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2.14

어린 시절의 가장 큰 착각은 행복과 밝음에 대한 오해였던 것 같다.

잘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간다면 나는 늘 충만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 아니라 악마들이 알려준 잘못된 판타지였다.

아프지 않고 기쁘기만 한 것에는 의미가 깃들지 못한다. 진실에는 부재가 담기지 않는다.

잘못된 믿음을 쫓으며 진실의 눈을 가리지 않기를.

기록 시스템

로우 데이터를 따로 기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

운동일지, 리뷰등이 많이 쌓이고 나면 기존의 틀에서 원하는 자료만 추출해내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그래서는 기록을 하는 만족감 외의 실제적인 의미가 없다.

시간을 내서 미가공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을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

2018.02.25

믿음보다 겸손이 앞서야

오늘은 모 음식 칼럼을 쓰는 사람이 떡볶이에 관해 평한 것이 논란이 됐다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그에 관해 사람들이 평한 글들을 읽었다.

내 생각은 이렇다.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하고 그에 관해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한 사람은 어떤 스스로의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경주한 노력은 그 의견에 대한 견실한 방패 혹은 믿음이 된다. 그 결론에 이르기 위한 궤적 안에 얄팍한 반론들의 가지는 스스로가 쳐내고 왔음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개인은 세상을 부분적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답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답이라는 깃발을 꽂아봤자 그것은 스스로의 눈에만 비칠 뿐이다.

종종 많은 이들의 공감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의 진위 여부와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대게의 가치 판단에 답은 없다. 다만 믿을 뿐이다.

이것이 나의 의견이다.

튼튼한 성은 견고하게 쌓아올린 기반에 있는 것이지, 마지막에 얹어놓은 화려한 장식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자신이 답을 얻고자 노력한 것이 스스로를 무뢰한으로 만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원노트 활용 – 개인화 노트

일전에 디지털 필기에 관한 글을 통해 Keep(킵)과 Evernote(에버노트), Onenote(원노트)의 쓰임에 대해 간략히 적은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적용했던 활용 방식이 2년이 지난 지금 역시 유효하기 때문에 저는 여전히 같은 방법으로 세 가지 도구를 사용중입니다.
(1차 수집 Keep, 2차 가공 Onenote or Evernote, 3차 저장 Onenote or Evernote, 한 화면 여기저기에 자료를 던져놓고 통합적으로 가공해야 하는 자료는 원노트를 사용하고 텍스트 형식/개별적으로 충분한 자료는 에버노트에 바로 옮깁니다. 에버노트가 원노트보다 가볍고 검색이 강력하므로 자료의 특징에 따라 혼용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최근에 안드로이드 원노트의 동기화가 전보다 빨라져서 만족스럽게 사용중이라, 원노트의 활용법을 공유해보고 싶어 글을 적습니다.

다음은 제 “개인화 노트 – 음식 – 맥주” 중 일부를 찍은 것입니다.

맥주 개인화

새로운 맥주를 마시면 사진을 찍어 해당 노트에 업로드하고 나중에 간략한 감상을 적습니다. 지금이야 그 수가 적지만 이것들이 수 십에서 수 백개 모인다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울 뿐만아니라 값진 자료가 되리라 믿습니다. 저는 이 자료를 2차 가공함으로서 스스로의 취향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맥주에 관한 더 폭 넓은 이해를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 맥주 뿐만 아니라 와인이나 향수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에버노트로도 예전에 시도해봤는데 한 개의 노트에 넣으면 스크롤이 무지막지하게 길어졌고, 각각의 노트에 넣으면 너무 개별적인 자료로 인식되어 쓰임이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인스타그램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공개된 글과 개인적인 글은 미묘한 진실성의 차이가 있다고 여겨서 공개 SNS는 소통의 창구로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기록하는 것들에 대한 원본 소유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SNS를 활용하더라도 1차적인 기록은 개인 클라우드 노트에 할 생각입니다.

내 인생의 책

<가장 사랑하는 책>

아직도 가야할 길 :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때마다 다시 답을 찾기 위해 읽는다. 여유를 가지고 책을 읽다보면 삶을 바라보던 내 오해가 풀리고는 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동물로 남지 않고 인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읽는다. 그리고 매번 다시 새겨보는 체로키 인디언의 두 마리 늑대 이야기.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 실천적 방안을 연습하는 것에 주안. 첨언이 많아서 책의 내용을 계속 요약해서 정리.

