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 잃어버린 엄마에 대한 고해성사

 제게는 얼마 지나지 않은 군 복무 시절에 읽은 책입니다. 군 시절 읽은책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책 중 하나인 이 소설은 이미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이 소설의 제목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분을 느끼셨을 겁니다. ‘엄마를 부탁해’라는 제목… ‘부탁한다.’라는 사실은 누군가에게 맡겨 위임한다는 것인데 엄마라는 존재가 과연 고작 그런 대우를 받을 존재인가? 하는 의문이 드시지 않으십니까? 역시나 불길한 예감대로 소설 속 우리의 못난 자식들은 엄마를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읽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진짜 이유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 바로 여러분이자 저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말하는 사람의 시점을 바꿔가며 자신의 속내를 숨김없이 털어놓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읽는 이가 그 누구라도 피해 갈 수 없는 함정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제 머리 속에서 혹은 입에서 바로 튀어나온 말인 듯 불쑥 불쑥 놀라게 합니다.

‘엄마’라는 말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을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끝없는 사랑, 포근함 또는 자신이 이 세상에 가지고 나온 모든 것들에 대한 고향. 앞선 단어들이 제가 엄마라는 말을 정의하는 다른 말들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께서도 아마 그 이미지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 무한한 사랑의 본연인 엄마라는 말의 이미지가 맘속에 자리잡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엄마가 사라졌습니다. 서울역에서 당신의 생일상을 받으러 오시는 길에 우린 그만 그녀를 잃어버렸습니다. 우린 인파 속에서 엄마의 손을 놓쳐 버린 순간에 엄마를 잃어버렸으나 사실은 이미 언제인지도 모를 과거에 지금은 칠순이 되어버린 그녀. 박소녀씨를 잊어버린 채였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에 엄마라는 존재는 그저 엄마 그 자체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집으로 방문한 외삼촌께서 엄마의 이름을 불렀을 때 어린 저에게는 그 이름이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어린 시절의 일이 아직도 제 기억의 한 켠에 남아있는 까닭은 그 일로 인해 엄마라는 존재를 한 명의 개인으로 볼 수 있는 인식의 확장이 이뤄졌기 때문일겁니다. 사실 지금 우리들의 엄마들 중 다수가 시대와 삶이 주는 시련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사랑하기에 포기한 것은 다름 아닌 자신으로서의 삶입니다. 눈매가 소처럼 맑았던 박소녀씨가 울 수 조차 없을 정도의 두통에 시달리고 자신에게 진정 소중했던 것들을 내 던지면서도 유일하게 지켜낸 것은 바로 자식들입니다. 힘이 뜰 때, 가슴이 아플 때, 외로울 때, 가련한 소망이 있을 때도 우리네 엄마들에게 삶을 사는 오직 하나의 방식은 바로 자식들이었습니다.

엄마를 잃고 나서 던지는 작가의 한 마디는 괜시리 공감이 가는 구석이 있습니다. ‘특히 나쁜 일은 발생하고 나면 되짚어지는 게 있다. 그때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싶은 것’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하는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불확실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그 결과 특히나 좋지 않을 때 더욱 되짚어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난히 운이 좋았던 일도 그 밑바닥까지 따지고 들면 별 것 아닌 요소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은 생각보다 더욱 불확실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진실만은 다른 것들과 다른 차원의 것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비평가라도 함부로 입을 열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 진실된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 사랑을 의심할 여지 없이 주는 사랑이 헌신적인 부모님의 사랑입니다. 태어남과 동시에 어미의 몸을 파먹어 세상으로 나갈 양분을 획득하는 두꺼비가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엄마들도 시대, 삶이 주는 갈증의 몫을 혼자 지고 가려하지만, 정작 본인도 목마름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한 개인입니다. 그러한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을 때, 이미 성장한 자식들은 이제와서 눈물 지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에 부모 아닌 이는 있을 수 있어도 자식 아닌 이는 없습니다. 그저 한 개인인 엄마. 딸이자 형제인 엄마들이 앞으로는 그 자식들로 하여금 지금보다 행복해졌으면 하는게 작은 바램입니다.

내 맘대로 말해보는 올 한해와 인기검색어

2010년이 다 갔습니다.

