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본인이 턱관절 환자라는 사실을 얼마전에 알게 됐나요?
오직 당신을 위해서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일단 제가 턱관절 통증으로 약 2년 반동안 고통받아왔다는 사실을 알려드려야겠네요.
아마 턱관절에 대한 정보를 헤집고 다닐 당신은 이미 턱관절 장애로 생긴 여러가지 문제점을 직접 경험하고 계시겠죠?
그것이 단순히 턱관절(관절 부위)로 추정되는 통증이던가, 혹은 목과 등을 타고 흐르는 통증이 될 수도 있겠죠. 그도 아니라면 비틀어지고 있는 당신의 얼굴을 거울 속에서 발견하셨나요?
저는 발병과 함께 두통과 전신 무기력증을 앓았고, 안모는 고등학교 성장기 시절에 틀어졌습니다. 다만 외관상으로는 심해보이지 않아서 무시했을 뿐이죠.
처음 시작은 아주 사소한 불편함이었지요. 하지만 목과 얼굴에 긴장성 통증이 느껴지더니, 정말 심할 때는 일주일 내내 누워서 일어날 수도 없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통증보다 정말로 서글픈 점은 턱관절 환자는 외관상 별로 환자다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겠지요. 아마도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은 당신의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엄살로 치부해버릴수도 있어요. 심지어 턱관절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부 의사들조차 턱관절 장애가 정신병이라고 하기도 하는 실정이니 더 이상 말은 해서 무얼할까요?
하루종일 턱을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뻐근함. 그리고 가끔은 구토를 하게 만들어버리고야 마는 두통속에서 한 두달을 견디고 나니 ‘그래도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결심이 선 날부터 제가 해왔던 것들. 만나왔던 무수한 의사들의 의견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 담담히 적어봅니다. 최대한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적으려고 노력하겠지만, 턱관절 질환에 대해서는 현재 모든 케이스에 정답이라고 말할 그 어떤 전문가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니 스스로 많은 정보들을 검토하고 그 중 자신에게 옳다고 생각되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고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감을 가지시 바랍니다. 여러분께 좋은 결과가 따라오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일단 턱관절의 증상을 발견한 당신이 제일 먼저 할 일은 본인의 턱의 상태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턱관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전문 치과나 대학병원의 구강악안면외과를 방문해보시면 턱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아마 당신에게 골격으로 인한 문제(안면비대칭,주걱턱등)가 눈에 띈다면 아마도 당신은 수술 교정 제의를 받을 것입니다. 상악(윗 턱)에 달린 치아가 평행이 아니라면 우리가 성형수술 끝판왕이라고 숱하게 들었을 양악 수술, 아래 턱만 문제라면 하악 수술을 하자고 할 것입니다. 실제로 유의미한 골격에 문제가 있다면 수술교정은 선결해야 할 과제가 맞습니다. 보통 교합에 있어 4mm이상의 차이가 있으면 수술 교정을 권한다고 얘기들 하는데 이는 어디에나 통용되는 지침은 아니고 본인의 구조적인 모양이 전문가에 의해 고려되어야 합니다.
다만 알아두실 점은 개인적으로 구강악안면외과에서는 치아 교합에 관해서 2차적으로나 고려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제가 1년을 넘게 기다려 진료를 받았던 유명 특진 교수님은 제 교합이 아주 훌륭하다고 하셨으며 양악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치료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여러 치과를 다니면서 제 치아 교합이 저작시 힘을 여러 치아에 고루 나눠주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구강악안면외과나 양악 전문 치과를 방문하는 대다수가 이미 수술을 결정한 경우가 많고, 이름부터 ‘구강악안면외과’이기 때문에 턱의 구조를 중점적으로 턱관절을 치료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수술교정을 하기전에 더 많은 부분을 체크하여야 합니다.