<종종 다시 읽으면 감동과 경이를 주는 책 – 명상하듯 본다>

코스모스

윌든

어린왕자

탈무드

2018.03.20 수정

장보고전

컴퓨터로 장시간 할 일이 있을 때는 외출하기가 어려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럴 때는 부득이하게 게임이나 영화같은 수동적인 취미로 갈증을 해소하는데, 얼마전 스타크래프트2를 재미있게 즐기고 다른 RTS 게임이 있나 찾아보다가 어릴적 데모 버전을 수십번이나 플레이했던 장보고전이 생각났다.

찾아보니 제작사인 트리거 소프트는 그라비티에 합병되었는데 이전에 만든 게임에 관한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고전 게임이 스팀에 올라와 있을리도 만무하고 있다고 해도 윈도우10에서 이상없이 돌아갈 것 같지 않았다.
직접 구해서 플레이하는데 위에 적은 어려움도 있고, 몇 해전 삼국지7을 찾아서 플레이해 본 경험에 비춰보면,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줘서 좋았으나 게임을 오래 잡고 플레이할 재미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남이 플레이한 영상을 찾아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나중에 누군가 컨버팅해서 서비스해주면 구입해 즐겨볼 생각은 있으나 지금은 영상을 보면서 추억을 되살려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나는 이 게임을 게임잡지의 번들 시디에 데모버전으로 접했던 것 같다.
청해진, 사무라이, 당대도적 이렇게 각 국가마다 미션이 하나 혹은 두개씩 제공되었던 것 같은데, 이걸로 할 수 있는 플레이는 전부 다 해보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는 그저 자원이 올라가는 숫자를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영웅 유닛 하나만으로 조금씩 적을 제거하는가하면 일부러 유닛들이 죽게해 혼령을 모아 용 같은 괴물을 소환해 놀기도 했다.

이겨야 한다거나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는 놀이를 즐겼다고 보는 게 맞겠다.
유닛을 생산할 때 딸깍딸깍하는 소리, 이동 명령의 발자국. 그런 사소한 것들이 담겨진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스타크래프트

올 8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매일을 시점으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와 스타크래프트2의 캠페인을 재미있게 즐겼다.

예전에 클리어했던 ‘자유의 날개’는 기억을 되살려줄 정도의 캠페인만 선별적으로 골라 플레이했기에 정주행이라고 부르기에 조금 모자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나는 취미 생활을 흩뿌려놓았다고 말할정도로 여기저기 흥미가 많은지라 취미가 뭐냐고 물었을 때 오히려 대답하기 곤란한 편인데 스스로가 스타크래프트 덕후라는 점은 매우 힘주어 말할 수 있다.

어릴 적에 도깨비 시장에 가서 여러가지 게임들과 데모 버전이 뒤섞여 있는 CD만 구입하던 내가 난생 처음 구입한 정품 타이틀이 바로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날이었다. 조그마한 아이가 큰 타이틀을 끌어안고 엄마한테 앞으로 다른 어려운 부탁은 하지 않겠노라 다짐하던 풋내나는 기억이 막 떠오르는 참이다. 그러고보니 그 시절 기억 속에서는 엄마도 참 젊었다.
함께 동봉된 메뉴얼을 수차례 읽었기에 보통은 잘 모르는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도 유달리 관심이 많았다. 요즘에야 덕질하기에 좋은 콘텐츠가 여기저기에 넘치지만 그 때는 개인들이 나모웹에디터로 어설프게 만들어 여기저기 깨지기 일수인 홈페이지에 자료를 읽고 또 읽고 매일 매일 방문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되기만을 기대하던 시절이었다. 하루는 어느 책방에서 스타크래프트 관련 소설을 찾았다. 그 내용이 공식 설정과 많이 달라서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놓았는데 지금 보면 그게 일종의 동인지같은 것이었나보다.