사실 해의 경계를 넘어서 나이를 먹는다는게 실질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겠지만…
어쨌든 우리네 사는 세상에서 이것을 규칙으로 삼고 내가 너를, 니가 나를 얼마나 숙성된 사람이냐?
하고 말해주는 그 선을 또 하나 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식으로 하루를 정리해야 될까?’ 하던 중 우연히 인기검색어 결산을 보게되었습니다.

2010년 네이버 인기검색어 결산

그런데 1위 토익을 보니가슴이 아프네요. 물론 사회초년생으로서 누구보다 빠르게 세상에 적응해나가기 위한 선택이라고는 해도 씁쓸한 맛이 입에서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여러 경험을 하기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게 안전하다고 생각되기도 하기 때문에 답답할 따름입니다.

6위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요.
저는 양심상 못하겠습니다. 그냥 밤새워서 혼자 하고 말지요.

2위, 3위는 정말 뜻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2010년 한해의 반. 거기 조금 더한 기간동안 군인으로 있었고 남은 2010년을 사회에서 지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남자의 세 종류를 민간인 / 군인 / 외계인으로 정의하기도 하는데…
역시 20대 초중반의 남성에게 군문제는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나봅니다.

5위는 알바인데… 저 역시 방학이기도 하고 시간을 잡아먹던 일들을 근래에 해치웠기 때문에 빨리 알바를 구해봐야겠네요.

2010년 다음 키워드 결산

다른 포털을 살펴봅니다.
올 한해는 북한과의 마찰이 심했습니다. 그 와중에 목숨을 잃은 분들께 글로나마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을 보는 제 시선은 사뭇 진지합니다. 천안함 사건이 터질당시만 해도 군복을 입고 있어서 그 무거운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지금도 전방에서 춥게 나라를 지키고 있을 군 장병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군에 가기전과 다녀와서의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미국이 얼마나 강한 나라인지, 우리나라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는 이 평화가 사실은 얼마나 서실퍼런 날 위에 서 있는 것인지 알았다고나 할까요?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제대로 된 소식을 듣지 못하고 주위에서 연평도가 미사일을 맞았다고만 들어서 ‘진짜 전쟁이 났구나!’ 하고 깜짝 놀랬다니까요…
주의에 있던 예비군들 역시 바짝 긴장했었더랬죠…
무거운 얘기는 뒤로하고…

6월에는 월드컵이 있었네요. 4년에 한번 있는 월드컵!!!!!
거리 응원 나가는게 소원이었는데.. 한번도 못나갔어요. 게다가 나이지리아전은 보지도 못했지요. 군대를 한달만 더 빨리갈껄!
그래도 주위의 동료들과 응원하면서 보는 축구의 맛은 또 다르더군요 ^^

8월에는 시내버스 폭발이 있었네요. 왜 저 뉴스가 제게 기억에 남느냐 하면 제 거주지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이에요.
저 폭발한 버스도 몇 번 탔었습니다. 제 주위에서 저런 사건이 터지고 나면 ‘멍~’해지면서 동시에 세상 참 무섭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런건 자기 자신의 노력이나 의지로 관철해 나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말이지요.
10월은 슈퍼스타k가 뽑혀있네요.
참 많이도 봤었죠. 슈퍼스타 K. 전역하고는 안봤는데… 노래 잘하는 사람들 참 부럽더라고요.

사실 위에서 말했던 이슈들은 그저 저를 둘러싸고 있던 세상에 벌어졌던 일이고, 진짜 제 자신에게 중요한 일들은 따로 있겠지요. 훨씬 사소하지만 더더욱 중요한 일들. 사실 따지고 보면 너무나 많습니다. 2010년 1월 1일 아침부터 하나하나 따져보아야지만 제대로 된 분별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한 해 동안 만났던 인연. 하루하루 살아왔던 날들. 어제는 그것을 위해 살았고, 오늘은 또 다른 목표를 가슴에 담고 살고, 또 내일은…

그렇게 하루하루가 모이고 한 해가 지나갑니다. 몇 시간 안남은 2010년의 마지막 날에 괜시리 혼자 숙연해지고 있는 저입니다. 그래도 저 나름대로 하루하루를 바둥바둥대면서 할 수있는 모든 것들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후회는 안하렵니다. 두려움때문에 차마 하지 못했던 일들은 절대로 잊지 않고 다음 기회가 찾아올 때는 행해야겠지요.

