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불가지론자에 기독교적 무신론자로 남아있다.

당연하다고 믿었던 여러가지 도덕 관념이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그것을 지켜낼 논리적인 함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세상을 정글로 인식하고 타인을 배경화하여 살아가고자 한다면 일면 합리적 대응과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겠지만, 그 덕에 의미 자체의 상실을 겪을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가치를 정립해나가야 한다.

거울의 한 면이 비춘 타성의 믿음이 아닌 자신이 정립한 도덕관을 신이 부재한 상태로 세울 수 있을까.

이건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른다. 일단의 그의 생각을 훔칠 수 있는대까지 훔쳐야겠다.

위대한 낙서전 – Take Me Out

위대한 낙서전을 봤다. // 2018.08.23 – K현대미술관

요즈음에는 예전처럼 전시가 막 땡기는 것은 아니지만 K현대미술관에 가보지 않아서 한번 방문해보고픈 맘이 있었고, 실은 압구정도 한 바퀴 돌고 싶었다.

나는 그래피티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래서 전시에 관해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나는 모르는 것은 모르는 그대로 느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생경한 경험 또한 나중에는 다시는 못 느낄 중요한 감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멋진 색감과 강렬한 것들을 잘 느꼈다.
이번에 느낀건 딱 그정도. 다음에 또 기회가 있어서 보게 된다면 이번에 맘에 들었던 포스터를 그린 작가에 대해 공부하고 갈 것이다.

위대한 낙서전
이 오바마 포스터 완전 맘에 들었다. 엽서를 왕창 사려다가 나는 편지를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손을 거뒀다.

참고로 내가 이 포스팅을 적는 이유는 사실 노래1 때문이다.
전시에 깔린 노래가 더럽게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친구한테 말하는 것이었다면 나는 분명히 더 강렬한 표현을 썼을 것이다.

그 자리에서 음악찾기 어플을 깔아 노래 제목을 알아내려고 시도해봤지만, 스마트폰에 당장 지울 수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집에 돌아와 녹색창에 대차게 검색을 해봐도 이 노래를 언급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
불행 중 다행인지 하루의 1초를 남기기 위해 짤막하게 찍은 동영상과 Shazam의 도움으로 이 노래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중간의 기타 독주가 맘에 든다.


  1. Franz Ferdinand – Take Me Out 

무언가에 대해 중얼대는 건 결국 자신을 활자로 삼아 찍어내는 글과 같다.

그리고 의사소통이란 대게 한 쪽은 토해내고, 반대편은 듣고 싶은 것만을 체로 걸러내어 듣는 우스꽝스러운 과정이다.

이를 극복해보려 노력해봐도, 존재란 인간의 언어로는 번역되지 않는 것이기에 생각과 언어를 깊이 바라보는 것은 사람을 기괴하게 만든다.

우리가 가진 도구로는 답을 찾을 수 없게 만들어졌음을 인정해야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답을 쫓도록 만들어져있다. 모순이다.

절로 발화되는 생각이 답이 아님을 기억해야한다. 자기 스스로를 반박할 수 있으나 그 역시 더 우월한 의견은 아니다. 다만 그것들을 모아 총체적으로 바라보려고 해야한다.

산다는 건 그것들 중에서 한 가지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의가 뭔지 어릴 적보다 더욱 모르는 나이가 되었다.

믿음은 논리와 섞이지 않으며, 논리 역시 감정을 정당화하는 도구 중 하나로 쓰임을 인정할 때.

나는 주변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게 지혜라고 불려온 것들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