시간이 흘러 스타크래프트2의 발매 소식을 들었다. 난 제4의 종족 젤나가가 나오기를 마음 깊이 기대했었다. 단지 친구들과 대전만 즐기는 수준을 넘은 진성 덕후였으므로 내가 알고 있는 세계관 속의 그들을 조작하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에 한스타를 통해 싱글 미션도 틈날 때마다 플레이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를 잘 못해서 그저 눈치로만 상황을 느끼며 해보기도 하고, 다시끔 한스타를 통해 플레이해고,중간 중간 추억을 되살려보기 위해 플레이도 해보고…
그리고 이번에 한국 성우들이 녹음한 리마스터 버전까지 싱글 미션을 꽤나 많이 플레이해봤다.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과 리그도 만들어서 방과후에 경기도 하고, 다른 반 친구들과 게임으로 교류도 많이 했다. 매번 방학 때면 브레인 서버에서 래더 아이디를 걸고 길드를 부수고 다니는게 취미이기도 했다. 정말이지 스타크래프트는 내게 정말 의미있는 게임이다. 유치하고 순수한 내 어린날에 이 녀석이 함께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세대에 나와 같은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피씨방을 주 무대로 스타크래프트 – 디아블로 – WOW순으로 옮겨나는 블리자드의 학업 망테크를 탄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야 디아블로를 한참 하다가 컴퓨터 사양에 부딫혀 스타를 계속 한 것이 중학교 교우관계까지 연결되어 스타크래프트의 고인물 한 층을 담당하게 됐다.

리마스터와 스타크래프트2 캠페인에 대한 감상은 다음에 이어 적도록 하겠다.

2017년 8월 16일

상을 치르고 왔다.

직계 가족의 상을 치른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성인이 된 뒤 상주의 격식을 차려 상을 지낸 것은 처음이었다.
많은 일들을 더 큰 어른들께서 진행하셨지만 이번 한 주일이 몇 년처럼 두꺼운 밀도로 내 삶을 채웠다.

상 중에 한 어르신께서 나지막이 호상이라는 말을 내게 해주셨다.
우리는 평소 할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연명 치료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산소 마스크조차 떼어내려 하시는 손길을 부여잡으며 그 얼마나 많이 울었던가.
때문에 그 단어에 깊은 이질감이 느꼈다. 하지만 따로 소리내어 고치지는 않았다.

꼬박 이틀동안 천 여명의 손님을 받았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식사값이 그에 준하였다.
지친 몸에 장례식은 산 사람을 위한 행사라는 뾰족한 마음이 들었으나, 절하고 또 절했다.
우리는 사람에, 술에. 그리고 이 일련의 장례 절차에 취한 것 같았다. 슬픔을 무언가로 태워 재로 화하여야만 했다. 끝없이 절하고 쪽잠을 자는 것이 조금이라도 우리의 슬픔을 승화시켜나갔을 것이다.

아직 학교도 가지 않은 조그마한 사촌 동생들은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갔다며 방방 뛰었다.
그러면서도 할머니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다혈질인 우리 가족답게 서로를 끌어안고 위로하는 와중에도 종종 싸웠다.
그러면서도 진심으로 의지했다.
그것을 보면서 삶의 모든 것이 미묘하고도 깊숙하게 엉켜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내가 삶의 다음 이면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정도의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로 몇 해가 지나자 꼭 갖고 싶은 것이 없게 되었다. 큰 부자는 아니나 욕심쟁이도 아닌 것 같다.
그 후 몇 년은 하고 싶은 것들을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이 역시 시간이 지나자 꼭 해야만 할 도전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걸 못해서 진정으로 후회할까? 라는 게 딱히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에 대한 애착같은 것이 생긴다.
물론 그와 동시에 타인에 대한 실망과 공포도 늘어간다.
그래서 나는 선량한 사람들을 그리도 찾아다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상을 치르며 내게는 가족과 사람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뿌리 깊게 인식하게 되었다.

장례식 중 단 한번 할아버지께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여 울음을 밖으로 꺼내셨다. 굳게 잠가놓은 단단한 마음조차도 입관 말미에는 슬픔이 부풀어 새어나오고야 만 것이다. 나는 아내를,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헤아릴 길이 없었으나 그 슬픔의 작은 단면에도 가슴이 시리었다.

발인을 하고 삼오제를 지냈다.
지금은 여느때와 다름 없이 내 방에 앉아있다.
변한 게 없는 것 같지만 마음이 헛헛하다. 그 자리에 있어줬으면 하는 마음을 하늘이 거두어 가버렸다.

