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점화는 무한도전의 식스맨으로 거론되던 장동민의 여성 비하 논란에서 이뤄졌다.
사실 이성을 혐오하는 분위기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느끼고, 흥미를 느껴왔다. 몇몇 철학적인 문제들은 고민을 해도 도저히 답이 나올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반면, 이 문제는 치열한 논쟁 뒤에 그 원인과 지향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해야겠다.
그럼에도 관련된 글을 적기는 쉽지 않다.
나는 남성이라는 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험적으로나 사고 방식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는 편협해질 수 있다는 성찰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해서 틈이 날 때면 관련된 도서를 읽고 객관적이라고 여겨지는 자료들을 모아보고는 했다. 그 후 이성 혐오 현상에 대해서(추가적으로 남과 여의 차이) 한 두개의 포스팅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성 혐오 문제는 큰 사회적 문제임과 동시에 태초부터 가장 오래된 두 집단의 감정 싸움을 조장하는 성격을 띄기 때문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서 왔던 감정적으로 격양된 양측 모두를 설득하는 합리적은 글을 짜내기 위해서는 하나 하나의 문장에 수십개의 변이 붙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성 혐오를 대하는 개인의 올바른 자세란 무엇일까?’에 관한 내 개인적 의견에 대해서만 적어보려고 한다.
위에 적어놓은 것처럼 이성 혐오는 남성과 여성 두 집단간의 감정적 싸움처럼 보이는 일면이 있다. 여혐은 남혐을 낳고, 남혐은 여혐을 낳는다. 상호간의 부정적 피드백으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간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따지는 것은 제쳐두고 스스로 이것을 끊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태도를 정하는데 있어서 이성 혐오의 발생원인이 사회/심리학적으로 무엇이 있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혹자는 상대 성의 폭력에 대한 피동적인 자세가 아니냐고,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탄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누군가와 싸웠다면 서로의 잘못을 인정/이해하면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오해했던 원인이 사라진다고 해도 관계는 나아갈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선량한 사람들까지 싸잡아 비난하며 서로간에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 역시 우리들이기 때문에 관계의 회복없이 사회적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 결론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집단으로 묶어 전체를 비난하는 태도를 가지지 말자.
집단에 속한 다수가 비난받아 마땅한 태도를 가졌다면, 비난의 화살은 그 다수에게 향해야 할 것이다. 죄없는 사람들을 욕하고 싶지도, 또한 누군가를 편협한 시야를 가진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고 싶지도 않다. 반대로 나 역시 편협한 생각에 갇혀 살고 싶지도, 까닭없이 비난 받고 싶지도 않다. 문제의 해결을 지향하고 편협한 사람들의 폭력적 시야에 스스로가 파괴되지 않는 방법은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말 것이며, 또한 모든 사람을 괴물로 보지 않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 욕설이나 비아냥이 아닌 건설적인 토론은 지향하니, 저와 다른 생각에 대해서는 언제든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었습니다.
오늘 관련된 대화를 하다가 왜 보통의 남성들이 다른 남성들의 그릇된 가치관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크게 성토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무시하는게 최선이라고 암묵적으로 체득하는 군대 하위 문화 영향이 아닌가 사료됨.
하지만 보통은 내가 피해를 받는 사건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진정하는 게 옳은데, 그런 질문 자체가 모순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음.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했는데 그에 대해서 욕을 하지 않는 것이 잘못이라면 그런 사고방식은 내게 있어 폭력적이라고 느껴짐. 확실히 나는 공감능력은 떨어지는 것 같음.
제가 진짜 요즘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사람자체가 싫은것도 아니고 모든남자들이 그렇지 않다는건 아는데 연애도 결혼도 싫어요
이게 남혐인가 근데 우리아빠가 진짜최악의 남자였다고 모든남자가 그러는건 아니잖아요?근데 또 보면 다 비슷비슷해보이고 그렇다고 다른나라남자뭐이런건아니고 그냥 연애와 결혼 대신에 나에게 더 집중하고싶은건데..이게 남혐인지 뭔지 모르겠어요..으 진짜 머리아파요
요새 이성혐오가 워낙 많으니 그 부분에 예민해신거 아닌가 생각되요.
본인에게 더 집중하고 싶다고 말씀하신거보면 많이 지치신게 아닐까요? 일이든, 인간관계든간에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럴 때는 관련된 생각을 안하는게 제일인 것 같아요. 그러면 어느샌가 내가 언제 그랬냐싶게 잊혀지더라고요.
아 그런것같네요 좀 지친것같아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