패밀리 게임기(호환기) &게임팩

예전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영상을 찾았다.
때는 2010년 10월.
(이 글은 2013.09.04 일에 작성하지만 발행일자는 예전 블로그 포스팅 일자를 따릅니다.)

군대 전역을 하고 내 방을 깔끔하게 정리하겠다며 벽장을 뒤지던 중 초등학교 때 가지고 놀던 패밀리 게임기(호환 제품)와 게임팩을 우연히 찾게되었다.

패밀리 호환기
패밀리 팩

나는 당시까지만해도 추억이 깃든 물건들은 어떻게든 버리지 않고 모아놓고 있었는데. 먼지가 켜켜이 쌓이고 방을 비좁게 만들어도 평생을 고이고이 간직하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 ‘과거를 예쁘게 손에 쥐고 있기보다는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생산성을 높여 더 가치있는 미래를 만들자!’ 라며 그동안 모아놓았던 것들을 대거 처분하기 시작했다.

신형 훼밀리 배트맨 2 (패밀리 호환기)

나는 게임기를 판매하기 위해서 블로그에 제품사진과 영상을 올려 포스팅했다. 그리고는 검색을 통해 오래된 게임 기기의 중고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루리웹이라는 사이트를 찾아 중고판매글을 올렸다. 너무 오래된 골동품이라는 생각에 ‘판매가 되긴 할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당일에 두 분이나 연락을 주셨다. 사실 내게 이 물건들은 금전적 가치보다 추억이라는 가치가 있었고, 이미 판매하기로 결정한 터라  구매하신 분이 사기로 한 갯수 이상의 게임팩을 더 얹어서 택배를 보내는 것으로 거래를 마쳤다.

아래는 당시에 함께 첨부했던 짤막한 실행 영상이다.
패밀리 게임기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게임팩이 잘 실행이 되지 않아 먼지를 불어내느라 고생을 좀 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에 엄마와 함께 도깨비 시장에 가서 비싼 가격에 구매했던 스트리트파이터3이다.
배경음악만 들어도 어린 시절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ㅎㅎ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친구 한명과 잠시 교환했던 게임팩인데 건담이 등장하는 턴제 게임이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내가 빌려졌던 게임팩이 더 좋은 것이라 나중에 다시 교환해 돌려받으려 했는데 그 녀석이 그만 내 게임팩을 들고 전학을 가버렸다. 앜ㅋㅋㅋ

농구게임이다. 나름 친구들과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다.

패밀리 게임 스크린샷

이외에도 패밀리 게임기에 관련된 추억들이 정말 많이 있다.
어린 시절 제일 친한 친구였던 “환영”이라는 친구집으로 놀러 가 매일 닌자거북이 게임을 했던 기억도 나고, 151가지 게임팩을 내가 다른 게임팩으로 바꿔버려 누나가 날 미워했던 일도 생각이 난다. 특히 저 친구는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알았던 동네 친구인데 연락이 닿지 않게 되어 나이들어서도 몇번을 SNS를 통해 찾아봤지만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러고 보니 저 영상속의 Tv도 이미 거실에서 사라지고 벽걸이 Tv로 바뀌어버렸다.

이런 식으로 추억이 또 한층 쌓여가는 것 같다.

율동공원에서 번지점프를 하다

율동공원에 다녀왔다.
사실은 친구 녀석에게

“겨울되면 번지점프나 한번 해보자.”

라고 했던 것이

“내일 당장 가.”

라는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율동공원 번지점프대

그래서 서울 근교의 번지점프장을 찾아보니, 율동공원이 가깝고 저렴하다기에 방문하게 되었다.
율동공원은 서현역에서 내려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금방 갈 수 있다.
서현역에서 택시를 타고 가니 요금이 3,000원도 나오지 않았다. 기본요금 + 몇 백원이면 율동공원까지 갈 수 있어 2인 이상시 버스보다는 택시를 추천한다.
참고로 서현역에서 내린 뒤 건너편에서 타야한다.

율동공원 풍경
율동공원 풍경

율동공원에 들어가 번지점프대를 찾던와중에 오리도 만날 수 있었다.
군 시절에 고라니나 멧돼지도 많이 봤지만 사회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전화예약도 받지 않고 10시부터 현장예약만 받기 때문에 9시 반쯤에 도착한 우리는 30분을 마냥 기다려야 했다.
평소에는 말이 많은 우리지만 이상하게도 말수가 적어졌다.

