘에는 늑대가 두 마리가 아니라 그저 머리가 두개인 한 마리 늑대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본능도 보듬어서 함께 가야할 나라는 얘기)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 실천적 방안을 연습하는 것에 주안. 첨언이 많아서 책의 내용을 계속 요약해서 정리.

<종종 다시 읽으면 감동과 경이를 주는 책 – 명상하듯 본다>

코스모스

윌든

어린왕자

탈무드

2018.03.20 수정

장보고전

컴퓨터로 장시간 할 일이 있을 때는 외출하기가 어려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럴 때는 부득이하게 게임이나 영화같은 수동적인 취미로 갈증을 해소하는데, 얼마전 스타크래프트2를 재미있게 즐기고 다른 RTS 게임이 있나 찾아보다가 어릴적 데모 버전을 수십번이나 플레이했던 장보고전이 생각났다.

찾아보니 제작사인 트리거 소프트는 그라비티에 합병되었는데 이전에 만든 게임에 관한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고전 게임이 스팀에 올라와 있을리도 만무하고 있다고 해도 윈도우10에서 이상없이 돌아갈 것 같지 않았다.
직접 구해서 플레이하는데 위에 적은 어려움도 있고, 몇 해전 삼국지7을 찾아서 플레이해 본 경험에 비춰보면,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줘서 좋았으나 게임을 오래 잡고 플레이할 재미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남이 플레이한 영상을 찾아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나중에 누군가 컨버팅해서 서비스해주면 구입해 즐겨볼 생각은 있으나 지금은 영상을 보면서 추억을 되살려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나는 이 게임을 게임잡지의 번들 시디에 데모버전으로 접했던 것 같다.
청해진, 사무라이, 당대도적 이렇게 각 국가마다 미션이 하나 혹은 두개씩 제공되었던 것 같은데, 이걸로 할 수 있는 플레이는 전부 다 해보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는 그저 자원이 올라가는 숫자를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영웅 유닛 하나만으로 조금씩 적을 제거하는가하면 일부러 유닛들이 죽게해 혼령을 모아 용 같은 괴물을 소환해 놀기도 했다.

이겨야 한다거나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는 놀이를 즐겼다고 보는 게 맞겠다.
유닛을 생산할 때 딸깍딸깍하는 소리, 이동 명령의 발자국. 그런 사소한 것들이 담겨진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Lenovo E320

레노버 Lenovo E320

내 생애 두번째 노트북. Lenovo(레노버) E320

첫번째 노트북은 상품으로 받은 X-Note P210이었는데 분홍빛이 감도는 디자인이라 한동안 사용하다가 누나를 줘버렸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내가 선택하고 구입한 첫번째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다.
구입 당시 상당한 고사양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외장그래픽 카드도 달려있어서 축구 게임인 위닝을 티비에 연결해 플레이하겠다던 나의 숨은 니즈를 만족시켜줬다! 아쉽게도 티비에 연결하면 꽤나 버벅거렸기에 거의 플레이하지 못하고 그 쯤에 구입했던 엑스박스 패드를 중고로 판매하기도 했었다…

요즘에는 귀찮아서 그렇게까지는 안하는 편인데 당시에는 카드 할인이니 현금성 포인트니 뭐든 싹싹 긁어서 50만원 후반대에 구입했던 것 같다. 현금성 포인트나 청구할인등을 제외하면 70만원 좀 더 됐으려나?

아무튼 이 녀석으로 돈도 참 많이 벌었고, 많은 일을 함께 했다.
몇 년 전에 전자기기 덕후로 빙의했을 때 수 많은 태블릿을 구매 – 판매했음에도 지금까지 손에 쥐고 있던 녀석이다. 근 1년 넘게는 데스크탑을 사용하면서 전원조차 켜보지 않았지만 왠지 판매할 생각이 들지 않았던 녀석.

물론 이 녀석을 가지고 무언가를 했던 건 나 스스로지만 그 순간 순간 시간들 속에 함께 들어있기에 괜시리 애착이 가는 동지같은 녀석이다.
정말 고생했다고 나한테, 이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충전기

충전기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0년은 족히 된 것 같은 충전기다.
이 충전기로 충전지를 충전해 아버지 혈압계에도 사용하고, 당시에 한참 가지고 놀던 미니카에도 많이 사용했다. 미니카를 가지고 놀던 옛 용답동 집을 생각해보니 정말 20년이 꼭 되었다.

