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다 갔습니다.
사실 해의 경계를 넘어서 나이를 먹는다는게 실질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겠지만…
어쨌든 우리네 사는 세상에서 이것을 규칙으로 삼고 내가 너를, 니가 나를 얼마나 숙성된 사람이냐?
하고 말해주는 그 선을 또 하나 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식으로 하루를 정리해야 될까?’ 하던 중 우연히 인기검색어 결산을 보게되었습니다.
그런데 1위 토익을 보니가슴이 아프네요. 물론 사회초년생으로서 누구보다 빠르게 세상에 적응해나가기 위한 선택이라고는 해도 씁쓸한 맛이 입에서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여러 경험을 하기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게 안전하다고 생각되기도 하기 때문에 답답할 따름입니다.
6위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요.
저는 양심상 못하겠습니다. 그냥 밤새워서 혼자 하고 말지요.
2위, 3위는 정말 뜻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2010년 한해의 반. 거기 조금 더한 기간동안 군인으로 있었고 남은 2010년을 사회에서 지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남자의 세 종류를 민간인 / 군인 / 외계인으로 정의하기도 하는데…
역시 20대 초중반의 남성에게 군문제는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나봅니다.
5위는 알바인데… 저 역시 방학이기도 하고 시간을 잡아먹던 일들을 근래에 해치웠기 때문에 빨리 알바를 구해봐야겠네요.
다른 포털을 살펴봅니다.
올 한해는 북한과의 마찰이 심했습니다. 그 와중에 목숨을 잃은 분들께 글로나마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을 보는 제 시선은 사뭇 진지합니다. 천안함 사건이 터질당시만 해도 군복을 입고 있어서 그 무거운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지금도 전방에서 춥게 나라를 지키고 있을 군 장병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군에 가기전과 다녀와서의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미국이 얼마나 강한 나라인지, 우리나라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는 이 평화가 사실은 얼마나 서실퍼런 날 위에 서 있는 것인지 알았다고나 할까요?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제대로 된 소식을 듣지 못하고 주위에서 연평도가 미사일을 맞았다고만 들어서 ‘진짜 전쟁이 났구나!’ 하고 깜짝 놀랬다니까요…
주의에 있던 예비군들 역시 바짝 긴장했었더랬죠…
무거운 얘기는 뒤로하고…
6월에는 월드컵이 있었네요. 4년에 한번 있는 월드컵!!!!!
거리 응원 나가는게 소원이었는데.. 한번도 못나갔어요. 게다가 나이지리아전은 보지도 못했지요. 군대를 한달만 더 빨리갈껄!
그래도 주위의 동료들과 응원하면서 보는 축구의 맛은 또 다르더군요 ^^
8월에는 시내버스 폭발이 있었네요. 왜 저 뉴스가 제게 기억에 남느냐 하면 제 거주지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이에요.
저 폭발한 버스도 몇 번 탔었습니다. 제 주위에서 저런 사건이 터지고 나면 ‘멍~’해지면서 동시에 세상 참 무섭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런건 자기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로 관철해 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말이지요.
10월은 슈퍼스타k가 뽑혀있네요.
참 많이도 봤었죠. 슈퍼스타 K. 전역하고는 안봤는데… 노래 잘하는 사람들 참 부럽더라고요.
사실 위에서 말했던 이슈들은 그저 저를 둘러싸고 있던 세상에 벌어졌던 일이고, 진짜 제 자신에게 중요한 일들은 따로 있겠지요. 훨씬 사소하지만 더더욱 중요한 일들. 사실 따지고 보면 너무나 많습니다. 2010년 1월 1일 아침부터 하나하나 따져보아야지만 제대로 된 분별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한 해 동안 만났던 인연. 하루하루 살아왔던 날들. 어제는 그것을 위해 살았고, 오늘은 또 다른 목표를 가슴에 담고 살고, 또 내일은…
그렇게 하루하루가 모이고 한 해가 지나갑니다. 몇 시간 안남은 2010년의 마지막 날에 괜시리 혼자 숙연해지고 있는 저입니다. 그래도 저 나름대로 하루하루를 바둥바둥대면서 할 수있는 모든 것들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후회는 안하렵니다. 두려움때문에 차마 하지 못했던 일들은 절대로 잊지 않고 다음 기회가 찾아올 때는 행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