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유연함

개인의 시선을 기준으로 인간사는 관점의 문제다.

어른들이 세상을 어렵게 사는 것은 천박함이 쉬이 전염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보다 빼앗는 것이 쉽고 빠른 전략이다.
때문에 사회에는 작은 악행들이 전파되고, 상처받고 다시 전염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부정적이고 어두운 믿음을 내면화한다는 점에 있다.

세상은 그저 있는대로 돌아갈 뿐이고, 사람이 선택한 가치관 각각에는 항상 거시적인 면면이 있다.
다수는 경험을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처를 확대하고 흉터를 온 몸으로 잠식시킨다.
누구라도 세상을 부분적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는 점에 있어서, 이는 순전히 개인적 경험이라고 반문해볼만도 하다. 그러나 순수함을 잃어가는 것이 개인적 측면에서도 좋은 영향을 끼칠리 만무하다.

세상을 살아가며 이미 세우고 앞으로 세울 원칙들이 자신을 옭아맬 수도 있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를 제대로 살게하는 맞춤 양복이 아니다.

내 외부의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내 안에서 어떠한 감정이 일어나더라도 결국 그것을 수용하고 말고는 내 선택의 문제다.
내가 살아온 시간과 함께한 생각들이 스스로에게 어떤 생각을 발화시키더라도 결국 그것을 수용하고 말고는 내 선택의 문제다. 관점/생각은 스스로가 비틀 수 있다.

삶을 즐거운 여행으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마음을 유연하게 다루는 법을 배워야한다.
무언가를 쉽게 믿지말자. 자신의 믿음은 무의식을 이끄는 나침반이기 때문에 그 단어 하나까지도 엄밀하게 따져야하며, 하나의 격언 따위가 내 삶을 온전히 지배해서는 안된다. 늘 깨어있기를.

TickTick vs Todoist

본래 TickTick 무료 사용자인데 Todoist 프리미엄을 반 년정도 사용하게 되어서 틈틈히 비교 분석해보는 글.

본인이 할 일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해왔다면 이 긴 글을 읽기보다 직접 TickTick Guide BookTodoist Guide Center를 통해 취사 선택해 보는 것도 좋다.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하다. 두 제품은 프리미엄 가격도 1년 $28~29로 거의 같다.
전에 Todoist를 잠깐 사용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보니 TickTick에서 변경된 것들이 Todoist에도 적용된 것으로 보아 서로 피드백을 얻고 있다고 여겨진다.
정말 비슷하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거다.

첫 화면에 Inbox함과 오늘, 다음 7일로 보이고, 검색창과 할 일 추가 그리고 할 일 목록이 바로 노출된다.
세분화된 정리 방식인 TickTick의 리스트와 Todoist의 프로젝트는 동일한 기능이다.  다만 TickTick은 1차 하위 리스트까지만 사용가능한데, Todoist는 하위 3차까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태그와 라벨 그리고 스마트 리스트와 필터 기능이 같다. 스마트 리스트필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법을 숙지하자.

Todoist Blog는 참고할 만하다. (2018년부터는 블로그의 새 글이 잘 안 올라오는 것 같다.)
Todoist의 카르마는 개인적으로 없는 편이 더 깔끔한 것 같다.(On/Off가 가능하므로 단점이라고 할 수 없다.)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나는 신경쓰는 것을 하나 더 줄이는 편을 선호한다.

TickTick 스마트 앱에는 자체 뽀모도르 기능이 있다.
Todoist에서는 뽀모도르형 사용 방식을 권장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캘린더 통합이 가능하다. 다만 TickTick 프리미엄은 캘린더 뷰가 존재한다. Todoist의 경우 테스트해보니 연동이 만족스러웠다. 다만 마감 일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출력되지 않는다. 그래도 구글캘린더상에서 Todoist 캘린더를 따로 열어두고 일정을 다른 캘린더로 수정해 바꿀 수 있다는게 큰 강점. 만기일이 설정되지 않은 할 일은 필터를 통해 따로 모아보면 된다.
나중에 TickTick의 캘린더 연동도 빠르고, 구글 캘린더상에서 유기적으로 수정이 가능한지 테스트해 볼 예정이다.

Todoist가 타이핑만으로 프로젝트, 라벨, 우선 순위까지 설정할 수 있어 즉시성에서는 우월하다. 게다가 웹에서도 커서만 올리면 각 기능의 단축키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등록한 일정을 수정할 때 반복 일정 및 시간 설정을 타이핑으로 할 수 없는게 불편하다.
반면 TickTick은 반복 설정 및 알림의 UI가 깔끔한데 비해 Todoist의 오늘/내일 같이 직관적인 면도 더해졌으면 좋겠다.