율동공원 번지점프대
아래에서 올려다 본 번지점프대

그렇게 친구가 당일의 첫번째, 내가 두번째로 번지점프에 도전했다.
뛰어내리기 전에 무서워서 발이 안떨어질까 걱정했지만 0.1초의 고민할 틈도 없이 카운터를 해주셔서 바로 뛰어내렸다.

번지점프에 성공하게 되면 인증카드도 주니 잘 챙겨놨다가 주변사람들에게 자랑을 하도록 하자.

참고로 율동공원 번지점프의 가격은 25,000원이며 높이는 45m이다.

올리브 키터리지 – 인생 엿보기

※ 이 글은 올리브 키터리지를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책을 읽었다는 전제하에 적힌 글이다. 사실 과제로 적었던 글이기는 하나 당시에 내 생각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적었기 때문에 다시 블로그로 옮긴다. 그래도 역시나.. 과제 제출이 목적이었던지라.. 너무 무겁고 좀 길다. 결국 나만을 위한 기록이다.

(당시에 함께 과제로 했던 ‘까르마조프의 형제들’과 ‘월든’의 감상문도 역시 단지 과제라고만 생각하고 적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시 읽어보고 싶지만.. 폐기처분한 것 같다.. ㅠ 지금은 당시 교수님이 학교를 떠나셨기 때문에 감상문이 잘못된 경로로 쓰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었습니다.
실은 급하게 책을 읽어야 해서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도서관에까지 다녀왔습니다. 책은 평소에도 틈틈이 읽다보니 읽고 싶거나, 필요가 있는 책들을 항상 구입하기엔 나름 부담이 되서 빌려서 많이 읽는 편이랍니다.

뭐, 덕분에 조금은 떨어진 ( 걸어서 30~40분 ), 이사오기전에 예전에 살던 , 동네까지 천천히 걸어서 다녀와 봤습니다. 이런 것도 조금 운치 있네요. 표지에는 당당하게 ‘2009 퓰리처상 수상’이라고 적혀있네요.

퓰리처상이라… 뭐 사실 책도 본인 기호에 맞는게 있다고 믿는 편이라 이런 상의 권위는 잘 믿지 않습니다.
책을 봤습니다. 딱 첫 페이지를 읽어나가면서 느낀 기분은 여성스럽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온화하고 부드럽다고 할 수 있겠네요. ‘헨리 키터리지’라는 캐릭터의 색깔이 초반부에 베어나와서 그런 느낌을 받은 듯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엥? 제목을 잘못봤나….. ‘올리브 키터리지’는 남편 ‘헨리 키터리지’에게 짜증스러운 말만 간헐적으로 툭툭 던지기만 할 뿐 전면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계속 한 챕터 챕터를 읽어나가면서 올리브와 그녀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소설을 채워나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사건의 주변이나 사람들의 기억속에 등장하는 올리브를 찾게 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서 그 내용은 어느 한 부분도 언급하기가 꺼려지네요. 왜냐하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올리브’라는 사람의 인생 한번을 경험한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어려서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생각나는 책이었답니다.


내가 만약에 올리브 키터리지라면?
만약 백설공주가 사과를 끔찍하게 싫어했다면?
제우스가 애처가였다면?

이런식으로 생각해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어렸을 적에 역사적 사실이나 이야기의 맥락을 살짝 바꿔 놓고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상상해보는 놀이를 즐겼었다. 이 놀이는 항상 흥미로웠고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대게는 생각지도 못했던 작은 변화로 인해 기존의 이야기가 조금씩 계속해서 틀어지더니 결국에는 180도 뒤집혀버리는 식이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무언가에 대해서 새로운 발상을 가지거나 다른 시선을 던져보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때문에 내가 올리브 키터리지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기대되는 작업이었다.

