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두메이트 (Todo Mate)

투두메이트(todo mate)런닝메이트처럼 서로 서로 보듬어가면서 할 일을 하는 앱이다.
‘SNS + 할일 관리’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칭찬 이외의 별도 교류가 불가능해서 말그대로 Todo를 ‘했다 안했다, 너 화이팅!’에 집중한 앱이다.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총평을 먼저 하자면 Todo기능은 미흡하지만 실천력에 관해서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일주일만 사용해보려고 하다가 3주째 사용하고 있다.
할일을 관리하는 부분은 부족함이 있지만, 누군가 내가 오늘 하루를 잘 살아냈는지 본다는 그 자체가 하지 않을 일을 하나라도 더 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작심삼일을 작심사일로 늘려준다고나 할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 다른 Todo 프로그램들과 좀 더 병행해 사용해볼 생각이다.

과 앱(앱스토어, 구글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고, 위젯은 할일 목록 하나만 가능하다(안드로이드, 21.08.25 기준)

Todo Mate 안드로이드 위젯

기능은 날짜를 지정하지 않은 Inbox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보관함카테고리화, 별도의 시간 알림캘린더뷰이다. 각 카테고리는 팔로워에게만 공개/나만 보기가 선택가능하다. 간편 입력에 할일을 적어두면 해당 요일에 +버튼만 눌러 추가가 가능해서 습관 트래커로 쓰기에 좋은 것 같다.

카테고리 형태의 Todo Mate Inbox (날짜를 지정하지 않은 할 일을 보관할 수 있다)

그리고 핵심 기능인 다른 사람이 완료한 일을 아이콘으로 칭찬하기가 있다.
노출을 허용한 사람의 Todo를 살펴보고 팔로우 및 반응을 할 수 있으나 별도의 다른 교류는 불가능하다. 캘린더뷰에서는 이달에 Todo를 완료한 갯수와 다른 사람이 반응을 해줄 때마다 쌓이는 하트 갯수가 표시된다.
성실한 분을 찾으면 자극도 되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나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Todo Mate 캘린더 뷰. 완료된 일을 다른 사람이 반응해주면 아이콘으로 나타난다. 이 달에 완료한 일의 갯수와 반응 갯수를 볼 수 있어서 할 일을 하기 위한 목적 의식을 고취해준다.

안타까운 점은 각 Todo에 세부내역을 따로 적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할일을 하다가 따라오는 추가 세부내역을 적으려면 Todo를 늘려 적는 수 밖에 없어서 그날 그날 변동을 주면서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적기에 불편하다.
별도의 검색이나 태그 기능도 부재하여 역시 습관 혹은 일상의 루틴을 만드는데 트래커로의 이용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반면 습관 및 루틴 트래커로 사용한다면 의외의 장점이 있는데, 기존의 Todo 프로그램을 사용할 시 나는 완료한 일들을 삭제하고 나중에 검토해야 할 사항은 노트로 옮겨서 사용해 왔다. 검색에 완료된 일들이 같이 노출되면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적을 한정시켜놓고 Todo에 체크를 하다보니 이 날 내가 이만큼 했구나하는 뿌듯함이 남았다.

나의 경우는 앞으로도 습관 트래커로 사용해볼 예정인데 간편 입력이 요일 단위로밖에 설정이 안되서(달이나 년단위가 안됨) 그 부분이 티끌만큼 아쉽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혹은 같은 목적이나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좀 더 사용해보니 의외로 메이트라는 것에서 오는 단점도 있었다.
1 . 투두메이트가 낙오를 하면 나 역시 의욕이 떨어진다.
서로 밀고 당겨야 할 존재가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이렇게 되어버리니 작은 스크레치일지언정 남는다.
2. 투두메이트를 칭찬하고 사라진 투두메이트를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일이 될 수 있다. 시간의 투자가 필요한 이 행위가 더 깊은 유대로 발전하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상 교류가 시스템의 천장에 막혀있어 로봇 식물에 물을 주고 햇볕을 쬐주는 기분이 들었다.

두번째 이유로 정확히 한달을 사용하고 일단 사용을 중지했다. 칭찬을 해주고 칭찬을 받는 품앗이시스템이 SNS가 처음 나왔을 때 맞팔을 모으고 서로 무의미한 좋아요와 댓글을 남발하던 의미없던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건 내게 국한된 경험이고, 좋은 투두메이트를 찾아내고 그걸 유지하는게 가능하다면 여전히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인양품 문서 파쇄기

군에서 제대한 이후로 이름이나 전화번호등의 개인정보가 보이는 문서는 잘게 잘라 버리는게 습관이 되었다. 한동안은 직접 가위로 자르다가 5년전쯤인가 무인양품에서 우연히 수동 파쇄기(세절기)를 발견해 구입해서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오랫동안 문제없이 잘 쓰고 있어서 한번은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다이소에서 파는 제품은 아래에 통이 달려있던데 그렇게 공간을 차지하는 것보다는 이런 제품이 더 작고 깔끔해 좋은 것 같다.