실제로 눈에 띄는 골격적 안면비대칭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턱관절 통증이 없는 사람들이 많고, 양악 수술에는 몇 가지 실제적인 리스크(코 퍼짐, 일부의 – 신경 마비&팔자주름& 인중이 길어지는&비대칭 – 케이스, 높은 비용등)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술이라는 그 자체로도 늘 실패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추가적으로 ‘양악 수술은 턱관절 개선과 연관이 없고, 악화를 막아주기만 할 뿐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텐데, 당신의 턱관절 통증이 과두의 문제가 아니라 골격적 이상에서 오는 근육의 긴장때문이라면 수술이 도움이 될 수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본인의 치아 교합 상태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턱관절 환자 중에는 치아 교정 후 혹은 수술 교정 후. 또는 발치 후 증상이 시작된 경우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극심한 매복 사랑니를 대학병원에서 발치하였는데 그 후에 아랫니의 교합이 흐트러졌고 그 후 통증이 생겼습니다.
– 턱관절 장애 발병 시기에 치과 치료를 받은 것은 사랑니 발치가 유일하다는 점.
– 나름 고르다고 여겨서 자주 관찰하고는 했던 앞 치아가 사랑니 발치 후 흐트러졌다는 점.
많은 턱관절 전문 치과 원장님에서 이 두가지 사실이 턱관절 장애에 단초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교합에 대해 잘 모르지만 좋지 못한 교합은 저작시 힘이 고르게 분산되지 못하고 턱에 무리가 갈 수 있으며 이는 근육의 긴장을 야기한다고 합니다. 즉, 당신의 통증은 근육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올바른 교합을 위해 치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일부 치과에서 권유 받을 수 있는 치아 삭제는 비가역적 치료이고, 스플린트 사용은 오픈바이크(과개교합)을 유발할 수 있으니 치료에 확신을 가진 뒤에나 받으시길 바랍니다. 무리한 치아삭제 그리고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는 스플린트 사용으로 악화된 사례가 턱관절 네이버 카페(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에 많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카페를 통해 피해야 할 치과도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턱관절 치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치과 중에서는 그 치료 비용이 천만원을 호가하면서도 예후가 좋지 않는 곳도 꽤 있는 실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신체 균형을 체크해보세요.
근처 영상의학과를 방문해 풀스파인 촬영을 통해 목(경추)과 허리, 골반의 뒤틀림을 파악해보세요. 턱관절은 다른 신체의 밸런스와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실제로 그 말이 맞고 인과관계가 어쨌든 당신이 겪는 고통에는 적어도 경추와 골반의 문제가 관여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당신의 몸에서 뒤틀림이 보인다면 의외로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몸의 유연성과 코어 근육을 키워주는 스트레칭, 운동을 배우고 실천하세요. 저는 꾸준히 런닝과 풀업을 해왔는데 몇달전부터 수영과 요가를 추가했습니다. 특히 요가가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스트레칭으로는 인중을 눌러 목을 뒤로 당겨주는 자세와 날개뼈를 뒤&아래로 내리고 목을 뒤로 스트레칭해주는 멕켄지운동이 저에게 잘 맞았습니다. 저는 수백가지 스트레칭 자세를 적용해보고 내린 결론이니 직접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보세요.
참고로 전 하루에 컴퓨터를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꽤 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의 노동 현장을 살펴보면 이는 비단 저만의 문제는 아닐겁니다. 전 모니터 받침대, 키보드 트레이, 발 받침대, 의자를 새로 구입했고 최대한 바른 자세로 앉아 있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추가적으로 기왕이면 당신에게 맞는 베개를 사용하세요. 비싼 베개일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몸에 잘 맞는 베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사실 제가 2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수백만원을 진료비로 사용하고, 많은 병원들을 찾아 다니면서 들은 이야기, 관련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내용, 읽은 논문등의 정보는 훨씬 많지만 그나마 모든 환자에게 정도라고 생각되며, 개괄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이 정도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부디 같은 질환에 시달리는 분들이 짧은 제 글을 통해서 턱관절 장애 속에 소비되는 고통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는 광고쟁이가 아니니 저의 치료와 병원에 대한 문의는 하지 말아주세요.
추가적으로 로버트 업가르드 저자의 턱 건강 사용설명서 도서 일독을 추천합니다. ‘턱관절’로 검색해서 나오는 다른 도서들은 저자들이 수술’만’ 하는 의사거나 특정 치료홍보 목적인 한의원 원장으로 보이니 그다지 영양가가 없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