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뻘글.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여유롭게 빨다가 생각했는데.
노화는 꽤나 합리적인 전략이다.
물론 내 개인의 의지는 고려되지 않은 오로지 유전자의 영속성 관점에서 생각되는 일이지만. 아무튼 그렇다.
살다보면 다치기도 하고,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으면서 신체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리없다.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성이 떨어지는 점이 가장 클 것이다. 성장기를 거치고 난 뒤 한동안의 환경에 최적의 신체를 유지하겠지만 그 뒤로는 변화하는 환경에 생물학적인 능동적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니 주기적으로 새 틀로 갈아타는게 참 합리적인 전략인 셈이다.
그래도 나라는 자아가 보기에는 밥맛 떨어지는 결론이다.
더 고민해보면 자연은 의지와 개인의 자아에 별 다른 가치를 부여하지 않은 모양이다.
경험에 대해서도.
경험이 중요하다는 건 의외의 환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경험은 미래를 방해하기도 하니까. 더해서 고민해보면 자아라는 것도 인간의 제일 끔찍한 환상과 희망일 수 있겠다. 나야 Freeunwill은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사람이지만,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빅뱅을 상상한 천재들이나 가능하지, 난 내 두뇌로 내 차원을 뛰어넘는 상상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짜 낼 수 있는 옷은 이 세상에 주어진 옷감 그 이상의 것이 될 수는 없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바나나 우유를 다 마셨지만 조금 더 머리를 써보자면.
반대로 개인의 자아와 경험이 어떤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생물 스스로가 노화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인간의 역사가 보여주듯 노화가 먼저 정복될 것 같다. 사람들은 복잡계보다는 기계를 다루는데 능하고, 생물을 기계처럼 바라보는 것도 썩 잘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내일 엄청난 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내 방은 덥다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