소설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올리브의 어린 시절과 젊은 날은 어땠을까? 그 하루 하루의 사건, 사고들이 모여 우리가 알고 있는 올리브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고민해봐도 내가 그녀로써 자랐다면 나는 그녀와 다른 방향으로 성장했을 것만 같다. 그녀의 날카로운 성격과 의사표현 그리고 격렬한 감정 변화는 나와는 조금 다르다. 그녀가 나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다만 나는 날카롭고 공격적인 성향은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이런 면이 여과없이 드러난다. 발랄하게 욕지거리를 하기도 하고 타인의 맘에 상처를 줄 만한 비판도 썩 잘한다. 물론 이것은 세상과 교류하는 그녀의 성향. 즉, 방식일 뿐이다. 키가 크고 아이들이 무서워하던 수학 교사인 그녀는 실상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크로스비에서 32년 동안이나 교직 생활을 해온 탓에 지금은 훌쩍 성장해버린 마을의 많은 제자들. 즉, 젊은 어른들이 그녀에게는 나이든 아이들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 그녀를 보는 제자들의 시선과 그녀가 그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 그녀가 심성이 고운 사람이라는 걸 부인 할 수 없다.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끔찍한 기억을 피해 마을을 떠난 케빈과 우연히 만나 가식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이나, 거식증에 걸린 한 소녀의 빼빼 마른 몸을 보고 눈물을 훔치는 그녀의 모습에서 교육자로서나 한 인간으로서 애정이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진다. 올리브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생각만큼 약하지 않다고, 나이가 들어서 병으로 쓰러지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다. 하지만 남편인 헨리와 아들인 크리스토퍼에게만은 조금 더 친절하고 솔직한 태도를 가질 순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남편인 헨리와 아들 크리스토퍼는 그녀에게 확실히 특별한 존재들이 아닌가? 훗날 헨리가 이렇게 말한다. “결혼하고 수십 년을 같이 사는 동안, 당신은 한 번도 사과를 한 적이 없는 거 같아. 무슨 일에도.” 이 순간에도 올리브는 민망했는지 헨리를 쏘아 붙인다. 물론 헨리는 올리브의 성격을 알고 있고 그러한 부분도 함께 사랑했을지 모르지만 아들 크리스토퍼는 그렇지 못했다. 크리스토퍼는 우울증에 시달렸을 정도로 괴로움에 시달렸다. 올리브에게는 아버지가 갑작스레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열병처럼 남 모르게 사랑을 나눴던 짐 오케이시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일. 거기에 올리브 자신의 격한 감정 변화가 더해졌다. 때문에 사랑하는 크리스토퍼를 본의 아니게 괴롭히게 됐던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크리스토퍼가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 그 때에 올리브는 아들이 아닌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봤어야 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행동으로서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만 했다.