무인양품 문서 파쇄기 우측을 돌려 파쇄한다.

최근에는 택배를 이용하는 일이 점점 더 잦아져서 앞으로도 잘 이용할 생각이다.

도서 구독 서비스 정리


구독형 서비스는 의외로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많이 즐기지 않게되더라.

영화&드라마, 책, 게임, 공연등 즐길 거리들이 다양해진 것이 일차적인 이유이며 개인적으로 그것들을 꼭 한 가지만 계속적으로 즐기지 않는다.

구독서비스는 시간을 따로 내어 한 작품을 정주할 목적이라면 한달 정도 선택적으로 구독하는 편이 좋겠다.
구독서비스 기간이 한달이 아닌 1~2주라면 더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는 책의 종류가 너무 적어서 미리 볼 것들을 확인하고 구독하기를 바란다. 서초구 전자도서관만도 못 함. (구독전에는 목록을 볼 수 없느니 독서 커뮤니티에 질문하거나 1개월 무료 체험을 사용해보길 추천한다.)
만화 또는 잡지는 밀리의 서재에 비해 리디가 가지는 장점이다. (2018.09.28 기준 리디셀렉트는 김용의 무협 만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다.)

반면 밀리의 서재는 사람이 직접 요약해서 친근하게 읽어주는 리딩북이 킬러콘텐츠.
추후 밀리의 서재를 다시 구독하게 된다면 순전히 이것 때문일 것 같다.
챗북이라는 실험적인 콘텐츠도 있는데 이건 요약본을 채팅 형식으로 만든 느낌이다.
그외에 도슨트북이나 밀리 오리지널 콘텐츠 등도 보이는데 좀 더 살펴봐야 알 것 같다.
책들도 리디셀렉트에 비해 다양한 것 같다. 예전에는 도서 검색시 SNS피드같은 화면만 제공해 불편했는데 검색탭이 정돈되었다.
최근에는 PC용 뷰어도 나왔는데, 큰 모니터로 보는 게 은근히 맘에 든다. 하지만 초기라 그런지 종종 오류가 나는 편.
구독이 끝나면 내가 적어놓은 메모 영역에도 접근을 할 수 없는 점은 너무 불합리한 것 같다.
(2021.09)

Yes24의 북클럽은 도서가 굉장히 잘 올라오는 편.
그런데 웹에서는 읽을 수도 없으면서 앱의 수준이 처참하다.(안드로이드만 사용해봄)
처음에는 기기 호환 문제인 줄 알았으나, 이북 외 다른 3개의 기기에서 모두 문제를 보였다. 오류를 뱉어내며 멈추는 건 예사고 유료 서비스이면서 책이 아예 안 열리는 건 심한게 아닌가 싶다. 평가가 좋아지기 전까지 다시 구독할 생각은 없다.
(2019.10.20)

윌라는 한 달 11,900원이며 오디오북과 클래스라는 두 갈래로 나뉘어있다. 클래스는 강의들. 
클래스 메인에 노출되어있는 것들이 유튜브나 팟캐스트등에서 들을 수 있는 해당 연사들의 무료 정취 콘텐츠들의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아쉬웠다. 다만 어학이나 실무 강의도 있으니 미리 자신이 필요한 콘텐츠가 있는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오디오북은 독점 콘텐츠들이 있다. 20년도부터 꾸준히 콘텐츠가 늘어 오디오북 분야에서는 만족스럽다. 다만 텍스트는 제공되지 않아 글로 읽어 넘기고 싶은 부분을 넘기지 못해 아쉽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인지 기존 배속 읽기보다 더 발음이 정확한 Ai 배속 읽기 기능(3배까지)이 생겼다. 원래 책에 있을 도표나 그림을 보지 못하는 부분은 단점이다.
이용시 2인 공유가 가능하고, 기관 요금제를 통해서 구립 도서관등에서 신청하면 한달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찾아보길 바란다. 1달 무료 쿠폰도 유튜버들한테 많이 뿌려서 최초 고객은 해당 쿠폰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2023.06)

