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4

나는 꿈을 꾸지 않는다.
아니,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조금 이른 시간에 깨어 어떤 느낌이 이어지더라도 곧 잊어서, 잃어버린다.
‘어떤 꿈을 꿨는데…’

그런데 요즘은 종종 꿈을 꾼다.
잠을 자다가 어떤 종류의 감정이 황급히 일어나 도망쳐 나왔기에 꿈을 꿨다는 사실을 안다.

대게는 마지막 생각이 머리에 멤돌 뿐인데, 그것들이 머리를 타고 내려와 가슴을 찔렀다.
평소에 당연시 여기던 몇몇 생각들이 여기저기 박힌다.

꿈은 우리의 머리 속을 재정렬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그것들은 내 곁에서 주변의 생각으로 남겨져있다가 새로 갈무리되어 결국 내 삶의 진실로 새로 자리를 마련한 것 같다.
그리하여 처음 그 생각의 경계를 넘어설 때의 충격을 고스란히 꺼내어 온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날들을 지나칠수록 과거의 나는 하루만큼 나와 멀어지고 있다고 느껴졌다.
나는 스물살의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의 난 10년,20년 뒤의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

조금도 알 길이 없어 상상력의 빈곤함을 탓해보지만서도, 의외로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냥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될대로 되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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