마흔 넷의 올리브는 동료 교사인 짐 오케이시와 사랑에 빠졌다. 헨리를 버리고 함께 도망치자고 하면 그리 하겠냐의 짐의 물음에 올리브는 “응” 이라고 대답 할 뿐이었다. 그 둘의 대화 속에 그녀가 짐을 사랑한다는 진실성은 엿보이지만 사실 얼마나 진지한 대답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가 실제로 그녀에게 도망치자는 제안을 했다면, 올리브는 역시 사랑하는 헨리와 그와 그녀 사이의 아들 크리스토퍼를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짐과 올리브는 사이에는 단 한번의 키스나 신체적 접촉도 없었다. 또한 후에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나서 올리브는 헨리 같이 충실한 친구를 떠나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위의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짐이 사고로 죽지 않았더라도 올리브는 이 일을 마음으로 진통하고 마는 슬픈 기억으로 끝냈을 것 같다. 사실 남편 헨리에게도 마음에만 깊이 담아둔 사랑이 있다. 헨리와 같은 이름의 남편을 잃은 미망인 데니즈. 데니즈는 올리브와는 대조적으로 굉장히 여성스러운 인물이며 헨리가 젊은 시절 운영했던 약국에서 함께 일했던 사이이다. 서로간에 사랑하는 헨리와 데니즈, 올리브와 짐. 여기에서 두 남녀가 사랑해서 가정이라는 결속을 이뤄야만 하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오히려 부조리 한 것은 아닌가 하고 의문이 들었다. 실은 소설의 이 부분에 대해서 가장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다. 소설에서 여러 커플들을 통해 계속적으로 환기시키는 소재이기도 하다. 불륜 혹은 로멘스. 올리브는 짐에 관한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헨리가 아무 것도 모르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올리브가 짐이 사고로 죽은 뒤 몇 날 며칠을 슬퍼했고 과도하리만큼 오열했을때 헨리는 그러한 사실을 깨달았다. 심지어는 아들 크리스토퍼 조차도 어렴풋한 의중을 가지고 있었다. 헨리는 자신의 사랑을 마음속으로만 묻었고, 그녀의 사랑도 묻었다. 가정을 가진 사람에게 새로 나타난 사랑. 이런 생물학적인 불 같은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쿨리지 효과라는 말이 있다. 남성이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서 성적으로 끌리는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 남성들은 다른 외적 요인들이 아니라 그저 새로운 개인이라는 의미에서 끌리는 것이라고 한다. 비단 정도의 차이일 뿐 남성뿐만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 내 생각을 결론적으로 적어보자면 ‘진지하게 서로를 사랑했었고 충분히 결혼이라는 제도를 숙고해본 소양이 있는 성인이라면 스쳐 지나가는 사랑에 대해 가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된다.’ 결국 욕망과 순간적인 감정에만 치우친 사랑이 아니라 진실된 의미의 사랑은 믿음과 노력, 추억으로 숭고하게 연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순 아홉 올리브의 6월은 힘든 달이었다. 병원에서 만난 총기강도에 의해 키터리지 부부는 화장실에서 손이 꽁꽁 묶인 체로 끔찍한 경험을 했다. 총부리가 자신의 머리 앞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그에게, 그는 다시 그녀에게로 서로의 가슴 깊은 곳에 상처를 내는 비수 같은 말들을 내 뿜었기 때문이다. 올리브는 신실한 기독교인인 남편에 대해서 비방하며 물어 뜯었고, 헨리는 아들이 떠난 것은 그녀가 아들의 인생을 접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부부가 서로의 마음 속에 남긴 상처는 큰 흉터로 남게 되었다. 왜 조금 더 마음에 여유를 가지지 못했을까? 상황이 너무도 그들을 깊이 조여와 생각의 속도보다도 내뱉는 말의 속도가 빨랐던 것 같다. 나는 온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고 죽음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모습이라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올리브였다면 죽게 될 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평생을 같이했던 배우자에게 더욱 아름다운 말들을 해줬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오래된 영화가 되어버린 ‘타이타닉’ (글 작성 당시 2010년 후반에는 오래되었으나 지금 2012년 전반기에는 3D로 재출시되었다.) 에서 배가 침몰하는 가운데 서로를 껴안고 있던 노부부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오버랩 되는 순간이었다.

헨리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던 날. 크리스토퍼는 남편과 손수 만들어 가꾸어 놓은 아름다운 집을 버리고 이미 캘리포니아로 떠나버린 뒤였다. 올리브는 혼자가 되었다. 헨리는 앞도 보지 못하고 말도 못하게 되어 버렸다. 때문에 그녀는 사랑스럽게 키운 아들이 왜 자신을 미워하게 되었는지 더욱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그녀의 생각대로 크리스토퍼의 전 부인 수잔 때문도, 아들을 도와주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 때문도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잘못은 그녀에게 있었고 서로의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그녀가 망쳐버렸다.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녀가 나빴다기보다는 조금 괴팍했고 상황이 좋지 않았다. 자신은 사랑으로써 한 행동이 크리스토퍼에게는 견디기 힘들고 괴로웠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어야만 했다. 남일 같지 않게 요즘에는 빠르게 변해가는 가치관의 차이 때문인지 그저 환경이나 상황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부숴져 버린 가정이 참 많이 있다.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다만 사람들이 너무나 바쁘고 힘들어서 조금 소홀해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방법은 그저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피는 물보다도 진하지만 우리 몸에 흐르는 것 중에 가장 진한 것은 땀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서로 보듬어 가다 보면 언젠가 서로의 마음을 다시 열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크리스토퍼도 올리브도 아직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여러 가지 장애물로 서로가 불편할 뿐인 것이다.