네이버의 오디오클립(audio clip)의 오디오북은 요약본이 많고, 그나마 건질만한 자료는 황금가지(이영도)와 민음사의 오디오북이다.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북을 대여하거나 구매하려면 인공지능 도서는 거르고 성우인지 셀럽인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오디오북의 수준이 많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구독제의 타사 서비스에서 즐기는 편이 저렴하고, 셀럽의 오디오북은 나름의 수요가 있지만 해당 인물에게 관심없는 사람이 돈을 지불하기에는 퀄리티가 아쉽다. 오디오클립에서는 성우 오디오북 중에서도 희극적인 연기력이 들어간 작품을 선택한다면 만족스런 소비가 가능하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하루 한 책’ 또는 가끔 무료로 공개되는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2021.04)

교보문고 Sam은 이용한지 오래 지난지라 나중에 다시 체험해보고 리뷰해볼까 함.
추후  팟빵 및 EBS나 유튜브 오디오북도 추가할 예정

내 인생의 책

<가장 사랑하는 책>

아직도 가야할 길 :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때마다 다시 답을 찾기 위해 읽는다. 여유를 가지고 책을 읽다보면 삶을 바라보던 내 오해가 풀리고는 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동물로 남지 않고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읽는다. 그리고 매번 다시 새겨보는 체로키 인디언의 두 마리 늑대 이야기
(요즘에는 늑대가 두 마리가 아니라 그저 머리가 두개인 한 마리 늑대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본능도 보듬어서 함께 가야할 나라는 얘기)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 실천적 방안을 연습하는 것에 주안. 첨언이 많아서 책의 내용을 계속 요약해서 정리.

<종종 다시 읽으면 감동과 경이를 주는 책 – 명상하듯 본다>

코스모스

윌든

어린왕자

탈무드

2018.03.20 수정

뷰티풀라이프

1월 12일. 혜화역 1번, 2번 출구 사이에 있는 샘터파랑새극장에서 뷰티풀라이프를 봤다.
역에서 가까운데다가, 객석과 무대가 가까운 소극장이라 좋았다.

뷰티풀 라이프라는 제목이 왠지 인생 회고를 하는 신파극일 것 같았는데 실제 극의 분위기는 완전 달랐다. 시종일관 웃기고 재미있다.

특히 남편 김춘식역의 조영준씨가 굉장히 유머러스하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봤는데, 가족 연인 상관없이 함께 봐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나는 특히나 외조부모님들이 겹쳐보이는 와중에 밝은 분위기라 더 좋았던 것 같다.
‘살아가면서 인생에는 이런 저런 일들이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라는 기분이라고 할까?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부모님께도 보여드릴 생각이다.

너의 이름은

영화를 보고 리뷰를 봤다.

‘세련된 오그라듬’이라는 글와
‘갈라지는 것들의 파괴력과 이어지는 것들의 치유력.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의 태반은 끝내 연결하려는 안간힘에서 온다.’라는 이동진 평론가의 글이 나란히 위치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두 글 모두에게 공감하고 말았다.
정확히 꼬집어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본 특유의 감성에 위화감을 느꼈다. 그런 와중에 왜 이 애니메이션이 우리의 심장을 때리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이동진 평론가와 평소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지라 자주 참고하지는 않는데 ‘끝내 연결하려는 안간힘’라는 표현만큼 정확하게 이 감동을 설명할 수 있을까 싶다.

우리의 곁에 있던 일상이 순식간에 부서지는 경험을 해본 사람. 늘 우리 곁에 있을 것 같던 것들을 빼앗겨 본 경험.
나는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는 감정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인생에서 그 굴곡을 지나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흐르는 물을 손아귀에 쥘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가장 아끼는 것들을 그저 보내줘야 할 때가 있다. 그러기가 너무 싫어서 세상에 떼를 쓰고 기도를 해봐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가진 것들을 다 바꿔준대도 빼앗은 것을 돌려주지 않는다.
돌려 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도무지 인정할 수가 없다.
이건 그에 대한 동화다.

내 인생에 들어있던,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떠올리게 해 준 영화였다.

그 이름을 잊지 않도록 해주세요.

올드위키드송

올드위키드송

1월 10일 20시, 드림아트센터에서 올드위키드송을 보고 왔다.
R석 – 객석1층 L열에서 봤는데 앞 열에 비해 뒷 쪽은 단차가 있어 시야는 괜찮은 편이었다. 앞에 앉은 사람 키가 너무 크지 않다면 별 문제없을 것 같다.

