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없는 2016 서울드럼페스티벌 감상기

어제 저녁(2016.05.28) 서울 시청광장으로 드럼 페스티벌을 보러 다녀왔다.

지난번 서울 시청을 들렸을 때 “문화예술프로그램” 팜플렛을 보고 캘린더에 저장해놓고 이 날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이번에 알았는데 서울문화포털을 방문하면 월별문화행사 pdf파일을 받을 수 있다.)

사실 난 드러머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드럼도 배워보려는 계획도 맘이 꿈틀거리려던 찰나에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무산되었다. 그래서 드럼도 잘 몰라.
아무튼 드럼 페스티벌은 어떨까 싶어서 계속 기대하고 있었다. 2016 서울 드럼 페스티벌은 금/토일 저녁(05.27~28) 양일간 진행되었는데, 맘 같아서는 이틀 내내 돗자리를 펴고 한량처럼 즐겨볼까 싶었지만 역시나 여러가지 일이 생겨서 어제 저녁에나 시간을 내어 볼 수 있었다.

나는 밤 8시부터 감상했기 때문에 이스턴모스트, Deantoni Parks, Alexis Von Kraven, Aric Improta, JOJO Mayer & Nerve, DJ 콘스탄틴 n Tweed의 연주를 볼 수 있었다.

한 줄 한 줄 감상을 남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이스턴모스트는 오케스트라 느낌의 공연팀인데 동양적인 보컬(?) 스타일이 의외로 구성지고 중독성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현악기들의 울음소리도 참 멋드러졌다.
Deantoni Parks는 표정도 그렇고, 음악도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개성과 세계가 명확한 것 같았다. 박자가 오묘하다는 느낌.
Alexis Von Kraven은 해골 마스크를 쓰고 온 근육질의 드러머였는데, 마스크 때문인지 친구 녀석 중 하나가 입이 마르게 추천해 온 애니메이션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가 연상되었다.
Aric Improta는 좋았다. 정말 좋았다. 이런 정숙한 단어로는 감정을 충실히 표현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존나’ 좋았다. 빠르고, 신난다. 게다가 덤블링도 취미로 즐기는 열혈 드러머 같았다. 드럼외에는 신경쓰기 싫다는 듯 두른 머리띠나 런닝 한 장의 패션조차도 맘에 든다.
JOJO Mayer는 내가 원래부터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신 분이다. 외모 역시 드럼 외길 인생을 달려오신 분 같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마지막 무대는 DJ 콘스탄틴 n Tweed의 무대였다. 이 팀은 DJ와 드러머 이렇게 두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말 신이 났다. 특히 나는 전광판 바로 앞이라 DJ 단독 샷을 보고 있었는데 느낌이 충만하셨다. 미쳐 날뛰기에 충분한 음악을 선사해줬는데, 차마 그럴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공연이 열린 곳의 특성상 어르신들도 많으셨고, 다들 조심스럽게 즐기는터라 혼자 광란의 밤을 보내고 남의 휴대폰에 담겨 인터넷으로 올라온 나의 모습을 감상하고 싶지는 않았다.

확실히 음악은 라이브로 즐겨야 하는 것 같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음악이 내 몸을 때리는게 느껴질 정도의 위치에서 감상했는데, 드럼 소리가 심장에서 번져나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켜 묘한 떨림과 흥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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