시간이 흘러 결국 올리브의 소중한 친구이자 선량한 남편. 헨리도 세상을 떠났다. 올리브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자리가 필요했다. 그 자리에 놓여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자리.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도 해보았지만 다들 허사로 느껴졌을 뿐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잭커니슨. 올리브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도움을 준 공화당을 지지하는 재수없는 노인이다. 그는 아내를 잃었다. 레즈비언의 딸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 비슷한 상처와 비슷한 지옥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필연적으로 서로의 곁에서 자기의 자리를 발견했다. 올리브 말대로 예전이라면 결코 서로를 선택하지 않았을 두 사람이 말이다. 내가 나이가 들어 올리브의 나이가 되면 내 노년의 위로를 어디에서 받을 수 있을까? 전혀 모르겠다. 안다고 이것 저것 말한다 해도 실은 거짓말일 것이다. 내게는 아직 잃어버릴 동반자도 자식도 없을뿐더러 달려온 길보다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길어 보인다. 다만 언젠가는 헤어지게 될 부모님을 생각하면 그 때의 기분이 노년의 상실감과 비슷할까? 그리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이 약해져만 가는 신체적인 한계를 느끼게 되면 이제는 내려갈 때라는 걸 인정 할 수 있을까? 답은 없어도 언젠가 그 날이 오리라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솔직히말해 내가 올리브가 되어서 생각해보는 과정은 그냥 다른 인물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호응하는 것보다도 그녀의 삶에서 배운다고 말하는 게 맞는 표현인 듯 하다. 삶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만만치 않고 높은 벽들 투성임에도 꿋꿋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사람들과 소설 속 올리브를 보면 사람이란, 인생이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눈뜬 자들의 도시

읽은 지 꽤 지난 책입니다.
관련해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부대에 있을 때 먼저 읽어봤어요. 읽을 만한 책이 별로 없어서 찾다가보니 영화 제목으로 봤던 책이 있더라고요. 냉큼 집어들었죠. 덕분에 굉장한 책을 읽었다는 느낌입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나중에 영화를 구해서 보고 나서 함께 포스팅 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엥??!? 패러디물인가…?’
그런데 JOSE’ SARAMAGO가 당당히 찍혀 있는게 아닙니까? 아… 속편이구나.

눈먼 자들의 도시에 있던 사람들이 눈을 떴습니다. 말 그대로 눈뜬 자들의 도시입니다.
저는 눈이 멀었던 사람들이 그 사건에서 잃게 된 것들과 얻은 교훈들. 거기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한 얘기라고 혼자 상상했습니다.
예. 아닙니다.  (-.ㅡ  )
이번에는 이 도시 사람들이 무효표를 마구 마구 던집니다. 차라리 투표를 안하면 좋으련만 사상초유의 무효표 때문에 사단이 벌어집니다. 정치 권력의 힘과 그에 따라 개인이 얼마나 무력하게 언론과 정치사회에의한 실명을 하게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작의 주인공도 등장합니다.
주제사라마구의 책을 읽고나면 가슴이 탁 하고 막히는 기분이 드네요. 아…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 맹목적으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 시대에,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 꿈꾸던 것과는 달리 돈도 많이 벌며 편안하게 살아가는 남자와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들도 열여덟 살 때는 단지 유행의 빛나는 횃불이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부모가 지탱하는 체제를 타도하고 그것을 끝내 우애에 기초한 낙원으로 바꾸어놓겠다고 결심한 대담한 혁명가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온건한 보수주의 가운데 어느 것 하나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었다. 따라서 그들이 과거 혁명에 애착을 갖던 것처럼 지금 애착을 갖고 있는 그 신념과 관행들은 시간이 흐르면 가장 외설적이고 반동적인 종류의 순수한 자기중심주의로 변해갈 것이다. 예의를 약간 걷어내고 말을 하자면, 이런 남자와 이런 여자들은 자신의 인생이라는 거울 앞에 서서 매일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라는 가래로 과거의 자기 모습이라는 얼굴에 침을 뱉고 있다.

유일하게 계속 기억에 남는 문구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온건한 보수주의 가운데 어느 것 하나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었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고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몸을 덥히고 근육을 풀어서 세상의 부조리에 익숙해 지는 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군대 시절에 읽었던 소중한 책들

남자들에게 군대 시절 이야기란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군대 + 축구 얘기라면 왠만한 술 안주도 저리가라죠.
누군가 얘기하기를 군 시절에는 감수성이 풍부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와 격리되어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친구와 군대 얘기를 하다보니 군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군 시절에 읽었던 소중한 책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소위 말하는 ‘짬’이 안될때는 밤에 책 한권 숨겨놓고 침낭속에 등 하나를 켠 채로 책을 읽기도 했었는데요…
제가 군 시절 중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그래도 계속가라”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위의 두 권의 책은 군 생활을 견디는데 정말 도움이 됐었죠.
지금도 가끔은 “Keep Going”이라고 외치면서 하루를 살아간답니다. ^^

지렁이 구원기

오늘은 아침에 씻다보니 욕실에 실오라기 마냥 보이는 생명체가 보이더군요…

가끔씩 출몰하는데 어떻게 생겨 먹은 건지 영양분도 없는 땅에서 뿌리를 내린 강인한 원시 생명체를 바라보는 제 눈길은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평소에는 ‘너와 나의 운명은 어긋났다.’,’우리는 함께 갈 수 없는 종의 차이가 있으니 날 원망하지마라.’ 라고 생각하며 저 하수구 너머로 승천 시켜줬을 터인데…

갑자기 살려주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앞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 물을 잔뜩 주고 거기에다가 새 터를 마련해 주고 왔답니다.