올드위키드송은 런닝타임 140분여의 2인극이다.
2시간 가량을 단 둘이서 무대를 이끌어가려면 꽤나 많은 에너지를 분출시키고 또 고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호성- 강영석 두 배우가 각각 죠세프 마슈칸, 스티븐 호프만 역으로 열연해주셨다.

나는 원래 감상 전에 구체적인 리뷰를 찾아보지 않고 추천만 받는 편이라 올드 위키드 송이라는 제목안에 뮤지컬 위키드의 모티브 숨어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위키드가 그리 흔하게 쓰이는 형용사는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낡고 고풍적인 무대 배경을 보자마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야기는 피아노 연주에 흥미를 잃은 영재 출신의 스티븐 호프만이 죠세프 마슈칸에게 노래를 배우기 위해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건반을 치는 사람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는 다른 교수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는데 스티븐은 이게 퍽이나 못마땅했던 것 같다.
그에 반해 마슈칸은 조금은 방정맞고 푸근한 동네 아저씨의 느낌이었다. 극의 유머포인트도 이 통퉁한 할아버지가 가지고 계신다.

극 초반에 마슈칸 역의 이호성씨가 말을 많이, 또 빠르게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좀 집중이 되지 않았다. 독일어도 종종 섞여있었고 꽤나 벅차 보였기 때문이다. 극 중간에 다시 들어보니 발성이 좋으시던데 일부러 그런 모습을 의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극의 중간 중간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따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생각의 흐름을 되짚어 기록하는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다만 극 중 마슈칸이 스티븐에게 알려준 노래인 <슈만 – 시인의 사랑 中 아름다운 5월에(Im Wunderschoenen Monat Mai)>가 인상깊었다.

https://youtu.be/dVRIXf8zJko

극 후반을 넘어서야 극의 주제 의식이 드러나지만 내게 있어 올드위키드송은 이 노래로 각인될 것 같다.

그리고 노래가 왜 다른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지, 노래는 단지 부르고 듣는 것에 그치지 않는 총제적인 예술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악을 단지 음향장치 속에서 흘러나와 귀로 들어가는 음파로 인식하는 것은 요리를 하지 않고 재료를 씹어 먹는 행위와 같지 않을까.

 

포르나세티 특별전 – FORNASETTI PRACTICAL MADNESS

어제 포르나세티(FORNASETTI) 특별전에 다녀왔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진행중이다.(~2017.03.19)

솔직히 포르나세티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아 최초 개최라고 한다. 팜플렛을 읽어 보니 그는 한마디로 천생 디자이너였던 것 같다.
인생에 걸쳐 만든 수 많은 작품들과 다양한 수집품들이 그렇게 얘기해줬다.

잘 알지도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예쁜 것들이 많았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입장하는 곳에서 알려주는 어플을 깔면 핵심 작품의 오디오 설명도 들을 수 있다. 그러니 이어폰을 준비하시라.

포르나세티
손바닥 안의 얼굴은 이탈리아 오페라 가수 리나 카발리에리라고 한다. 포르나세티는 이 배우의 얼굴을 가지고 장난을 많이쳤다.

포르나세티 테이블 상판
실제로 보면 꽤나 큰 테이블 상판이다. 지금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이다.

포르나세티 장식장
건축가 지오 폰티와 협업했다는 장식장. 사진은 장을 열어놓은 상태다. 닫아놨을 때 중앙의 아치형 디자인이 돋보인다. 갖고싶다.

포르나세티 변기
나는 여기에 똥 못 싸. 아무튼 못 해. 나비 때문에.

포르나세티 의자
저 의자에 그려진 얼굴은 토마스와 친구들에 나오는 캐릭터와 똑 닮았다. 웃겨서 저 얼굴 나올 때마다 다 찍음

포르나세티

포르나세티 자개장
꼭 우리의 자개장 느낌이었다. 너무너무 갖고 싶었다.

포르나세티 이쁜 그림
스카프 디자인이었나? 잘 기억이 안나는데 너무 독보적으로 예쁘다.

포르나세티 환상의 문
전시 공간 사이로 이런 연출도 되어있다. 이리로 지나갈 수 있으면 더 환상적이었을텐데.

포르나세티 자전거
완전 취향 저격이라 시트지로 내 자전거를 튜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너무 귀찮을 것 같아서 10초만에 단념했다.

포르나세티 접시
우주는 걍 좋음 이유없다.

포르나세티 강아지
십자수같기도 하고, 로직같기도 하고. 정제된 매력이 있다. 게다가 강아지다.

포르나세티 토마스
안녕, 토마스

사진은 누르시면 막 막 커집니다.