4개가 충전 가능하던 흰색 충전기도 있었는데 그 녀석은 일찌감치 고장이 나서 버렸다.
신기한 점은 이게 아직도 사용이 가능해서 요 몇 달간 엑스박스 패드에 넣을 전지를 충전해서 양껏 사용했다.

솔직히 요즘에는 다이소만 둘러보아도 값 싼 전지가 많아서 필요가 없다. 그래도 그냥 좀 놔두고 싶어서 몇 달을 요리조리 사용해봤다. 이제 내 추억에게 작별 인사하며 사진을 한 장 쾅 박아본다.

체스

chess1

초등학교때인 것 같다. 체스를 처음으로 해본 건.
이 녀석을 어디서 샀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동네 시장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큰 문방구에서 사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 볼 따름이다. 그곳에는 가지고 싶은 문구와 장난감들이 엄청 많았다.

그토록 악을 부리고 떼를 써도 조립식 장난감 한 두개를 얻어내는데 그쳤던 것에 비해 체스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아니 사실 나는 세상에 그런게 있는 줄도 몰랐다.

chess2

아무튼 그 녀석이 갑자기 생겨서 누나와 함께 설명서를 보고 그대로 따라해보았다. 마침 장기를 배우던 때라 체스 놀이를 배우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저 장기의 졸보다 체스는 폰 숫자가 많아 맘이 든든했을 뿐이다.

묘하게 생긴 상들이 체크무늬 판 위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모습은 장기와 다른 위용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나이트가 맘에 들었다. 달려나갈 듯이 상대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당함이 멋져보였다.

다른 장난감들은 모두 내게 왔다가 떠나는 와중에도 이 체스는 누나와 나의 추억에 자리 잡은 채 함께 살고 있었다. 벽장 위, 찬장 속, 베란다 창고를 거치면서도 버려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 이제는 놓아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분에게 나눔을 했다. 텍스트로만 대화를 나눴지만 아이를 정말 사랑하시는 분인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가 체스가 오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린다고 하시기에 웃으면서 나의 추억을 넘겨줄 수 있었다.
안녕.

chess3

못난이 큐브

내 기억이 맞다면 이 녀석은 나와 20년 이상 함께 해 온 녀석이다.
확실히 초등학교 저학년 때도 내 손에 쥐어져 있었으니, 참으로 투박하고 튼튼하다고 할 수 있겠다.

설계 자체가 조악한 탓인지 요즘 나오는 큐브처럼 돌리는 맛이 좋지 못하다. 철컹 철컹 걸리는 맛이 마치 육중한 쇠붙이의 몸놀림같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가지고 놀려면 손아귀에 힘을 잔뜩 주어야 하는데 어린 시절 어느 날은 하루 종일 가지고 요리 조리 돌렸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는 한 면을 맞추기도 어려웠는데, 3~4학년 쯤에는 의외로 끈기가 생겨 3면까지는 거뜬히 맞추고 종종 4개면을 맞추기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다 맞추지는 못하고 포기했었다. 그러던 것이 군대에서 선임이 큐브를 가지고 노는 통에 공식을 배워 그제서야 처음으로 여섯 면의 색을 완전히 맞춰보았다.

한번은 때가 잔뜩 끼어서 힘으로 각 블럭을 빼낸 후 세탁하기도 했었다. 찌글 찌글 못생기고 잘 돌아가지도 않는 이 녀석을 오랫만에 꺼내 맞춰보니 시간도 잘가고 역시 나는 이런 것들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큐브도 틈 날 때마다 하면 집중력이나 두뇌 개발에 참 좋을 것 같은데… 뭐, 다른 활동도 그런 면들이 없지 않아 있으니 지금은 집중하는 것에 집중하고 나를 비워내기 위해서 이 아이를 놓아주기로 했다.
안녕!

에버튼

Everton
푸르딩딩 녹색 코끼리. 녹끼리, 에버튼

에버튼. 이 놈은 내 생애 첫 해외 여행을 기념해주는 녀석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깐짜나부리 – 콰이강의 다리 앞 기념품점에서 스스로의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구입했다. 그즈음 나는 한 친구에게 물건에 이름을 붙이는 법을 배웠는데, 이 녀석이 녹색 코끼리라는 점에서 내가 즐겨 사용하는 에버노트를 연상시켰기에 이를 사람 이름처럼 바꾸어 에버튼이라고 불렀다.

녀석은 그로부터 1년 반이 넘도록 내 책상 위에서 동거동락했다.
하지만 이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초심자의 입장에서 녀석을 놓아주려고 한다.
굿바이. กล่าวล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