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2

미용실에 갔다가 도서관에 갔다.
잠시 화장실에 들렀는데, 왠 할아버지께서 요즘 같은 때에는 손을 깨끗히 닦아야 한다며 손 닦는 시범을 보여주셨다.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알았노라 웃으며 따라서 손을 닦았다.
할아버지께서는 왜 도서관에 왔냐고 물으셨다. 나는 여행 서적이나 찾아 볼 요량으로 들렀다고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원래 뉴욕에 사시는데 비지니스 차 한국에 잠시 지내고 있다며, 유럽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워낙 짧은 시간에 많은 말씀을 하셔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프랑스는 물가가 쎄니 가지말고 에스토니아, 터키 등지를 경유해서 가라고 하셨다. 식사는 시장에서 깍아서 1달러로 떼울 수 있고 한달에 100달러 이상 쓰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다. 또 와인이나 맥주보다는 지역에서 과일이나 곡물로 담근 술이 최고라며 한국에 와서도 막걸리 먹었다고 (ㅋㅋ) 하셨다.
아, 그리고 꼭 혼자가라고 하셨다. 여행은 절대 혼자가야 한다고!!
배낭 안에는 우산과 여분의 운동화를 챙겨넣으란 얘기도 마지막으로 당부하셨다.

나이가 지긋해보이셨는데 왠지 모를 아이같은 미소와 활력이 얼굴에 담겨있어 묘한 상황이라고 느끼면서도 한참을 듣고 있었다.
내일 또 오라고. 할아버지는 내일 또 올꺼라고 말씀하시는데 이상하리만큼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 놀라웠다.

이런 일들이 생기는 날은 묘하게 수면위로 두근두근한다.
매력적인 것도 매력적이지만, 사람들을 중독시키는 활력을 뿜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게 다듬어 가면서 늙고 싶다.

닭털 뽑기

잠에서 깼다.
이제 꽤 능숙하게 해내는 편이다만 신경이 곤두선 탓인지 운전을 하고 나면 피로가 몰려온다.
창을 넘겨 살펴 보니 익숙한 풍경에 익숙치 못한 것들이 눈에 걸린다.

마당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늘 그렇듯 친척들로 가득 찬 시골은 어딜가나 일거리들이 잔뜩 있는데 이번 풍경은 좀 생소하다.

닭이다. 죽은 닭이다.
모가지가 완전히 꺽인 두 마리의 닭이 커다란 대야안에 들어있었다. 나는 허드렛일을 피할 수 없는 젊은 일꾼이기에 이걸 해야하는건지 고민할 선택지 따위는 없었다. 얼른 장갑을 받아 닭의 털을 뽑기 시작했다.

닭을 잡아본 사람이 없어서 외할아버지께서 손수 몽둥이로 때려 잡으셨다고 하는데, 그 크기를 보니 도저히 맨 손으로 잡을 수는 없을 녀석이었다. 4~5년 동안 자란 한쌍의 닭들은 그 크기가 강아지보다도 크다. 오만상을 하고 닭털을 하나하나 뽑는데 이 털이 내 생각과는 좀 다르다. 무슨 털이 콩나물보다 굵어서 마치 닭의 몸에 박힌 거대한 송곳들을 뽑아내는 기분이었다.

얼핏얼핏 놈들의 대가리를 보니 짧은 순간에 참담한 생각과 기분이 내 머리속으로 엉키어 왔다.

우리가 고기라고 일컫는 것들 역시 살아있던 순간에는 생각을 하고, 감정과 고통 같은 것들을 느끼는 생명체였을 것이 자명하다.
이 흔해빠지고 고리타분한 주제에 대한 생각 뭉터리가 내 머리속을 훝고 지나간다. 사람으로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익숙한 고민이기에 생각은 이전에 지나온 길의 흔적을 밟으며 빠르게 이동했다.

사람들이 필요 이상의 육식을 태연자약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죽이고, 베고 손질하는 과정이 남의 손에 맡겨져 있다는 사실이 분명 영향을 끼칠 것이다.

손질은 큰외삼촌이 하셨다.
사람의 몸을 여는 수술 장면을 보면 금새 소름이 끼치고 마는데, 그래도 닭의 손질 과정은 오만상을 하고서라도 지켜 볼 수 있음을 자각하니 뭐라 말할 수 없는 불쾌함과 혼란이 일었다.
그 찝찜함을 떨쳐내기 위해 나는 집으로 돌아와 윌든을 펼쳐봐야 했다.

더 높은 법칙에 관한 이야기.
사냥과 낚시에 대해서 다룬 장이다. 어려운 글은 아니지만 담담하게 진실된 것들을 말하는 윌든은 내게 평화를 안겨줬다. 몇번을 읽은 글이지만 여전히 윌든이 내게 감동을 주는 까닭은 내가 아직 그 가치들을 자연스럽게 내것으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덧. 하루를 잊지 않기 위해 써보는 그날의 하이라이트
– 고추 방아다리 따기.
– 자연산 오디 한 봉지 가득 따서 한웅큼씩 먹어보기.

KB스마트원카드 발급받기

국민은행에서 스마트OTP 3만개를 무료 배포한다는 소식을 듣고 국민은행에 다녀왔다.

원래 토큰형 OTP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아이를 사용한지 수 년이 지나다보니 배터리가 슬슬 걱정됐다. 수명을 다하여 갑자기 전원이 꺼져버리면 이 OTP로 등록된 모든 은행 지점을 하나 하나 방문해야 할 터였다.
미리 카드형 OTP를 하나 구입해서 교체해야겠다라고 생각 중인 와중에 스마트OTP(=KB스마트원카드) 무료 배포 소식을 듣고 고민할 틈도 없이 냉큼 국민은행을 방문했다.

현재 KB스마트원카드는 서울 지역 30개 영업점에서만 발급가능하며, 7월부터 전 영업점에서 발급 가능해질 예정이다. 발급 가능 지점은 아래와 같다.

스마트OTP는 NFC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에서만 사용가능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KB국민은행 스마트OTP”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하는데 카드를 발급받을 때 차근차근 등록해주시고 사용법도 알려주신다.

KB스마트원카드(스마트OTP)와 기존에 사용하던 토큰형 OTP

아직 타 은행에서는 스마트 OTP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서 사용할 수 없지만 빠른 시일내에 스마트OTP만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