뮤지컬 더 언더독

창작 뮤지컬 더 언더독, 유기견들의 이야기.
유니플랙스 1관 2층 좌석(지하 3층)에서 감상했다.

버려진 개들의 삶을 통해 이야기한다.
군견, 투견, 애완견, 맹인견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개들이 유기견 보호센터에 모였다.

‘유기견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지. 왜 여기 저기 이렇게 슬픈 존재와 일들이 많을까. 모든 생명들이 고통받지 않길 바라는 건 허황된 꿈일까’

늘 그렇듯 각각의 얘기를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이 엎치락뒤치락 했지만 그 중에서 단연 인상에 남는 것은 살고 싶다고 외치는 넘버였다.

비단 살아 숨쉬는 모든 존재에게 살고 싶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바램만큼 순수하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있을까?
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이유를 품기고 하고, 같이 이유를 가지고 다른 일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는 살고싶다.

넘버에 풍기는 것처럼 비장한 분위기의 뮤지컬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의해 제한된 행복의 권리. 그럼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면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써간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위로를 한다.

네이버 tvcast 더뮤지컬 채널을 통해 초연 하이라이트(12)를 볼 수 있다.

SRT 시승기

SRT를 타고 부산에 다녀왔다.

SRT(Super Rapid Train)는 SR(Supreme Railways)에서 운영하는 수서발 고속 열차로 시속 300km로 달릴 수 있다고 한다.
(2016년 12월 정식 개통 예정이다.)

사실 부산은 이미 3, 4번 가량 여행했었고, ‘음.. 도시군!… 바다군!!’ 정도의 감상을 가지고 있던 터라 따로 여행할 계획은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가족들과 저녁 식사 중 SRT 고객평가단(무료 시승)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되었다.
“부산가서 바람이나 쐬고올까? 아빠, 부산 여행 해봤어?”
“응. 40년 전에?”
“?!??”
그리하여 부산 여행을 가기로 했다. 운이 좋게 원하는 날짜에 티켓을 예약할 수 있었고, 난생 처음 아빠와 둘이 1박2일 여행을 가게됐다.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있는 직업 is 개꿀.

여행 당일.
나름 30분 정도 시간 안배를 두고 집에서 나왔는데 SRT 수서역을 찾지 못해 열차를 타지 못 할 뻔했다.
지하철 수서역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표지판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지하 환승 통로는 정식 개통을 할 때가 되어서야 개방한다고 한다. (02.06자 수서역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어서 확인해보니 지하에 연결된 통로가 있다.)

물어 물어 4번 출구로 나왔는데 수서역이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시민 3~4분께 물어봤는데도 다들 모르겠다고 하셨다. 사실 한 블록만 더 걸으면 큰 역사가 바로 눈 앞에 보이는데 모르는 분들만 만난 걸 보면 내가 운이 참 없었나보다.
참고로 현재는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에서 ‘수서역’이라고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당시에는 지도 어플에도 나오지 않아 고생을 좀 했다.
실은 SRT라고 검색하면 SR의 위치가 검색되는데 이것 때문에 좀 더 헷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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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출발 직전에 겨우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수서에서 부산까지 가는데는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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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은 총 8칸으로 좌석 뒷편에 편의시설 이용 안내 스티커가 붙어있다. 참고로 항공기처럼 앞 쪽이 접이식 테이블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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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의 한 편에는 의자를 기울일 수 있는 버튼과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잭이 있다. 이어폰의 1번 채널은 칸 중앙에 위치한 TV 채널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다른 채널들은 임의의 노래들이 반복되었다. 덕분에 휘성 노래를 질리도록 들었다.
충전을 할 수 있는 케이블도 앉은 좌석의 아래쪽과 앞 좌석의 아래쪽에 하나씩 총 2개가 구비되어 있다.

테스트 운행이라 많은 손님을 받지는 않았는지 객실의 1/3도 차지 않았다.
승무원분들께서는 굉장히 친절하셨는데 내가 특별히 젠틀한 손님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시승 고객을 위한 선물도 하나씩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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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와 쿠키, 물티슈와 가글이 들어있었다.
맛있었다. 맛있었다.

부산까지 가는 구간에 3~4번 정도 정차하는데 나의 목표는 부산뿐이므로 어느 역에 정차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도착해서 맘에 들었다. 지하로 이동하는 구간도 꽤 긴데 숙면을 취하기에도 그만이었다.

참고로 부산역에서 다시 SRT를 탈 때는 KTX 타는 창구를 이용하니 부산역 전광판에서 해당 열차의 승강장을 확인하면 된다.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간만에 부산 바람을 쐴 기회를 준 SRT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