아무것도 추억하지 않는데 눈물이 난다.
슬픔 또한 내 것이니 이제는 이것을 추억할 것이다.

독서 노트, 어플

다양한 독서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해봤다.
그 와중에도 잡식하듯 책을 읽었고, 막무가내로 정리했다.

독서 노트와 독서 개인화 서비스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자.

독서 노트는 적는 것이 좋다.
개인의 취향과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난 모든 일에 대해서 기록하고 피드백을 얻고 곱씹는 과정을 의식적으로 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독서 노트도 마찬가지다.
보았고, 읽었고, 느꼈다면 그건 내 삶의 일부분이다. 순간 순간이 유일한 삶의 부분들이 가볍게 휘발되길 원치 않는다.

독서 개인화 서비스(=애플리케이션)은 현시점에 매력적이지 않다.
독서 노트가 필요하다고 했으니 독서와 관련된 서비스들을 사용하던 하지 않던 그 기록의 원본은 클라우드 노트에 따로 기록될 것이다. (Keep을 독서노트로 사용하기 : 간단 리뷰 + 원노트:구체적 분석 리뷰)

그렇다면 독서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이용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1. 짜여진 로직에 위한 맞춤 도서 추천
    현재 서비스들의 도서 추천 기능이 조악하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각 주제에 관한 양서를 스스로 찾는 편이 낫다.
  2. 해당 도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SNS 기능), 사유의 교류
    충분한 볼륨을 가진 서비스를 찾지 못했다. 하루에 수십건의 기록이 대부분이라 작은 소모임 정도의 성격이 강하다. 그마저도 생각의 교류라기보다는 그저 단순한 인삿말 대잔치가 되어있는 것 같다.
    어떤 생각에 대한 교류를 위해서 독서 개인화 서비스는 매우 소극적, 블로그 포스팅 역시 소극적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많은 커뮤니티에 내 생각을 잘 정리해 화두를 던지거나 믿을만한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고 대화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또는 직접적으로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좋겠다.

포스팅 전에 거인의 서재, 브래드, Do북코스, 플라이북(Flybook), 북플(Bookple), 북맥, 독서다이어리, 북 매니저, 유저스토리북(PC), 왓챠를 테스트해보았다. 이 외에 제가 모르는 좋은 도서 공유 서비스가 있다면 추천 부탁 바람.
그나마 북맥이 책의 리뷰를 모아보기는 편했는데 이는 도서 판매 사이트 리뷰들도 동일하므로 굳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 영화나 연극, 뮤지컬, 공연등도 KEEP + 원노트로 일원화시켜서 관리해야겠다고 생각된다.

Lenovo E320

레노버 Lenovo E320

내 생애 두번째 노트북. Lenovo(레노버) E320

첫번째 노트북은 상품으로 받은 X-Note P210이었는데 분홍빛이 감도는 디자인이라 한동안 사용하다가 누나를 줘버렸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내가 선택하고 구입한 첫번째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다.
구입 당시 상당한 고사양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외장그래픽 카드도 달려있어서 축구 게임인 위닝을 티비에 연결해 플레이하겠다던 나의 숨은 니즈를 만족시켜줬다! 아쉽게도 티비에 연결하면 꽤나 버벅거렸기에 거의 플레이하지 못하고 그 쯤에 구입했던 엑스박스 패드를 중고로 판매하기도 했었다…

요즘에는 귀찮아서 그렇게까지는 안하는 편인데 당시에는 카드 할인이니 현금성 포인트니 뭐든 싹싹 긁어서 50만원 후반대에 구입했던 것 같다. 현금성 포인트나 청구할인등을 제외하면 70만원 좀 더 됐으려나?

아무튼 이 녀석으로 돈도 참 많이 벌었고, 많은 일을 함께 했다.
몇 년 전에 전자기기 덕후로 빙의했을 때 수 많은 태블릿을 구매 – 판매했음에도 지금까지 손에 쥐고 있던 녀석이다. 근 1년 넘게는 데스크탑을 사용하면서 전원조차 켜보지 않았지만 왠지 판매할 생각이 들지 않았던 녀석.

물론 이 녀석을 가지고 무언가를 했던 건 나 스스로지만 그 순간 순간 시간들 속에 함께 들어있기에 괜시리 애착이 가는 동지같은 녀석이다.
정말 고생했다고 나한테, 이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