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0

하늘은 물 탄 먹색이었다.
검은색으로 차려 입는 것이 예의라지만 객이란 그저 고마운 것이라 들었다.
그래서 하늘도 좀 바삐 왔나 했다.

순간, 정말 바삐왔는지 하얀 눈발이 날리는 듯 했다.
벚꽃잎이 검은 구두의 광택을 휘감아 가리어 객을 조신케 했다.
꽃이던 눈이던 생이건 무슨 상관이냐는 듯.
그저 떨어져 날렸다.

죽기는 쉽고, 살기는 어렵다던 말은 오만임을 배웠다.
죽기 또한 생각보다 어려워 죽은 자와 산 자 모두 죽도록 울었다한다.

‘산 자는 죽은 자를 마음에 묻어, 맘의 깊이가 결국 알 수 없는 바닥까지 닿겠구나’했다.
어른의 여유란 실은 깊은 슬픔이었구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