참고로 Todoist는 한 개의 프로젝트에 200개까지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별거 아니지만 프로젝트가 가득차면 하지 못한 잡무들이 쌓이는 것에 대한 경고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앱에서 제목으로 할 일 검색을 해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치명적! 이유를 모르겠다. 웹에서는잘 되는데. 가끔 안됨.
그리고 할 일의 내용을 적을 때 내용 파트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댓글을 달 듯 적어야 하는 차이가 있다. Todoist의 댓글 방식이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나중에는 또 익숙해져서 작업의 하위 카테고리로 쓸만하다.
그런데 이 댓글 및 파일 첨부 기능이 프리미엄 계정만 가능하다. 이건 필수인데. 무료 계정도 제한없이 사용가능한 TickTick 쪽에 한 표.

2018.12.11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트로이메라이

슈만의 Träumerei는 독일어로 공상, 몽상등을 일컽는 단어라고 한다.
찾아보니 ‘꿈을 꿈’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트라이메라이는 단순한 연주라기보다는 한 편의 인생 이야기 같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난 뒤 여든이 넘어서야 고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된 호로비츠. 자신의 천재성은 체제 선전의 도구로 사용되었고, 그 상황 속에 호로비츠는 고향 땅에서 연주하는 꿈을 꿀 수나 있었을까?

슈만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면서 만든 곡인 트라이메라이를 연주하는 호로비츠의 심정은 어땠을까.

한 노인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그의 얼굴에 내리는 듯하다.

2018년 3월 19일

삼일이 채 되지 못하는 장례식.
쪽잠에 수 백여명의 손님을 받아들이기에는 7개월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버거운 시간이었지만, 80년이 넘는 관계를 정리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작년보다는 모든 것이 쉬웠다.
익숙한 절차를 밟았고 무엇보다 평일, 지방에서 열린 장례식장에 발길이 닿기보다는 손가락으로 전하는 추모가 합리적으로 보이기 충분했다.

환각작용을 일으킬 정도의 마약성 진통제도 통하지 않는 말기암의 고통은 나로서는 감히 공감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의 우주가 시들어가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들어왔던 나로서는 이게 잘된 일인지 안 된 일인지 혼란스러워 그저 “되어야 할대로 되었다. 차라리 잘 된 일이다.”라고 우물우물 입으로 흘렸다.

1년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나의 1년 역시 많은 일들이 더해진 시간이었지만, 외조부모님들의 1년은 하나의 세계가 완전히 파괴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어떻게든 살겠다던 단단한 말이 죽겠다는 말로 바뀌는데 6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녀석은 그 사이 죽음의 무게를 조금 이해했는지 짧게나마 슬픈 낯빛을 보였다.

따스해지던 날에 종일 비가 뿌리고 이틀날에는 청명한 하늘을 드러냈다.
발인일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숨구멍으로 조금씩 스며드는 게 느껴졌다.

할머니의 옷가지와 짐 꾸러미만을 꺼내서 반쯤 정리했던 집안의 가구들도 모두 들어냈다. 엄마는 조금은 다른 곳이 되어서 기분이 나아졌다고했다.
너무 아파서 시간이 숙성해주기 전에는 바라보지 않아야 될 기억일거라고, 그리 생각했다.

어제. 5일째.
묘 위에 놓여진 한 무더기의 동백꽃에서 향내음이 날 듯 말 듯 했다.
서울 촌놈의 둔감한 몸에도 봄이 오는 듯한 무엇가를 느끼기 충분한 날이었다.

불은 차가운 겨울 속에서 오랜 시간을 숨 죽이다가 튀쳐나온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짧다면 짧은 생의 흔적이지만 어찌 그리도 급하게 거두어가는가. 곧 살아왔던 이야기와 남기고 간 것들이 연기와 흙이 되었다. 마치 새로 태어나는 생명에 화답하듯 화하였다.

어린 날의 혈기는 내게 모든 것에 도전하도록 부추겼다.
그리고 최선의 실패는 스스로를 겁쟁이로 만들었다.
다시 시간이 흘러 이제는 어떻게든 부여잡아야  할 것과 세상이 가는 대로 흘러가도록 두어야 할 것을 조금은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구름 너머

무지개가 피어난 곳.
뭉게뭉게 피어난 소문 뒤로
비가 내리지 않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삶 고개를 구비 구비 내려보며
눈물의 씨를 뿌리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올려볼 적에는 또렷하던 것이
실은 디딜 곳이 하나 없이 높은 바다인 것을 보았습니다.

가슴이 저물듯 아파와
어느 한 점 눈길을 두기 벅차니
이제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구글 지도 내 타임라인 오류 해결 방법

언젠가부터 Google 지도의 ‘내 타임라인’ 접속이 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구글 지도 서비스에 이런 저런 제재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쭉 기다려봤는데 마찬가지였다.
해결 방법을 찾아보니 의외로 간단했다.

구글 검색 설정 페이지로 간다.
지역 설정을 ‘현재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바꾼다.
나는 미국으로 바꿨다.

이제 문제없이 타임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요: 이 정보는 Google에서 삭제되어 검색할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 문구까지 나오지만 국가만 바꿔주면 타임라인에 아무 문제없이 접속할 수 있다. (2018.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