이제 나도 베스트 드라이버??

오늘은 주말을 맞이하여 운전연습을 했습니다.
아니?
운전연습이라 하면 면허를 취득한다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은데, 저는 실전적인 연습이었습니다.
일종의 ‘장롱면허 탈출기’이지요.
면허를 따놓고 군대에 다녀오니 근 2년을 조금 더 지났네요. 핸들을 잡은지가;; 쩝…
이럴 줄 알았으면 운전병으로 가서 친구들 처럼 운전 실력이라도 키워놓을 껄 하고 푸념이나 하게 됩니다.
그렇게 했다면 못해도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 처럼 폭풍 U턴을 시전할 텐데 말이죠??!?

어찌됐건 오늘은 부모님께서 운전 연습이나 시켜준시다며 꼬깃 꼬깃 구겨진 차림새와 얼굴로 집 앞에서 저 천호대교까지 살짝쿵 운전을 하다가 왔답니다.
‘초보운전’딱지를 붙이고 긴장된 맘으로 핸들을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우선 동네 주위의 도로를 몇바퀴 돌았는데……..
이것 참.. 암만 제가 운전을 못해도 그렇지.

예. 저는 FM운전자였던 것입니다. 우회전시 딱 서서 옆차 확인! 쏴샥. ‘이상없군 ㄱㄱ~’
빵! 빵! 빵! 빵!
‘허… 참 -.ㅡ^;;;’

그리고 부모님께서 큰 도로로 나가자고 하셔서 나가는데.. 이건.. 택시들은 제게 너무 가혹하더군요.. ‘곤파스’를 의심케 하는 폭풍 차선변경은 물론이고 인도쪽에 손님이 있으니까 말도 안되는 곳에서 딱 멈추기도 하더군요…
방어운전이란게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아무 사고도 없이 오늘 약 1시간반( 08:00 ~ 09:30 )에 걸친 운전을 끝냈다는 거지요.
사실 한번 넋 놓고 옆에 신경을 제대로 못쓰다가 생채기 날뻔했습니다. 후후훗^
마지막으로 집 앞에 와서 아버지께서 주차연습까지 특강으로 해주셨습니다.
“한 손으로 핸들 돌리고 머리는 밖에 내놓고 보면서 한 번에 넣어!”
하시는데.. 운전을 수십년 하신 아버지에게는 제가 비할 내공이 아니더랍니다…
그래도 기능시험 볼 때 했던 주차는 공식에 대입해서 했었던 제가 처음으로 차와 차 사이에 딱 저희 집 차를 그 중간에 밀어넣었답니다!!

뭐.. 앞으로 한 삼백년 정도만 더 연습하면 미하헬 슈머허아저씨도 부럽지 않을 것 같네요.

키보드 세탁

오늘은 키보드 세탁을 했어요.
키보드 세탁을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생각보다 단순해요. 정말 심플합니다!!

wash the keyboard 1

1. 드라이버 같이 뾰족한 것을 지렛대처럼 이용해 키보드의 키를 뺍니다. 물론 사진을 찍어놓으시던지 자판을 인쇄해놓으시던지 해야지 다시 조립할 때 헤매지 않습니다…
키보드 자판이 머리 속에 있으신 분은 상관없습니다 ^^

wash the keyboard 2

  1. 정말 더럽네요… 저는 압축공기로 다 날려버렸습니다.

wash the keyboard 3

  1. 뽑아낸 자판은 세제로 깨끗히 닦아줍니다.
    꾸정물을 몇 번이나 갈아줬는지 모르겠습니다.

※ 키보드 자판은 세탁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말리는게 중요하답니다.
햇볕 좋은 곳에서 꼼꼼히 말린 뒤 다시 조립해서 깨끗한 키보드 사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